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파이브 IPO, '전대차 한계' 발목 잡히나 위워크 상장 실패, 오너 리스크 탓 '글쎄'… 단순 임대업서 비즈니스 진화 필요
양정우 기자공개 2020-09-18 13:37:07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스트파이브가 상장 예비심사를 밟으면서 '공유 오피스' 기업공개(IPO)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토종 경쟁사인 스파크플러스도 상장주관사 선정 작업의 스타트를 끊었다.공유 오피스 기업의 IPO는 결국 임대 비즈니스(전대차 사업)에 불과하다는 이미지 한계를 넘어서는 게 관건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공유 오피스 기업인 미국 위워크는 결과적으로 단순 임대업에서 사업 모델이 진화하지 못해 IPO에 실패했다. 글로벌 선두가 봉착한 비즈니스 한계에 해법을 내놓는 게 토종 업체의 IPO 돌파구로 관측된다.
◇패스트파이브,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밑천 드러낸 위워크, 단순 임대업 굴레
패스트파이브는 지난 7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후 한국거래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스파크플러스도 최근 국내 증권업계를 상대로 주관사 선정에 착수한 뒤 최종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공유 오피스 시장에 자리를 잡은 대표적 국내 업체다.
토종 공유 오피스 기업이 잇따라 코스닥에 도전하고 있지만 IPO 흥행까지 넘어서야 할 장벽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글로벌 1위 기업이 드러낸 공유 오피스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는 게 최대 관건이다.
미국 위워크는 2019년 8월 IPO 서류를 공개한 후 사업 모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한때 470억달러로 평가를 받던 기업가치는 2억~3억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위워크가 2018년 조 단위 영업적자(16억9100만달러)에도 55조원에 달하는 밸류를 인정받은 건 공유 오피스가 폭발적 성장 여력을 갖춘 신사업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IPO 시도를 전후해 사업 모델의 본질이 임대 공간을 다시 전대하는 단순 임대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테크(기술) 기업을 표방하며 사세를 확장했으나 기존 임대 사업 이상의 혁신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자 부실한 재무건전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무리한 외형 확장으로 조 단위 적자가 누적된 데다 부동산 장기임차에 따른 부채가 천정부지로 확대돼 있었다.
성공적으로 상장한 바이오 기업과 테크 스타트업도 실적과 재무구조가 부실한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각각 대규모 라이선스 아웃과 초대형 기술 개발이라는 잭팟을 터뜨릴 가능성이 있다. 초기 부진이 오히려 당연한 수순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이유다. 반면 공유 오피스 사업은 위워크 IPO 사태로 단순 전대차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패스트파이브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425억원)이 전년(21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은 각각 49억원, 59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적자가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건 위워크과 차별된 행보다. 하지만 부동산 장기임차로 거액의 리스부채(2769억원, 자본총계 204억원)가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건 위워크와 마찬가지다.
IB업계 관계자는 "위워크의 창업자인 아담 뉴먼의 '모럴해저드' 이슈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것에 불과하다"며 "상장 서류를 공개한 후 기업가치를 뒷받침할 히든 카드가 보이지 않은 게 IPO 실패의 최대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스트파이브의 IPO가 성공하려면 공유 오피스 사업의 새로운 잠재력을 다시 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종 업체, 위워크와 선긋기 한창…IPO 성공, 전대차 이상 어필 '필요'
연내 상장을 예고한 패스트파이브와 내년 IPO를 노리는 스파크플러스는 위워크와 선긋기에 매달리고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오히려 위워크의 기세가 꺾인 틈에 국내 1위로 올라설 방침이다. 스파크플러스도 '커스텀 오피스(Custom office·맞춤형 사무공간)'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토종업체는 낮은 공실률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 기업 모두 5%를 밑도는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위워크의 임대율은 IPO를 추진할 당시 80% 안팎이었다가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아 70%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공실률이 낮다는 건 전대차 비즈니스로서 임대 자산의 역량을 최대치로 가동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수익 창출이 본격화되지 않은 대목을 오히려 리스크로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도 본질인 임대업에서 벗어나 부가 수익을 거둘 저력을 제대로 어필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공유 오피스 업체도 사무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전대차 기업이 아니라 부동산 종합 운영사 등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며 "이런 청사진을 향후 IPO 공모시장에 설득력있게 전달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1위 자리를 노리는 패스트파이브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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