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점유율 ‘다윗’ 현대건설기계의 생존 전략 25년간 신흥국 공략해 올 상반기 매출비중 40% 차지
김서영 기자공개 2020-10-07 13:19:05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5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 건설기계 시장점유율 1%대에 불과한 ‘다윗’ 현대건설기계가 신흥국 시장을 선점해 양호한 사업기반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란 누가 봐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은 둘이 맞설 때 하는 말이다.현대건설기계의 건설기계 부문 세계 시장 점유율은 1.5%로, 점유율 25%를 차지하는 1·2위사(캐터필러, 고마쓰)에 크게 뒤쳐진다. 산업차량 부문도 마찬가지다. 현대건설기계 점유율이 1.1%인 것에 비해 상위 3개사 토요타(Toyata), 키온(KION), 융하인리히(JUNGHEINRICH) 점유율 합은 58%에 달한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은 ‘다윗’ 현대건설기계는 ‘골리앗’에 맞서기 위해 나름의 전략을 세웠다. 현대건설기계는 신흥국을 공략해 선점하는 방법을 택했다. 아시아, 중동 등 신흥국은 인프라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져 성장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공기업이 주도해 개발 규모도 비교적 크다.
최근 현대건설기계가 아프리카 북서부 지역 국가인 알제리에서 10년간 굴착기 판매량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전략 덕분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최근 대규모 산업차량 수주 성공 소식을 알려왔다. 현대건설기계는 알제리에 3.3톤급 중소형 디젤엔진 지게차 등 산업차량 100여대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2005년 알제리 건설장비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건설기계의 신흥국 공략은 1995년부터 시작됐다. 현대건설기계(전신 현대중장비산업㈜)는 중국 시장부터 뛰어들었다. 현대건설기계는 1995~2004년까지 10년 동안 중국 상주, 베이징, 강소 등지에 합자사와 공장을 설립했다.
2006년부터는 중국 이외의 신흥국에 진출해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현대건설기계는 2006년 인도법인 설립, 2008년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중남미 파나마·러시아 모스크바 지사를 설립했다. 2013년에는 브라질 건설장비 공장을 준공했다. 2018년 베트남 지사를 설립했고, 지난해 네팔과 부탄 등지에 판매를 시작했다.
신흥국 전략은 매출 비중에 그대로 반영됐다. 현대건설기계 매출 및 영업이익 비중은 아시아 및 중동 지역(이하 신흥국)이 가장 높았다. 현대건설기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액은 7515억7400만원으로 전체 매출(1조8607억원)의 40.39%를 차지했다. 국내 매출을 제외한 해외 매출 비중은 48.02%다. 영업이익 비중도 신흥국이 가장 높았다. 올 상반기 신흥국 영업이익은 5839억원3100만원으로 전제 매출(1조3091억원)의 44.60%였으며 국내 영업이익을 제외하면 52.49%로 올라간다.
현대건설기계 신흥국 실적은 다른 지역을 크게 웃돈다. 올 상반기 현대건설기계 신흥국 매출은 북미 지역(2835억7800만원)의 2.65배, 유럽 지역(1546억3200만원)의 2배에 달했다. 신흥국 영업이익은 북미 지역(1682억6200만원)의 3.46배, 유럽 지역(2051억1400만원)의 2.84배에 육박했다. 아프리카나 중남미 지역 매출이 기타에 포함한 것을 감안하면 현대건설기계의 신흥국 비중은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역할이 컸다. 현대건설기계 중국 지역 올 상반기 매출액은 3142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45.3% 증가했다. 또 중국 시장 매출은 올 2분기 전체 42%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부진 속 매출이 증가한 지역은 중국이 유일하다.
현대건설기계는 중국이 다른 국가에 비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빠르게 회복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대건설기계 매출액은 인도(-72.6%), 북미(-46.2%), 유럽(-20.7%), 국내(-3.4%) 등 모두 감소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신흥국에서의 선전으로 양호한 재무 실적을 보였다. 현대건설기계는 2018년 매출액 3조2339억원, 영업이익 2087억3200만원, 당기순이익 1410억5500만원을 기록해 정점을 찍었다. 최대 수요국인 중국과 아시아 신흥국의 인프라 공사 확대나 부품 교체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흥국 수요가 둔화하면서 지난해 매출액(2조8521억원)은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157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선방했다. 현대건설기계 올 상반기 매출액은 1조3047억원, 영업이익은 5262억원, 당기순이익은 2023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유연한 시장 대응을 통해 신흥국 지역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과 신흥국가별 경기부양책에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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