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차이나쇼크' 지속 [Company Watch]현지 판매량 급감, 지분법손익 축소 악영향…인도시장 '효자' 등극
김경태 기자공개 2020-04-27 13:56:3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자동차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에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국내와 미국에서 선전하고 지난해 본격적으로 진입한 인도시장에서의 성과가 본격화했기 때문이다.다만 외형 증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부진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중국에 소재한 합작법인 때문에 지분법이익이 크게 줄었다. 또 환율과 통상임금 관련 이슈도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기아차는 비용절감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도 '수익성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당기순이익, 작년 1분기의 3분의 1 수준 '급감'
기아차는 이날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에 연결 매출 14조56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17.1% 증가했다. 이는 1분기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 수준에 해당한다. 외형 증가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판매량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선전했다. 내수 수요 감소, 2월의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와 셀토스, K5, K7, 모하비 등 신차 위주의 수요가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전체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판매량 증가가 있었다. 텔루라이드 등 주력 차종의 인기 덕분이다. 이 외 유럽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부진했다.
하지만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나빠졌다. 영업이익은 4444억원, 당기순이익은 26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5.2%, 59.0%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3.1%, 순이익률은 1.8%로 각각 17%포인트, 3.4%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작년 1분기에 있었던 일회성 이슈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당시 통상임금 환입으로 2820억원이 잡혔고 영업이익이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없었다. 다만 통상임금 환입을 제외한다면 지난해 1분기의 영업이익은 3120억원이다. 이 금액과 비교하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4450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영업이익보다 주목되는 점은 당기순이익의 급격한 감소다. 이는 공동기업과 관계기업의 성과가 반영되는 지분법이익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지분법이익은 170억원이다. 작년 1분기 1600억원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분법이익에서 중국법인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기아차는 중국에 종속사가 아닌 공동기업 '동풍열달기아기차유한공사(DYK)'를 두고 있다. DYK의 성과가 지분법손익으로 잡히는데, 실적이 악화한 탓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발생하면서 현대차처럼 기아차 역시 판매부진을 겪었고 DYK의 실적이 악화했다. 작년에는 영업손실 3119억원, 당기순손실 304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로 더 큰 타격을 받았다. 1분기 중국 판매량은 3만7000대로 작년 1분기의 2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기아차는 이날 IR자료와 컨퍼런스콜에서 DYK의 매출과 이익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년 동기보다 손실 규모가 더 확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기순이익 감소에 악영향을 끼친 또다른 요인은 환율과 통상임금이다. 이해인 기아차 IR팀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원·달러 기말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이 증가했다"며 "전년 1분기 통상임금 이자분 반영으로 인한 높은 기저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인도시장 중요성 재확인
기아차는 올해 1월 사상 처음으로 ‘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개최하고 중장기 전략 등을 공개했다. 당시 경영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는 여러 가지를 제시했는데, 지역적으로는 친디아(ChIndia: China+India)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시장에서는 체질 개선을 이루고, 새롭게 진입한 인도에서 성과를 거두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인도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인도 시장에서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인도에 늦게 진출했다. 2017년 4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주 정부와 인도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5월 인도 현지에 KMI(Kia Motors India Private Limited)를 설립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공장 착공에 나섰다. 그리고 작년 7월부터 셀토스를 생산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인도 시장에 발을 내딛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다. 셀토스 판매량이 급증했고, 애초 계획했던 사업계획을 초과 달성했다. 셀토스는 동일 차급 내에서 현대차 크레타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작년 1분기에는 없었던 인도에서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올해 매출과 수익성에 보탬이 됐다.
컨퍼런스콜에서도 인도시장은 관심을 받았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인도의 영업 환경과 생산 현황 등을 질의했다.
정성국 IR담당 상무는 "인도는 3월23일 셧다운을 시작해 5월3일으로 기간이 연장됐는데 수요 회복, 로지스틱스(Logistics), 주(州)마다의 환경을 봐야 한다"며 "1분기 상황을 보면 셀토스 판매 호조로 마진이 미드싱글(mid-single)까지 올라왔고 작년에 로스(Loss)가 올해 1분기에 거의 만회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시장에서 잘 포지셔닝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락다운(Lockdown)이 해소되면 생산 등을 차질없게 해서 올해 1분기의 모멘텀(Momentum)을 하반기에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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