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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농 3세 승계 구심점 된 비상장사 '동오홀딩스' 이병만 회장 자녀 소유, 자회사서 지배회사로 변신

김형락 기자공개 2021-04-07 09:10:2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5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경농이 3세 경영인으로 세대교체에 들어갔다. 이병만 동오그룹 회장의 장남 이용진 경농 대표이사로 승계 무게추가 기우는 양상이다. 최대주주 지배력과 함께 경영권을 쥐며 차기 주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비상장사 동오홀딩스를 이 대표에게 넘기며 지배력 기반을 마련해줬다.

경농은 이 대표를 정점으로 지배구조를 세웠다. 이 대표는 지배회사 동오홀딩스 지분을 55.68% 보유한 최대주주다. 동오홀딩스는 경농 지분을 22.57%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대표가 가진 경농 지분도 15.43%(2대주주)에 이른다. 동오홀딩스를 통한 간접지분과 직접지분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경농 신임 각자대표이사로 취임하며 3세 경영인으로 발돋움했다. 경농 창업주 고(故) 이장표 회장을 시작으로 차남 이병만 회장, 손자 이 대표로 이어지는 계보다. 이장표 회장은 1955년 코스피 상장사인 비료 제조회사 조비, 1957년 농약 제조회사 경농을 각각 설립했다. 지금은 경농이 조비를 종속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3세 지분 승계는 두 갈래로 나눠 진행됐다. 이 회장은 경농 계열사였던 동오홀딩스를 지배회사로 바꿔 자녀들에게 넘기고, 경농 지분을 이 대표에게 증여했다.

동오홀딩스가 먼저 움직였다. 2000년 6월 경농 지분 5.14% 보유 사실을 신규 보고하면서 최대주주인 이 회장 특별관계자로 묶였다. 그해 말 경농 지분율을 8.8%로 높였다. 21억원을 투입해 장내매수한 물량이다.

경농과 동오홀딩스는 상호출자 고리를 풀어야 했다. 당시 경농이 동오홀딩스 지분을 9.75% 보유하고 있었다. 이 회장은 경농이 동오홀딩스 지분을 처분하고, 동오홀딩스가 경농 지분을 늘려 지배회사로 올라가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동오홀딩스는 스키용품 판매·렌탈사업을 하던 경농 자회사였다. 1995년 설립 당시 상호는 동오레저다. 2018년 동오홀딩스로 이름을 바꿨다. 2000년부터 자체 매출 없이 투자·재무활동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동오홀딩스 주주구성도 바뀌었다. 2005년까지 최대주주는 지분 58.75%를 보유한 이 회장이었다. 2006년 이 대표가 지분 49%를 가지고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동오홀딩스가 경농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2009년 이 회장과 동생 이병구 경농 전 이사, 자형 하영석 경농 전 부회장이 지분 6.58%를 동오홀딩스로 넘기면서 지분이 역전됐다. 동오홀딩스가 가진 경농 지분율은 24.32%로 상승했고, 이 회장이 보유한 경농 지분율은 24.06%로 하락했다. 동오홀딩스는 단기차입금을 끌어와 지분 매입대금 52억원을 만들었다.

동오홀딩스는 2012년까지 추가 자금 24억원을 쏟아부어 경농 지분율을 27.57%까지 끌어올렸다. 2012년 토지와 건물을 처분한 자금 40억원을 활용했다.

개인지분 매집도 병행했다. 이 대표는 2000년 1월 경농 지분 0.58%를 1억원에 장내매수해 주주명부에 처음 등장했다. 2012년 말까지 자기자금 29억원을 써서 경농 지분을 8.25%까지 늘렸다.

이 회장이 2017년 이 대표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후계 구도가 굳어졌다. 이 대표는 경농 지분 7.18%를 수증해 현재 지분(15.43%)을 만들었다. 증여 당일 종가 기준 94억원 규모다.

이 회장은 지분 13.98% 보유한 3대주주로 남아있다. 이 대표와 경농 각자대표로 손발을 맞추며 경영수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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