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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리포트]'미래차' 결집하는 4대그룹, 합작사 설립 이어질까'정몽구·고 구본무 회장' 의기투합 레거시, 'HL그린파워' 모범 사례…대규모 투자 기대

김경태 기자공개 2020-06-22 15:54:06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9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4대그룹이 미래차 시대에 협력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조만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남을 가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점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사업에서 LG그룹, SK그룹과 손잡았는데 향후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달 정 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도 단독 회동한 상황이라 4대그룹이 힘을 합치게 된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합작사 설립 등 공동 투자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정의선·구광모 회동 전망…전기차 협력 심화·수조원대 공동투자 주목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과 구 회장은 오는 22일 LG화학의 생산기지인 충북 청부 오창공장에서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LG그룹과 전기차 사업에서 협력해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007년 북한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하면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시대에 관해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 그 후 의기투합해 합작사를 설립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모비스가, LG그룹에서는 LG화학이 주주로 참여했다. 사명은 현대와 LG의 영문 이니셜 알파벳을 합친 '에이치엘(HL)그린파워'로 정했다. HL그린파워 사업은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셀을 공급받으면, 배터리팩을 생산해 현대모비스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과거부터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있을 회동에서는 보다 심도 있는 얘기가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초 현대차그룹과 LG화학이 배터리셀 합작법인을 충남 당진에 설립하는 방안을 골자로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투자 규모는 수조원대로 전망됐다. 당시 양사는 최종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정몽구·구본무' 의기투합 유산 HL그린파워, 성공사례 자리매김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이 새로운 합작사와 공동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 중 하나는 과거 함께 만든 법인이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정 회장과 고 구 회장 시기에 탄생한 HL그린파워는 2010년 1월에 설립된 후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외형 증대를 지속했다. 2015년에 잠시 주춤했지만, 2016년에 매출 2000억원을 웃돌았다. 2017년에는 4000억원, 2018년에는 7000억원을 넘었다. 작년에는 1조2164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다.

이익 규모가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작년 영업이익은 84억원, 당기순이익은 5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5.9%, 27.0%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설립 후 최대다.

정 회장과 고 구 회장이 미래를 내다보고 협력한 결과 두 그룹이 '윈윈'했고 후대에 꽃을 피우고 있다. 정 부회장과 구 회장이 선대의 유산을 본보기 삼아 과감한 대규모 공동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출처: 공시, 단위: 백만원, %

◇현대차그룹, 삼성·SK 등 합작사 설립 여부 주목

정 부회장은 지난달에는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이 부회장과 회동했다.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과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 경영진도 참석했다. 국내 재계 1·2위 수장의 만남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조만간 정 부회장이 구 회장을 만난 뒤 최 회장과도 회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를 대표하는 4대그룹의 수장이 전기차 시대를 위해 결집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키우고 있다. 4대그룹의 현금 보유량, 투자 여력,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협력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합작사 설립이 잇달아 성사될지도 주목된다. HL그린파워의 사례처럼 합작사를 설립한다면 보다 긴밀하게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하다. 각 그룹의 임원들이 경영진으로 참여해 수시로 소통할 수 있다. HL그린파워에는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의 경영진이 발을 담그고 있다.

4대그룹 외에 현대차그룹과 함께하기로 한 다른 재벌의 행보도 관심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2월 현대건설기계를 내세워 현대차, 현대모비스와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굴착기, 지게차 등 중대형 건설기계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김동관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큐셀을 내세워 현대차그룹과 '태양광 연계 ESS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전기차 재사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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