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앤엘, 상처치료재 경쟁력 인정받나 20년 R&D 수익성 결실 맺고 일반상장…높아지는 해외사업 기대감
최은수 기자공개 2020-05-06 13:00:35
[편집자주]
제2의 바이오 투자 붐이 일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끌 마지막 성장 동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수의 바이오 업체들은 국내 IPO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해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더벨이 '옥석'을 가려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6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라스틱, 스펀지, 섬유 등 고분자 화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치료재 전문기업 티앤엘이 기업공개(IPO)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여타 바이오벤처와 달리 일반상장을 도전한다. 그간 꾸준한 연구 개발(R&D)의 성과가 나오면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습윤성 상처치료재를 비롯한 주력 제품은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해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다.6일 업계에 따르면 티앤엘은 최근 코스닥 상장을 위한 IPO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일반 상장을 통해 총 406만4000주를 상장할 예정이며 이 중 8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티앤엘이 관심을 받는 것은 바이오벤처 중에선 드물게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업체인 까닭이다. 티앤엘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해체된 동성화학 연구소 연구 인력이 주축이 돼 설립했다. 당시 연구소의 R&D 기술을 되살리고 상업화를 추진한 결실을 보았다. 티앤엘은 2019년 78억원, 2018년엔 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 가운데 상처를 치료해 주는 창상치료재(사진)가 주목을 받는다. 일반 약국 등에서 볼 수 있는 여드름 패치, 화상 치료 등을 목적으로 피부 위에 덮어 붙이는 습윤 밴드들이 창상치료재로 구분된다. 의료기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치료재'로 불린다. 티앤엘은 4년여 간 연구개발(R&D)을 거쳐 고가의 수입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티앤엘의 창상치료재 라인업은 앞서 의약외품과 함께 하이드로젤을 중심으로 한 의료기기에도 포진돼 있다.
티앤엘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 창상치료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2019년 매출은 227억원으로 전년(197억원) 대비 15% 증가했다. 2019년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2018년(53억원) 대비 25억원 늘었다.
티앤엘은 해외 사업 또한 성장 중이다. 최근 들어 해외사업 매출이 증가하며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티앤엘은 미국을 중심으로 총 33개국에 제품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전체 매출액 대비 해외사업 비중은 2018년 33.5%에서 2019년 43.7%로 늘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바이오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좋아졌는데 수출 사업을 벌이는 업체들은 이같은 인식 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티앤엘은 의료부문 외 화학 사업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는다. 대표 상품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폴리우레탄 폼 담체다. 담체는 하·폐수 처리장에서 쓰이는데 미생물 번식을 유도한다. 기존 생물학적 폐수 처리 제품보다 친수성이 우월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티앤엘 폴리우레탄 폼 담체의 셀 오픈 지수는 99%다. 셀 오픈 지수는 미생물 생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지수화한 것이다. 기존 시판 제품의 셀 오픈 지수는 95% 가량인 점을 고려했을 때 티앤엘의 제품이 미생물 생장에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티앤엘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마련한 상태다. 2018년 60억원에 달하던 장·단기차입금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019년 말 기준 장·단기차입금 총액은 33억원이다.
티앤엘은 2018년 우리은행으로부터 차입한 1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작년 초 상환했다. 이 덕에 순차입금 비율은 10.1%를 기록했다. 통상 자기자본대비 차입금비율이 50% 미만이면 재무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티앤엘의 최대주주는 당시 동성화학 연구소 연구팀장이던 최윤소 티앤엘 대표다. 최 대표와 당시 연구소 핵심 인사들이 약 62%(199만주)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최 대표의 지분율이 43%에 달하고 이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가 안정적인 덕에 상장 이후 경영권 분쟁 등의 우려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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