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리더십 해부]창업주 출신 살펴보니…시총 상위권 40% '비전공자'②셀트리온·에이치엘비·메지온 등…IR 영역에서 사업가적 역량 발휘
서은내 기자공개 2021-02-03 07:57:04
[편집자주]
제약바이오기업 리더(leader)의 성향은 투자 의사를 결정 짓는 핵심 팩터다. 상장 전에는 벤처 자본가, 상장 후에는 일반 투자자에게 리더는 바이오텍의 '얼굴'이 된다. 특히 임상이나 사이언스(science)를 잘 모르는 바이오 비(非) 전문가들의 판단을 좌우하기도 한다. 더벨은 코스닥 상위 제약바이오 회사를 중심으로 리더들의 유형을 정량화된 기준을 통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2일 07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텍 리더의 성향을 가장 단순하면서 명쾌하게 나눌 수 있는 지표는 '출신'이다. 크게 두 부류다. 먼저 생명과학·의약학 전공자들로서 연구·학계, 제약사에 뿌리를 둔 이들이 주류다. 반면 바이오 비(非) 전공자 출신으로 경영·금융업 출신들이 또 하나의 무리를 이룬다. 이들은 '사업가적 마인드'를 장착하고 바이오벤처 창업 대열에 합류했다.더벨은 코스닥 시총(1월 29일 종가 기준) 상위 25위권 바이오텍의 리더들을 집계, 출신을 분석했다. 오너(창업자)를 겸한 이들이 대상이며 전문경영인은 분석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또 창업주가 대표직 혹은 보드멤버가 아닌 경우도 제외했다.
대신 최대주주는 아니지만 일부 지분을 보유하면서 설립 초부터 창업자와 함께한 대표(CEO)는 포함시켰다. 또 이사회 등 경영에 직접 참여는 하지 않는 오너일 경우, 5% 이상 지분을 소유한 최대주주이면서, 경영에 실질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면 분석 대상에 넣었다.
조사 결과 코스닥 시총 상위 그룹에서 바이오 비 전공자 출신이 적지 않은 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5위권 바이오텍의 리더 30명(순위권 내 두 회사 겸직은 복수로 셈함) 가운데 13명이나 된다. 전공분야는 아닌데도 바이오에 도전한 이들이 상위권의 절반 가량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이들은 사업가적 감각으로 제약바이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으며 상장에도 성공했다. 인재 기용 등에도 눈에 띄는 수완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비 전공자가 대부분인 일반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회사를 홍보하고 마케팅하는데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상장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일궈냈다.

시총 3위 에이치엘비의 진양곤 회장 역시 '비전공자'다. M&A 전문가 출신으로 회사 IR 과정에서 탁월한 능력을 증명해 왔다는 평가다. 2019년 임상 3상이 기대에 못 미친 결과로 이어졌는데도 꿋꿋이 높은 몸값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진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계열사 에이치엘비생명과학도 시총 16위에 랭크돼 있다.
시총 11~13위에 나란히 올라있는 동국제약의 권기범 부회장, 삼천당제약 윤대인 회장(대표), 메지온 박동현 대표는 사회복지학이나 경영·경제학을 전공한 이들이다. 의약품 생산쪽 CMO 영역에서 일찍이 자리잡은 바이넥스의 정명호 회장이나 이혁종 사장 역시 경영학도들이다. 투자금융업계 경력을 쌓아오다 바이오텍 리더가 됐다.
엔지켐생명과학을 창업한 손기영 대표는 삼일회계법인 출신이며, 피부이식재 국내 1위를 점한 엘앤씨바이오 이환철 대표는 서울대 사범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대웅제약과 시지바이오 영업·마케팅 이력을 쌓아오다 사업 아이템을 발견했다.
바이오 전공자 출신 리더들은 신약개발, 혹은 관련 기술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접근이 가능한 이들이다. 이들은 또한번 그 출신을 세분화할 수 있다. 대학 소속 연구원이나 교수 출신 이력부터 기업에 소속돼 R&D를 담당했거나 산업체에서 제약 비즈니스를 경험해본 이력으로 갈린다.
기업체를 경험한 경우와 학계에서 바로 창업전선에 뛰어든 경우는 성향에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신약개발 단계로 보면 학계 출신들은 초기 물질발굴 등 리서치(R) 영역에 능하다. 기업 출신들은 실제 약물을 상업화한 경험이 있거나 전략, 사업개발 경험을 갖춰 보다 뒷단에서의 역량을 발휘해낸다.
시총 10위권 내에서 학계, 교수출신 대표 주자는 천종윤 씨젠 대표, 성영철 제넥신 회장,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 이제중·이준행 박셀바이오 대표,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 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교수 출신으로 대학에서 연구를 하다 창업한 이들은 상장 이후 회사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나면 전문 경영인을 고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신은 R&D를 총괄하는 CTO로 물러나면서 경영과 연구를 이분화하는 경우다. 권병세 유틸렉스 회장이나 강경선 강스템바이오텍 전 의장이 해당된다. 성영철 제넥신 회장은 대표이사직에 한참 물러나있다 최근 다시 대표직에 복귀한 케이스다.
기업체 출신 인사로는 바이오업계 LG 사단의 핵심으로 꼽히는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와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 헤드 출신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있다. 대우자동차기술연구소 출신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도 그에 속한다.
시총 순위권 외 인사로 지난해 상장한 SCM생명과학의 이병건 대표 역시 전공자, 기업체 출신 리더로는 소문난 인사다. 녹십자 사장, 종근당홀딩스 대표 등 굵직한 제약사 수장을 거친만큼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있다.
의사 출신들은 전공자 리더 중 또다른 하나의 부류다. 병원을 설립하거나 운영한 이력을 갖췄다. 시총 25위권 내에서는 정성재 클래시스 대표,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 차바이오텍의 차광렬 차병원 글로벌종합연구소장, 김상재 젬백스 대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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