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영업통' 정태식 대표, 사조오양 구원투수 등판⑥7년전 식품 영업 강화 '외부 영입', "관계사 유통망 접목, 시너지 효과"
김선호 기자공개 2020-05-06 07:56:22
[편집자주]
수산기업으로 시작해 국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 사조그룹은 현재 오너3세 경영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워온 가운데 경영효율화를 위한 수직계열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그룹의 성장과 변화 그 중심에는 주요 임원을 맡은 조력자들의 공로가 녹아 있다. 더벨은 사조그룹의 핵심 조직과 함께 주요 경영진 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7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A로 덩치를 키워온 사조그룹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2013년 정태식 사조오양 대표(사진)를 영입했다. 외부 영입을 꺼리는 사조그룹이지만 식품 사업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영업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정 대표가 지난해 사조오양 수장까지 오른 이유다.1957년 12월생인 정 대표는 금오공업고등학교를 거쳐 동아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에 대상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상 식품사업총괄 호남영업본부장, 마케팅 실장, 식품사업본부 캐터링사업본부장, 식품총괄 상무를 지냈다. 2013년에 사조그룹과 인연을 맺으며 사조해표 영업본부장 부사장 직에 올랐다.
정 대표의 영업력을 바탕으로 사조해표의 매출은 2012년 5979억원에서 2018년 6283억원으로 증가했다. 2017년부터 매출이 감소했으나 2012년에 비하면 6년 새 5% 증가한 수치다. 정 대표는 사조해표가 사조대림에 흡수합병된 지난해 사조오양 수장에 올랐다.
◇발로 뛰어 일군 ‘순창고추장’ 성공신화
대상은 식품 브랜드인 ‘청정원’에 1989년 ‘순창 고추장’을 합류시켰다. 경쟁업체 해찬들의 ‘태양초고추장’보다 15년이나 늦은 시작이었다. 이후 15년 만인 2004년 순창고추장은 국내 대표적인 고추장 브랜드로 떠올랐다.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던 배경은 ‘영업’이라고 대상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2004년 대상의 식품(장류, 조미료 등) 매출은 781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8% 증가했다. 특히 순창고추장의 판매가 식품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장류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2%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성장세다.
당시 대상의 마케팅 실장을 맡고 있던 정 대표는 발로 뛰는 영업으로 유명했다. 장 맛을 보기 위해 직접 사찰을 돌아다녔으며 요리 학원을 수강해 배울 정도였다. 정 대표는 “최고 맛집은 다 돌아다닐 정도로 소비자의 입맛 파악을 위해 노력했다”며 “자기가 맡고 있는 제품을 이용해 요리하는 것이 제품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조그룹 오너3세 주진홍 사조대림 총괄본부장 상무와도 닮아 있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주 상무는 맛있는 음식점을 찾으면 임원들에게 추천할 정도로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며 “그룹이 식품 사업을 키우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사조대림과 자회사 사조오양이 그 중심에 있다”고 전했다.
◇사조대림과 시너지 효과…“영업력 강화”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2017년까지 사조오양의 매출은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15년 흑자전환한 이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영업이익도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2018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전년동기대비 4.5%, 48.3% 감소한 2961억원, 125억원을 기록해 실적이 악화됐다.
이에 사조그룹은 지난해 사조오양 구원투수로 정 대표를 내세웠다. 식품 사업의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해 실적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지난해 성적표는 정 대표에 대한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8% 증가한 3135억원, 영업이익은 81.1% 증가한 22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사조오양의 주력 제품 맛살류 시장점유율이 2016년 12%, 2017년 11%, 2018년 10.5%, 지난해 8.5%로 하락하고 있다. 이와 달리 사조대림의 맛살류 시장점유율은 2016년 31.4%, 2017년 34%, 2018년 37%, 지난해 38.8%로 높아졌다.
이는 사조오양이 자체 사업 역량 강화보다는 사조대림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조오양 측은 생산 제품을 자체 영업본부와 함께 사조대림에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영업력이 사조오양을 비롯해 모기업 사조대림까지 뻗어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조대림과 사조오양은 동일하게 식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그룹 내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있는 구조”라며 “양사의 사무실이 같은 곳(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조오양 관계자는 “영업본부의 다양한 영업전략과 관계사의 전국적인 유통망이 접목돼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와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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