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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두산]환골탈태 사외이사진...전문성 강화③법률·회계 전문가와 교수 등 사외이사 구성의 '정석'...높은 출석률 주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1-03-26 10:11:28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4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0여 년 ㈜두산 사외이사진의 변화를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전체 규모가 8명에서 4명으로 줄었고 이른바 권력기관 출신들의 비중도 꾸준히 낮아졌다. 현 사외이사진의 면면을 살펴보면 법조인, 회계 전문가 등 대체로 정석을 따르고 있는데 4년 전 이미 디지털 전환을 염두에 둔 인물을 영입한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두산 사외이사는 모두 4명이다. 2009년 처음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당시 무려 8명에 이르렀으나 절반으로 줄었다. 사내이사가 7명에서 3명으로 축소되면서 사외이사 수 역시 줄었다. 2018년 4명의 구도가 완성된 뒤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김형주 사외이사, 이두희 사외이사, 천성관 사외이사, 백복현 사외이사 등이다.

전반적으로 특정 산업군의 전문가보다는 이사회에 필수로 요구되는 법률이나 회계 분야 전문가 혹은 경영을 전공한 교수들로 채워졌다. 이는 ㈜두산만의 현상이 아니라 국내 지주사에서 보통 보여지는 양상이다.

지주사로서 다양한 업종의 계열사를 직간접적으로 다루다보니 특정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경영과 관련한 전반적 식견을 갖춘 인물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두희 이사는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로 국가브랜드위원회 기획분과 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건설교통부, 산업자원부 자문위원을 지냈다. ㈜두산이 그룹 차원의 브랜드 관리 역할도 맡고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한 인사로 풀이된다.

천성관 사외이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로 법률 전문가, 백복현 사외이사는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회계정보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회계 전문가다.

특히 눈에 띄는 건 2017년 이미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는 점이다. 김형주 사외이사는 2017년 처음 사외이사진에 합류해 지난해 재선임됐다. 서울대 공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두산은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이라는 새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김 교수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재선임 이유로는 “지난 3년 사외이사로 재임하며 이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의사를 개진하고 전문가로서의 조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서야 디지털 전환이 기업들 사이에서 화두로 떠올랐지만 당시만 해도 몇 안 되는 사외이사 자리에 디지털 전문가를 영입하는 건 흔치 않았다.

이러한 변화는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환골탈태'에 가깝다. 2009년에는 전체 8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4명이 정관계 출신 인사였다.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 수석비서관 출신인 윤대희 경원대 석좌교수, 기획예산처 차관 출신의 정해방 건국대 교수, 재무부 관세심의위원 출신인 조문현 법무법인 두우 대표변호사,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등이다.

그 뒤로도 오대식 전 국세청 조사국장, 신동규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 송광수 전 검찰총장, 김창환 부산지방국세청 청장 등이 ㈜두산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형제의 난’과 대대적 사업 재편 등 굴곡이 많았던 그룹의 역사가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사회 규모가 작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사들의 출석률도 높아졌다. 2009년의 경우 제프리 존스 사외이사의 출석률은 30%대에 그쳤다. 1년 동안 이사회가 11차례 열렸는데 무려 7번이나 불참했다. 같은 기간 윤동민 사외이사 역시 5차례 불참했다. 8명 가운데 출석률이 100%인 사외이사는 단 한 명도 없다.

지난해에는 이두희 사외이사의 출석률이 100%에 이르렀고 천성관 사외이사, 김형주 사외이사, 백복현 사외이사의 출석률도 각각 94%, 88%, 94%였다. 지난 1년 두산그룹이 대대적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사회가 16차례나 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석률이 높은 편이다.

출석률이 가장 낮은 김 사외이사가 두 차례 불참했는데 이 가운데 한 번은 본인의 선임 건이었다. 사실상 3명이 모두 한 번씩만 불참한 셈이다.

이른바 ‘고인물’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현 사외이사진 가운데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물이 김 사외이사인데 이제 막 4년을 채웠다.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한 전문성 교육이 다소 부족한 건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된다. 가장 최근 실시된 교육이 2019년 4월로 2년 전이다. 사외이사 지원조직도 다소 미흡하다. 직원 1명이 이사회 운영 및 사외이사 업무 지원을 전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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