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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무형자산 분석]무형자산 평가, 게임사 자본조달 발판될까⑧M&A·IP 소송 시 이뤄지는 평가론 역부족…해외선 논의 활발

서하나 기자공개 2020-10-06 08:09:09

[편집자주]

무형자산은 물리적 실체는 없지만 식별 가능한 비화폐성 자산을 말한다. 게임산업에서 IP와 같은 무형자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를 평가하는 제대로 된 회계 기준이 없어 실제보다 과소계상한 가치만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이 현실이다. 학계에선 핵심무형자산 지표를 도입해 개인과 기관 투자자간 회계 정보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더벨에서 게임사별 무형자산의 가치를 다각도로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5일 11: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형자산(Intangible Assets)의 시대다. 제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줄고, 자본시장의 투자 흐름이 무형자산으로 집중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지식재산권(IP) 하나만으로 수조원의 수익을 내는 게임산업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정작 무형자산을 평가하는 회계 기준이 미비하다 보니 인수합병(M&A)이나 저작권 소송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실제보다 과소계상된 자산만이 장부상 기재되는 실정이다.

무형자산 평가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면 자본 조달이 용이해지고 회계 정보 불균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선 이미 여러 무형자산 평가 이론을 만들고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1973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오면서 무형자산(Intangible Assets, 주황색)의 비중이 유형자산(Tangible Assets, 파란색)의 비중을 압도적으로 넘어섰다. 출처 : SK증권.

◇특별한 경우에만 이뤄지는 게임사 IP 평가

현재 글로벌 상위 기업의 가치 대부분이 무형자산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애플(Apple)은 기업가치의 약 62%, 구글은 65%, 아마존은 95%가 무형자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 시가총액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일본 상장사인 넥슨(NEXON) 등 국내 주요 게임사의 기업가치의 상당 부분도 무형자산에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리니지 시리즈로 누적 매출 약 7조7000억원을 거둔 엔씨소프트의 장부상 무형자산은 단 495억원에 불과하다. 약 3년 만에 배틀그라운드를 글로벌 IP로 만들고 누적 매출 약 3조3000억원을 거둔 크래프톤의 장부상 무형자산 역시 단 20억원에 그친다.

비교적 최근 대형 M&A에 나선 게임사의 경우 그나마 상황이 낫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의 무형자산은 무려 1조4000억원으로, 국내 게임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여기엔 카밤, 타이니코 등 해외 게임사를 인수한 영향이 있다. 펄어비스 역시 해외 게임사 CCP 게임즈 인수를 통해 IP 가치 평가를 진행하면서 약 3000억원이란 적지 않은 무형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특별한 사연으로 무형자산 가치를 평가한 게임사도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의전설2를 둘러싼 오랜 소송 끝에 자체적으로 IP 평가를 진행, 미르 IP의 총 시장 규모가 무려 6조7000억원에 이른단 해답을 손에 쥐었다.

2019년 11월 펄어비스가 공개한 검은사막 모바일의 플레이 화면. 출처 : 서하나 기자.

◇다양한 IP 평가 이론…"국내선 아직"

해외에선 이미 무형자산의 평가 모델로 활발한 논의를 하고 있다. 미국 CFA 협회는 최근 무형자산을 평가하는 몇 가지 이론을 발표했다. 완전히 초기 단계의 모델이지만, 이를 포기하기엔 무형자산이 기업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졌다고 판단했다.

먼저 RRM(Relief From Royalty Method)은 무형자산 소유를 통해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 저작권 사용료를 현재가치화(PV)해 무형자산의 가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현재의 수익, 성장률, 세율 및 추정치를 포함한 전체 기업의 재무 정보를 추정한 뒤 이에 따른 적절한 로열티 비율, 자산의 내용 연수를 추정해 로열티 수익률을 추정 수익 흐름에 적용한다. 마지막으로 세후 로열티 저축액과 할인 금액을 현재 가치로 산정하면 적절한 무형자산의 가치가 도출되는 원리다.

다음으로 옵션 가격 결정 모형(Real Option Pring)은 현재 돈을 벌지 못하지만 미래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무형자산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잠재력만을 지닌 무형자산을 평가해야 하기에 쉽지 않은 만큼 가치의 변동성이 가장 큰 평가 방식이기도 하다. 미래 현금 흐름을 창출할 잠재력이 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단 점에서 옵션(Option)과 유사하다.

마지막으로 무형자산의 대체 원가를 통한 평가방법(Replacememt Cost Method Less Obsolescence)이다. 이 방식은 기업이 보유한 무형자산을 대체하는데 드는 비용을 계산해 가치를 산출한다. 평가 시기의 가격을 기준으로 평가 대상에 상응하는 효용을 지닌 무형자산을 대체 원가를 통해 평가한다. 무형자산의 노후화(Obsolescence) 정도를 파악해 이를 가치 평가에서 제외하는 것도 중요한 절차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국내에서도 무형자산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CFA 협회에서 제시하는 방법론을 통해 실제 무형자산 평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중요한 암시(Implication)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가상으로 무형자산 평가 모델을 적용해 도출해낸 한 신약 특허의 가치평가. 출처 : SK증권.

◇게임사에 무형자산 재평가가 필요한 까닭

학회에서 말하는 무형자산의 특징 3가지는 "△거래가 어렵고 △가치 평가가 어렵고 △담보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회계 업계에선 게임사 등에 핵심무형자산 지표를 도입해 회계 정보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단 목소리가 높다. 정도진 한국회계정보학회장은 "게임사가 핵심무형자산 지표를 도입하면, 출시가 유력한 신작의 예상 실적을 재무제표에 기재할 수 있고, 기업의 자금조달, 주가의 예측 등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게임사의 자본조달이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사업 다각화와 M&A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넷마블은 지난해 말 코웨이 인수 과정에서 빌린 대규모 차입금 중 일부를 갚기 위해 공모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넷마블은 재무 상태가 워낙 건전해 단번에 우량한 신용등급(AA-)을 받았다. 넷마블 이전 엔씨소프트를 제외하면 공모채를 발행하는 게임사는 거의 없었다.

훗날 다른 게임사가 공모채 발행에 도전하거나 IPO를 시도할 경우 무형자산이 주요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회사가 무형자산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시도를 할 때를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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