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신년회 '최소화'...눈에 띈 '현대오토에버' 내부 소통 플랫폼 활용 임직원 참여, 현대오트론·엠엔소프트 합병 통한 경쟁력 강화 강조
김경태 기자공개 2021-01-07 10:19:0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6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대부분 신년 행사를 최소화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최고경영자(CEO)의 신년사나 간략한 메시지를 임직원에 보내는 데 그쳤다.다만 그룹 IT기업인 현대오토에버는 달라 눈길을 끌었다. 이미 구축된 내부 시스템을 통해 다수의 임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신년회를 가졌다. 오일석 현대오토에버 대표는 현대오트론·현대엠엔소프트합병 당위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현대차, 사내방송 전격 취소…주요 계열사 CEO 명의 이메일 대체
애초 그룹 주력사인 현대차는 4일 오후 신년회를 사내 방송 형식으로 임직원에 생중계할 방침이었다. 정 회장은 2018년 9월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정몽구 명예회장을 대신해 2019년부터 신년사를 발표했다. 그해 신년사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작년에는 행사를 열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접 발표를 진행했다.
올 신년회는 정 회장이 작년 10월 회장으로 올라선 뒤 첫 신년 행사라는 점에서 어떤 방식과 내용의 발표가 이뤄질지 주목됐다. 하지만 4일 오전 사내 방송을 전격 취소했다. 정 회장의 서신 형태로 신년회를 대체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다 전날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협력업체 직원 사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대차 직원은 "본사에 근무하는 인원 중 다수가 재택 중이기도 해 각 부서에서도 시무식 등 행사를 하지 않았다"며 "회장 명의의 신년사만 받았다"고 말했다.
신년회를 사내 방송으로 '최소화'한 상황에서 아예 '취소'한 행위 자체가 정 회장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점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신년사에서도 가장 앞부분에 울산 공장 사고에 대한 사과의 뜻을 실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3일 울산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 분이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진심으로 깊은 애도를 표하며 회사는 이러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안전한 환경 조성과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현대오토에버, IT 역량 활용 임직원 참여 시무식 개최…3사 합병 강조
기아차는 6일 오후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로고 언베일링 행사'를 연다. 다만 이는 새로운 로고와 브랜드를 발표하는 행사로 신년회와는 다르다. 기아차 역시 전날(5일) 송호성 사장 명의로 임직원에 메시지를 보내는 선에서 시무식을 대체했다.
이를 고려하면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임직원이 참여하는 시무식 행사를 가진 곳은 현대오토에버가 사실상 유일하다. 4일 오후 온라인으로 신년회를 개최했다.
현대오토에버가 계열사와 달리 신년회를 열 수 있었던 것은 IT기업이라는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 사내에 '하이브(HIVE)'라는 명칭의 자체 온라인 소통 플랫폼을 활용했다. 경영진과 임원뿐 아니라 다수의 일반 직원들도 동시에 참여했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하이브는 영상 컨퍼런스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줌(ZOOM)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다"며 "참여자들이 유튜브 실시간 방송처럼 댓글을 달며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오트론·현대엠엔소프트와 3사 합병을 앞두고 당위성을 임직원에 다시 한 번 강조할 필요성이 있어 시무식을 가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현대오토에버 등 3사는 작년 12월1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내달 25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다. 합병기일은 오는 4월1일로 예정했다.
오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그룹 내부 소프트웨어 역량 결집을 위해 3사 통합을 진행한다"며 "인/아웃 카(In/Out Car: 차량 안과 밖)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융합 서비스 영역까지 확장해 시장의 요구에 적시 대응하는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규 통합법인의 이름을 새롭게 바꿀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오 대표는 "새로운 회사명은 합병 목적과 취지에 맞춘 새로운 시작을 선포하는 것"이라며 "기존 법인이 가지고 있던 기업 이미지를 단절하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새로운 사명은 현재 사내 공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오토에버를 포함한 3사 합병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요 주주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대오토에버 설립 초기 지분 20%를 보유했다가 2019년초 상장 과정에서 주식 201만주를 964억8000만원에 처분해 현금화했다.
현재는 현대오토에버 지분 9.57%를 보유하고 있다. 3사 합병 후 지분율은 7.44%가 될 전망이다. 이 주식을 매각해 마련한 현금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쓰일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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