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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매각 대경오앤티, 정유사 관심 보이는 배경은 기존 사업 수익성 악화…친환경 신수종 발굴 모색

노아름 기자공개 2021-05-03 10:46:5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30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요 정유사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대경오앤티 인수를 저울질하는 이유는 뭘까. 동물성유지 제조 외에도 바이오디젤(HVO)을 비롯한 친환경 차량연료로 사업무대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업사이드 요소로 꼽힌다는 진단이 나온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경오앤티 최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주관사 BoA메릴린치는 공개경쟁입찰 방식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잠재적 원매자 대상의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등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어 흥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입찰 참여를 고심하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는 정유사의 동향에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매각 측 희망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다고 평가받는 상황에서 FI의 독자적 인수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이지만 석유수요 회복이 더딘 주요 정유업체들 또한 주요 사업영역과 시너지를 낼만한 알짜기업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직접 인수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는 동시에 LP에 대한 운용사(GP)의 정기·비정기적 보고를 통해 투자기업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대상 기업의 성장세나 산업군 업황이 밝다고 전망될 경우 LP에 엑시트(투자금회수)하는 경우도 종종 존재한다.

특히 식물성기름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도매·유통이 대경오앤티의 성장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경오앤티의 주업은 동식물 유지 제조·도매지만, 대두를 해외에서 수입해 와 식용유로 만들거나 가정이나 식당에서 나오는 폐유를 가공해 친환경 에너지로 탈바꿈 시킬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E업계 관계자는 “FI가 대경오앤티를 인수할 경우 기업가치를 높여 향후 또 다른 주인을 찾아주게 되는데 이 경우 업사이드 모색 가능성은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라며 “유럽에서는 이미 식물성기름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가 차량연료로 각광받고 있어 유지 제조사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정유업체들이 공통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미래 먹거리 발굴 필요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각 사는 윤활유 부문에서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정유와 석유화학부문에서는 적자를 기록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4분기 주요 4사는 공통적으로 정제마진 약세, 유가등락 등으로 인해 정유부문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 접어들며 국제유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대감으로 다소 상승하기는 했지만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신용평가 기관에서는 “정유산업의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은 2021년에도 유의미한 개선이 높지 않을 전망”이라며 “주요 수입국에 재고가 쌓여있고 친환경 에너지 전환정책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실적 상승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경오앤티 인수를 염두에 둔 여러 FI가 정유사에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다. 원매자군이 폭넓게 형성될 것으로 내다본 매각 측에서는 앞서 수의계약(프라이빗딜)이 추진되던 때보다 높은 몸값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는 경기변동 영향과 대경오앤티 기업가치 제고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판단으로 보인다는 게 투자업계의 진단이다.

지난해 대경오앤티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 217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매각 측 희망 밸류에이션은 EV/EBITDA의 15배~17배 내외로 알려졌다. 이 범위 안에서 몸값 책정이 이뤄진다면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대경오앤티 인수당시 적용했던 멀티플(약 11배)를 웃도는 수준에서 경영권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공개경쟁 입찰로 선회하기 전 SK에너지와 독자적 협상을 진행해왔는데 이때 매각 측 희망 밸류에이션이 에비타의 15배 상당이었던 것으로 알고있다”며 “여러 상황이 감안돼 현재 눈높이가 더 높아진 상황이라 매각-인수 측 시각차를 극복하는 게 거래종결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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