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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생존의 무기 '컬래버']최태원-최정우 ‘경영이념’ 접점…사업협력 '급물살'⑥'사회적 가치-기업시민' 교집합 친분 쌓아…포스코·SK종합화학·SK건설 'MOU' 잇달아

박상희 기자공개 2021-04-12 13:20:59

[편집자주]

수직 계열화는 국내 기업들의 성공 방정식이었다. 시대가 변했다. ESG 열풍 속에 친환경 그린 모빌리티와 수소 경제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계열사를 통해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수직 계열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 이상 유효한 경영 전략이 아닐 수도 있다. 과거의 라이벌과도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협업을 요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기업의 새로운 생존 무기가 된 '컬래버'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8일 15: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을 생산한다. 건물에 들어가는 철근, 자동차나 선박용 강판, 원유 생산에 필요한 강관 등이 철강을 자르고 붙이고 말아 생산된다. 국내 주요 제조 기업이 포스코와 사업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정유'와 '통신'을 주축으로 성장해 온 SK그룹과는 유독 별다른 접점이 없었다.

그랬던 포스코와 SK가 최근 들어 사업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00년 민영화 이후 '주인 없는 기업'으로 불리는 포스코가 재계 순위 3위인 SK와의 사업적 교류가 활발해진 것은 9대 최정우 회장 체제 들어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 이념인 '사회적 가치'와 최정우 회장의 1기 경영모토인 '기업시민'에서 접점을 찾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7년 '사회적 가치'-2018년 '기업시민'…2020년 사업협력 '본격화'

최정우 회장은 2018년 7월 취임했다. 기업시민은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후 선포한 포스코의 경영이념이다. ‘기업이 사회 속 시민이 된다'는 의미를 지닌 기업시민은 기업 공생, 공익 활동 등을 추구하는 경영 이념으로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최태원 회장은 2017년부터 "기업은 이윤 창출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재계에서 외롭게 '사회적 가치'를 외치던 최 회장은 2018년 최정우 회장이 ‘기업시민'을 경영 철학으로 들고 나오면서 뜻이 맞는 경영 동지를 만났다.

이후 SK그룹의 소셜밸류(SV)추진위원회와 포스코의 기업시민실은 최근까지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1957년생인 최정우 회장과 1960년생인 최태원 회장은 나이대도 비슷하다. 서로의 경영이념에 응원을 보내며 친분을 쌓아왔다.
포스코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양사 임직원들이 지난 1월 경북 포항시 송도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희망나눔 도시락'을 함께 제작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희 SK SUPEX추구협의회 SV위원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학동 포스코 철강부문장.
포스코가 ‘기업, 시민이 되다'를 주제로 개최한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공유의 장' 행사에 최태원 회장이 참석한 게 대표적이다. 행사에 초청된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와 기업시민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에 나섰다.

이에 앞서 최정우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각 그룹 계열사 임원들과 함께 비공식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당시 회동에서는 포스코의 ‘기업시민', SK의 ‘사회적 가치'라는 두 경영철학을 공유하고 사업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우 회장은 답례 차원에서 이듬해 SK에서 개최한 사회적 가치 축제 '소셜밸류커넥트2020 (Social Value Connect·SOVAC)'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최 회장은 "SK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와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공존, 공생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며 "기업이 경제주체로서 일자리와 이윤을 창출하는 역할 뿐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기업에 부여된 새로운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해상풍력 부유체 개발·차량용 경량화 복합소재 개발 업무협약 잇따라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SV)와 최정우 회장의 경영 이념인 ‘기업시민'이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데 교집합을 이루면서 양 그룹 간 사업적 협력 사례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표 계열사는 SK건설과 SK종합화학이다.

SK그룹 건설 계열사인 SK건설은 7일 관훈사옥에서 포스코와 '부유식 해상풍력 고유 부유체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핵심 구성품인 부유체의 독자 모델 개발을 위해 기본 설계, 수조 실험, 실시 설계, 시제품 제작·실증 등 모든 과정을 공동 수행하기로 합의했다.

포스코는 부유식 해상풍력 부유체에 고성능 강재를 적용한 경제성 향상 기술을 도입하고, SK건설은 부유체 개발에 대한 핵심기술을 확보해 국내 환경에 최적화한 한국형 부유체 모델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포스코와 SK종합화학이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 김학동 사장, SK종합화학 나경수 사장 등 경영층이 참석한 가운데 차량용 경량화 복합소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사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차량용 부품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차원에서 혁신적인 차량용 소재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이뤄졌다.

지난해 5월에는 포스코가 SK건설과 롯데건설 그리고 건축엔지니어링사인 이지파트너와 함께 4자간 강건재 공동 기술개발 및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를 비롯한 4개사는 각각 철강사·건설사·건축엔지니어링사로서 상호협력을 통해 흙막이용 ‘이종강종 합성엄지말뚝' 기술과 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건설사는 포스코가 인증하는 프리미엄 철강재인 이노빌트(INNOVILT) 적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 체제 이전에는 포스코와 SK그룹 간 두드러지는 협력 사례가 없었다"면서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와 최정우 회장의 '기업시민'이 같은 방향성을 공유하면서 계열사 간 사업 협력 사례가 최근 몇년 새 늘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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