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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IMM '수혈 효과' 언제까지 [Credit & Equity]새 주인 1289억 유상증자 '재무 개선'…여행 사업 '직격탄', 버퍼 소진 가속

양정우 기자공개 2020-03-16 13:40:4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3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투어가 새 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의 자금 수혈로 급한 불을 껐지만 아직 한숨을 돌리기엔 이르다. 주력 여행 사업이 수익성 둔화를 겪은 와중에 '일본 보이콧' 한파와 '코로나19' 쇼크를 맞이했다.

IMM PE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회복된 재무 구조가 재차 악화될 조짐이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지 않은 지난해 4분기 이미 적자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현금창출력의 후퇴가 두르러진 터라 자금수지의 미스매치가 우려된다. 올해 1분기도 저조한 실적이 예고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시 확대된 재무적 버퍼가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

◇IMM PE, 대규모 출자 '최대주주 등극'…재무건전성 보강, 부채비율 '뚝'

하나투어는 지난해 말 IMM PE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기로 결정했다. IMM PE(지분율 16.7%)를 상대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1289억원)를 단행하는 방식으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지난달 말 유증 대금의 납입이 이뤄졌다.

최대주주의 손바뀜이 아닌 유상증자 방식을 선택하면서 하나투어의 재무건전성은 한층 보강됐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62%(자본총계 2179억원, 부채총계 7897억원)로 집계됐다. 여기에 유증 대금을 단순 추가(자본잉여금)할 경우 부채비율이 228%까지 낮아진다. 과거 신용등급 기준(A0, 현재 취소)으로 등급 하락(하향 트리거 300% 초과)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호전됐다.

부채비율이 400%에 육박한 수준으로 치솟은 건 리스회계기준이 변경된 여파가 크다. 운용리스가 단번에 3000억원 이상의 리스부채로 반영되면서 벌어진 회계 이슈다. 하지만 이런 착시 효과까지 감안해도 총차입금 규모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리스부채를 제외한 총차입금도 2017년 말 255억원에서 지난해 말 184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여행 사업의 채산성 위축으로 사업 다각화(면세, 호텔 등)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빚 부담이 쌓여왔다.

*2019년부터 리스회계기준 변경(대규모 리스부채 반영)
*2020년 2월 말 1289억원 유입(단순 계산시 부채비율 228%).

IMM PE의 자금 투입은 레버리지지표의 안정감뿐 아니라 유동성 측면에서 실익을 거뒀다. 지난해 말 기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은 1400억원 안팎이다. 차입 상환뿐 아니라 투자와 배당, 금융비용 등 경영상 지출이 매년 예정돼 있다.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으로 약 2160억원을 쥐고 있지만 위축된 현금창출력으로 감당하기에 빡빡한 수준이었다. 지난달 대규모 자금이 새롭게 유입된 만큼 가용 재원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일본 보이콧에 코로나19까지…재무적 버퍼, 다시 소진 가능성

문제는 IMM PE의 유상증자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지느냐다.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재무적 버퍼가 확대됐지만 재무 구조가 재차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본업인 여행 사업에서 수익성 둔화 기조가 뚜렷하다. 하나투어는 여전히 국내 1위의 여행 업체이지만 외형 성장세가 꺾였고 채산성이 높은 패키지 판매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대외 이슈도 잇따라 불거졌다. 2018년 일본 지진과 자연재해가 발생했고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직격탄을 맞았다.

여행 사업을 뒷받침하고자 면세와 호텔 등으로 사업 외연을 넓혀왔다. 서서히 투자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여행 사업의 부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다. 지난해 4분기 결국 영업적자(81억원)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매출액(7631억원)과 영업이익(59억원)은 전년보다 각각 7.8%, 76.3% 급감했다. 과거 1위 사업자의 지위에서 누렸던 10% 안팎의 영업이익률은 이제 1%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도 흑자 실적을 이룰지 장담하기 어렵다. 세계 곳곳이 시름하는 코로나19는 여행 산업에 치명적 타격을 주고 있다. 해외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 업황 회복이 요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는 이미 여행업계의 적자 실적이 불가피한 것으로 진단한다.

수익성 저하는 결국 현금창출력(EBITDA)의 후퇴로 연결된다. 하나투어는 근래 들어 잉여현금흐름(FCF)의 적자 기조가 이어져 왔다. 무엇보다 주축인 여행 사업의 수익성 하락에 발목을 잡혔다. 코로나19의 여진이 지속되면 재무적 버퍼가 다시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

◇꾸준한 FCF 흑자, 적자 기조 탈바꿈…ICR 등급 자진 취소 '눈길'

여행업체의 회계 방식은 독특하다. 먼저 고객에게 미리 거둔 여행경비를 관광수탁금으로 회계 처리한다. 그 뒤 각종 비용을 모두 쓴 후 남은 알선 수입을 매출로 인식한다. 이런 사업 특성상 다른 산업보다 운전자본 부담이 낮다.

과거 하나투어도 견고한 현금창출력과 낮은 운전자본 부담을 토대로 꾸준히 FCF 흑자를 누적해 왔다. 하지만 2015년 면세 사업을 확대하면서 자금 투입을 늘렸고 이후 신규 면세점과 호텔 개관에도 자본적지출이 단행됐다. 이 와중에 여행 사업의 채산성이 떨어지자 FCF는 적자 흐름으로 전환됐다.

하나투어는 최근 한국기업평가의 기업신용등급(ICR)을 자진 취소했다. 크레딧업계에선 신용등급 적신호라는 평판 훼손 전에 자진 말소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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