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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S·SK이노 배터리 분쟁]치열했던 2년, 소송전 치러낸 '키 맨' 재조명최고결정자부터 법무팀장, 현지 로비업체 선임

박기수 기자공개 2021-04-15 08:25:5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3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2년에 걸친 분쟁이 종결되면서 분쟁에 참여했던 양 사의 '키 맨'(key man)들과 현지 로비 활동 등이 재조명받고 있다. 분쟁에서 큰 방향을 결정한 내부 임원진들을 비롯해 분쟁이 일어나던 미국 현지에서 어떤 로비업체들을 선임했는지 업계의 관심을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권영수 ㈜LG 부회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주요 사안 결정자로 꼽힌다. 특히 LG그룹 배터리 사업 육성기를 전담했던 권영수 부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적잖은 의사결정을 내린 당사자로 지목된다.

SK이노베이션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가 분쟁 관련 내부 핵심 인물로 꼽혔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외부 인사를 의장으로 앉혔다는 점이 LG화학·에너지솔루션과 차이점이다. LG의 경우 이사회 의장을 그룹 내부 인물로 앉혔다.

최고 의사결정을 내릴 대표진들 산하에는 실제 분쟁의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법무팀장들도 있었다. LG와 SK는 이번 분쟁을 위해 새로운 법무팀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LG의 법무팀장은 한웅재 전무였다. 1970년생인 한웅재 전무는 2019년 10월 LG화학으로 영입된 인물로 영입 전까지 대구지검 경주지청장을 맡고 있었다. 특히 한웅재 전무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전담하기도 했다.

LG에 한웅재 전무가 있었다면 SK이노베이션에는 이병래 글로벌컴플라이언스 본부장이 있었다. UC버클리 법학 석사를 수료하고 SK㈜ 이사회 사무국장 겸 법무담당을 맡고 있던 이병래 위원장은 작년 초 SK이노베이션으로 이동하면서 LG와의 배터리 소송전을 맡았다.

분쟁을 위해 LG가 외부에서 법률 전문가를 영입했다면, SK는 그룹 내부에 있던 인물을 자리에 앉혔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번 분쟁에서 양 사의 동향 차이는 미국 내 로비 활동에서 드러난다. LG는 SK보다 훨씬 많은 법률·로비 회사와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LG가 2년간 이어졌던 분쟁이 일어나기 전 시점부터 분쟁을 준비했다는 증거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SK에 미국 ITC 소송을 걸었던 것이 2019년 4월이므로 ITC 소송 준비는 이미 그 전 시점부터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라면서 "공격하는 입장인 LG가 수동적 입장이 될 수밖에 없는 SK보다 더 잘 준비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워싱턴 소재 씨지씨엔(CGCN)그룹과 펙 매디건 존스(Peck Madigan Jones)을 비롯해 글로벌 법률회사인 레이텀 앤 왓킨스(Latham & Watkins), 에이킨 검프(Akin Gump) 등 10곳에 달하는 법률·로비업체에 의뢰했다.

레이텀 앤 왓킨스의 데이비드 켈라한(David Callahan) 변호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최고임원진과 미 정부 관료들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다고 알려진다. 펙 매디건 존스 소속의 조나단 존스(Jonathon Jones) 로비스트는 델라웨어주 상임위원인 톰 카퍼의 전 최고보좌관이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현지 법률회사와 로비스트 선임에 분주했으나 겉으로 드러난 활동은 LG보다 적었다.

SK이노베이션이 의뢰한 대표 법률 회사는 이전 ITC 회장이었던 샤라 아라노프(Shara Aranoff)와 댄 슈피겔(Dan Spiegel)이 속한 코빙턴 앤 벌링(Covington & Burling)이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워싱턴 소재 로비업체인 차트웰 스트래티지 그룹(Chartwell Strategy Group)을 영입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외 별다른 법률·로비 업체들은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소송 막바지에 오바마 정부의 법무부 차관이었던 샐리 예이츠(Sally Yates)를 변호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이끌어내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양 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결정되기 하루 전인 이달 11일 극적 합의에 이르렀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에 현금 1조원과 함께 향후 로열티 1조원을 지급한다. 합의금 규모에 극명한 차이를 보였던 양 사가 한 발씩 물러나 대승적으로 합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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