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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 '핌코' 손잡았다…'고위험·고수익' 펀드 출시 '인기몰이' 핌코 재간접펀드, 유럽금융사 하이브리드채권 투자

허인혜 기자공개 2020-06-01 07:52:5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글로벌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PIMCO)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상품을 출시한다. '공룡펀드'를 배출해온 핌코 재간접 펀드가 이번에도 인기몰이에 성공할 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한국투자 PIMCO자본증권 증권 자투자신탁' 출시를 준비 중이다. 세계 최대 채권 전문운용사 핌코의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헤지(H)형과 언헤지(UH)형 2종을 각각 내놓는다.

핌코 재간접 펀드는 국내 공모펀드 시장의 '흥행 보증수표'로 통한다. 핌코 재간접 펀드는 하나UBS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 운용 중이다.

지난해 공모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하나UBS PIMCO 글로벌 인컴펀드'가 대표적인 핌코 재간접 펀드다. 이 펀드는 한때 설정액 1조원을 넘기며 공룡펀드 대열에 합류했다. 2019년 1월 설정액이 200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당해 7월 설정액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5월 현재는 설정액이 다소 축소됐지만 여전히 약63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우리자산운용의 '우리GPIMCO글로벌투자등급자투자신탁' 수탁고도 5400억원을 상회한다. ABL글로벌자산운용 시절 간판펀드로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에도 우리자산운용의 전체 수탁고를 이끌고 있다. 우리자산운용의 또 다른 핌코 재간접 펀드 '우리GPIMCO분산투자' 펀드와 '우리GPIMCO토탈리턴'의 운용펀드 규모도 각각 1000억원, 900억원이다.

KB자산운용의 'KB PIMCO 글로벌 인컴 셀렉션 펀드'는 운용펀드 기준 약 270억원을 운용 중이다. 대형펀드들의 설정액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17년 설정 후 자금이탈 없이 300억원대 안팎의 설정액을 유지하고 있다.

'메가히트' PIMCO 재간접 상품들은 인컴형 펀드에 집중투자해 안정성을 추구했다. 하나UBS PIMCO 글로벌 인컴펀드의 피투자펀드는 핌코GIS인컴펀드(Global Investors Series plc - Income Fund)다. 이머징 채권 등 변동성이 높은 자산도 담지만 선진국 채권, 투자등급 채권 등을 포함해 5300개 대상에 분산투자해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우리G PIMCO 글로벌 투자등급 펀드의 피투자펀드는 PIMCO 글로벌 투자등급 채권 펀드(PIMCO Funds GIS Global Investment Grade Credit Fund)다. PIMCO 글로벌 투자등급 채권 펀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기준 BBB등급 이상의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한다.

KB PIMCO 글로벌 인컴 셀렉션 펀드도 투자 대상이 타 핌코 재간접 펀드와 유사하다. KB PIMCO 글로벌 인컴 셀렉션은 PIMCO 인컴 펀드(Income Fund), PIMCO 분산투자 채권 펀드(Diversified Income Fund) 등 4종의 인컴형 펀드에 분산투자하도록 설계됐다.

한국투자운용은 선례와 달리 고위험·고수익에 베팅했다. 한국투자 PIMCO자본증권 펀드의 투자등급은 2등급으로 고위험군에 속한다. 앞서 출시된 핌코 재간접 펀드들의 투자등급은 4~5등급으로 비교적 위험성이 낮았다.



한국투자 PIMCO자본증권은 핌코 자본증권 펀드(PIMCO Capital Securities Fund)에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한다. 핌코 자본증권 펀드는 핌코가 2013년 7월 설정한 펀드로 3월말을 기준으로 60억달러(약7조4000억원)을 운용 중이다.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 금융기관의 신종자본증권이나 우발전환사채, 고정수익증권, 주식 등을 담는다. 보텀업(bottom-up)과 탑다운(top-down)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 점검, 회사 이익창출능력, 대차대조표 등을 평가한다.

주로 유럽소재의 글로벌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하이브리드 채권을 편입한다. 세부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네덜란드 라보(RABO)은행과 스페인의 산탄데르(Santander)은행, 스페인의 다국적 금융 그룹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 은행(Banco Bilbao Vizcaya Argentaria), 벨기에의 KBC은행 등에 각각 투자하고 있다.

한국투자운용은 상품의 위험 가능성을 꼼꼼하게 강조했다. 적합한 투자자 유형으로 '투자원본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을 잘 아는 장기 투자자'를 꼽았다. 투자설명서에 특수위험 항목을 추가해 자체적으로 판단한 리스크 요소를 상세하게 밝혔다.

먼저 핌코 자본증권 펀드의 포트폴리오가 주로 유럽·영국 금융기관에 몰려 투자집중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핌코 자본증권 펀드가 지역이나 국가별 투자한도는 없지만 주요 투자전략이 유럽 소재 금융기관 하이브리드채권인 만큼 시장상황이 악화하면 분산투자 펀드 대비 여파가 더 크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유럽 각국의 유로화 포기나 유로화 폐지 가능성, 브렉시트(Brexit) 여파 등 유럽 자체의 불확실성도 고려 대상이다.

하이브리드채권 자체에 대한 위험성도 덧붙였다. 한국투자운용은 신종자본증권이 금융기관의 손실을 흡수할 위험이 있고 신종자본증권이 전환에 앞서 청산될 경우 청구권이 후순위로 밀린다는 점, 신종자본증권의 가치 평가가 매우 유동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일부 채권에 조기상환권리가 포함돼 투자금액 전액 회수가 불가능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또 글로벌 투기등급의 채권도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BB+ 등급 이하의 투자부적격 채권이나 무등급 채권에도 투자 가능성을 열어뒀다. 언헤지형의 환손실 위험도 언급했다. 한국투자운용은 언헤지형 투자설명서에서 "투자전략에 따라 미달러(USD)이외에도 매우 다양한 글로벌 통화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특정 통화에서 예상하지 못한 환손실이 매우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김진영 글로벌운용부문 차장이 책임운용역을 맡았다. 김 차장은 미래에셋증권, 맥쿼리투자신탁운용을 거친 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해외증권실과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퍼블릭마켓팀에서 해외투자 경력을 쌓았다. 한국투자운용 관계자는 "이 펀드는 유럽 우량은행이 발행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의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한다"며 "비슷한 수익률을 나타내는 하이일드 채권보다 평균 신용등급이 높아 채권형 상품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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