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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고위급·신규임원 인사 온도차에 녹아든 '승계' 총괄 부사장 발탁 1명, 상무대우 승진자 작년 두배인 38명…세대교체·3세 복귀 감안

최은진 기자공개 2020-12-14 09:00:1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위급 승진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부사장 이상 직급에서 승진한 인물은 단 한명에 그쳤다. 부회장은 물론 사장 진급자도 없었다.

그렇다고 마냥 조용한 인사는 아니었다.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자리가 대거 교체됐고 일부 CEO는 퇴임수순을 밟았다. 젊은인력들을 신규임원으로 등용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세대교체라는 명분 하에 3세 복귀, 더 나아가 승계를 염두에 둔 인사전략이 엿보인다.

CJ그룹은 10일 연말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CJ프레시웨이와 CJ CGV의 대표이사가 퇴임수순을 밟게 되면서 연쇄 인사가 일어났다. 지주사인 CJ㈜에서 경영전략총괄을 맡고 있는 최은석 부사장이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이동한다. CJ푸드빌에서 베이커리 본부장을 맡던 김찬호 상무는 내부승진을 통해 신임 대표이사로 올랐다.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은 자리를 지키게 됐다. CJ제일제당 대표이사였던 강신호 부사장과 투톱 체제를 이룬다. 상당한 교체를 이룬듯 보이지만 인력구성 면에선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새로운 인력을 대표이사로 추대하기 보다는 기존 인력의 전열을 바꾸면서 변화를 추진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번 인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면 고위임원과 신규임원급 인사의 온도차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부사장 이상 고위임원급에서 승진자는 단 한명에 그쳤다. 허민호 CJ오쇼핑 대표이사 부사장이 자리는 유지하며 총괄부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한 인력이 한명도 없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사정이 나아진 듯 보이지만 전략상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2018년까지만 해도 총괄부사장으로 2명, 부사장으로 5명이 승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과 올해 분위기가 썩 좋아 보이진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부터 CJ그룹은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그룹에 있어 상징성이 높은 브랜드와 아이템들이 돈을 벌어들이지 못하면서 매각 결단이 필요했고 또 실제 추진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계열사 대부분이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승진잔치를 벌이기엔 부담이 따르는 건 당연하다.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승진과 다름없다'는 자평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신규임원 승진자를 보면 상황이 다르다. 부장에서 상무대우로 신규 임원으로 승진한 인력은 38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두배 규모다. 이 가운데 1980년대생 인력이 5명이다. 나머지는 전부 1970년대생들이다. 신임 임원의 평균연령은 45세로 최근 2년새 두살 낮아졌다는 점도 특징이다. 연공보다 능력경쟁을 통한 젊은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하겠다는 게 CJ그룹의 인사전략이다.

고위급 임원의 승진은 축소하고 젊은인력의 승진은 확대하는 전략은 전형적인 세대교체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로도 평가된다. 특히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경후 CJ ENM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보아 승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차기 후계자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전 부장은 물론 이경후 부사장, 정종환 CJ㈜ 부사장 등과 합을 맞춰야 하는 인물을 꾸려야 하는 만큼 인사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승계 이슈가 계속 화두가 돠며 이 전 부장의 복귀 시점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숱한 설(說)을 낳았던 이 전 부장의 복귀는 이번 인사에서 무산됐다. 그러나 인사전략에 직간접적으로 존재감을 나타내며 그룹 주요 임원진의 전반적인 연령대를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총괄 부사장 이상의 직급이 CJ그룹에선 잘 나오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이 같은 기조가 올해 역시 발현되고 있는데, 승계를 감안해 합을 맞출 수 있는 젊은 인력들을 등용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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