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리포트]쌍용차 발 빼는 마힌드라, 위기 버틸 여력 진짜 없을까수익성·현금창출력 개선…자금지원 철회, 코로나19 악영향·전략적 판단 복합 작용
김경태 기자공개 2020-04-09 10:07:56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8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에 대한 23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인도 마힌드라(Mahindra)의 상황은 어떨까. 마힌드라는 쌍용차가 적자를 기록하는 중에도 꾸준히 이익을 남기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했다. 가장 최근인 올해 2월에 발표한 실적을 보면 매출로 볼 수 있는 금액은 줄었지만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개선됐다.우수한 실적·재무를 유지했고 신용등급이 높다는 점, 인도 금융사와 정부의 지원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위기에 버틸 여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달부터 인도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어 악영향의 사정권에 들어가는 점이 있다. 여기에 전략적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쌍용차에 대한 자금 지원 철회를 결정했고,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은행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12월까지 실적, 수익성 개선·현금창출력 우수
마힌드라는 자동차와 농기계, 관광, 금융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인도 상위권 재벌이다. 매년 꾸준한 실적을 거두고 재무구조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는 쌍용차가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하는 최대주주인 법인 M&M(Mahindra & Mahindra Ltd)의 요약 재무와 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쌍용차가 지난달 30일 공시한 2019년도 사업보고서에는 M&M의 작년 반기(2019년4월1일부터 2019년9월 30일까지)이 나와 있다. 매출은 4조2571억원, 영업이익은 5109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2%다. 자산총계는 8조9959억원이며 자본총계는 6조1965억원이다. 부채비율은 45%에 불과하다.
마힌드라는 올해 2월 최신 실적을 밝힌 바 있다. 3분기에 해당하는 2019년10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의 성과다. 주주와 투자자 등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경제 성장 둔화 등에 영향을 받아 국내와 해외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했다. 내수는 7.6%, 수출은 23% 줄었다. 트랙터 수출 역시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판매량 축소 등에 영향을 받아 국내 회계상 매출로 볼 수 있는 금액 규모는 줄었다. 마힌드라가 밝힌 M&M과 MVML(Mahindra Vehicle Manufacturers Limited)의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의 순매출·영업이익(Net Sales & Operating Income)은 1212억 루피(한화 약 1조9560억)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8.0% 감소했다.
하지만 외형 축소만으로 마힌드라가 경영 위기를 겪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수익성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M&M과 MVML의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의 영업이익률(OPM)은 14.8%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세전이익(PBT)은 1.7%, 세후이익(PAT)은 6.5% 늘었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에비타(EBITDA)는 179억3000만 루피(한화 약 29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생존 본능·전략적 판단 어우러져…완전히 손 놓을 수 있다는 '배수의 진'
코로나19가 전세계에 급속도로 확산된 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산업 중 하나가 자동차산업이다. 국내만 보더라도 중국에서의 부품 수급이 이뤄지지 않아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마힌드라 역시 자동차 사업이 주력으로 악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마힌드라가 작년말까지 견조한 실적과 현금창출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 버틸 여력이 아예 없다고 보기 힘들다. 또 마힌드라의 홈페이지에 나온 신용등급은 A1+ 또는 AAA로 높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마힌드라가 최악의 위기에 봉착하더라도 인도의 금융사나 현지 정부가 굴지의 재벌을 망하도록 방관할 가능성도 작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인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데 마힌드라가 몰락한다면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힌드라의 쌍용차 투자 철회는 실제로 사업에 어려움이 있기도 하지만 전략적 판단도 녹아 있다고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인한 혼돈 속에서 '밑빠진 독'인 쌍용차에 지원 규모를 축소해 자금 소요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풀이된다. 자금 부담은 최대한 국내 채권은행과 금융당국의 지원에 의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완전히 떠나 버릴 수도 있는 것처럼 보여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은행과 금융당국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는 언급도 했다. M&M은 이사회 논의 내용을 발표하면서 23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철회하고 400억원의 특별 일회성 자금 지원을 언급했다. 정확한 표현은 400억원을 지원을 '결정했다'는 것이 아닌 '고려하겠다'이다.
또 쌍용차에 다른 자금 지원처를 발굴하라고 촉구했다는 내용도 있다. 특히 쌍용차에 앞으로도 네 가지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중 마지막이 쌍용차가 다른 새로운 투자자들을 찾는 것을 지원(Support SYMC management to find new investors)하겠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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