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HIC 손상차손 7000억...차입구조 '적신호' 장부가액 7561억→219억 축소...LA호텔 담보부 차입 빈번, 매각 재개 '안갯속'
김서영 기자공개 2021-05-18 10:59:48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3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의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HIC, Hanjin International Corporation)이 2분기 연속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기업가치 하락으로 매각 작업 재개가 더욱 멀어졌을 뿐만 아니라 추가 담보제공 의무가 발생하거나 차입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월셔그랜드호텔을 운영하는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에 대해 7343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손상차손 인식은 지난해 3분기(3974억원)와 4분기(3369억원)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이에 따라 한진인터내셔널의 장부가액은 2019년 말 7561억원에서 지난해 말 219억원으로 큰 폭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말 한진인터내셔널의 장부가액(219억원)은 최초취득금액 1조1000억원의 2% 수준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한진인터내셔널의 주식 수는 9144만주, 지분율은 100%로 변함없다.
외부감사를 받는 법인은 매년 종속기업 투자주식에 대한 손상징후를 따져본 뒤 손상평가를 시행한다. 투자주식의 사용가치와 공정가치 중 큰 금액과 장부가의 차액으로 손상금액을 정한다.
LA윌셔그랜드센터의 실적 악화가 손상차손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풀이된다. 미국 호텔 데이터 전문업체 STR에 따르면 미국 호텔 객실점유율은 지난해 4월 22%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미국 현지에서도 이동거리 제한 조치가 시행되면서 호텔업이 불황에 빠진 탓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호텔사업은 지난해 매출 749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804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한진인터내셔널의 당기순손실은 1209억원이었다. 2017년 재개관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달성하지 못해 3년째 적자만 쌓여 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호텔 업황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공정가치가 떨어져 손상차손을 반영하게 됐다"며 "다만 회계 처리상 이뤄진 것으로 직접적인 손실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진인터내셔널의 대규모 손상차손은 모기업 대한항공의 재무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손상차손은 영업외 손실로 계상돼 당기순손실을 증가시킨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은 23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6228억원보다 63% 줄어든 수치다.
다만 이는 5927억원 규모의 중단사업이익 등의 영향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기내식 사업부문을 매각했고, 자회사 한국공항이 영위하던 광산 사업부문을 중단한 바 있다. 중단사업이익을 제외하면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무엇보다 손상차손 인식으로 한진인터내셔널의 차입 구조에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만성 적자로 현금 창출 여력이 안 되는 한진인터내셔널은 주로 LA윌셔그랜드호텔을 담보로 차입을 일으켜왔다. 모기업인 대한항공은 보유한 한진인터내셔널의 지분을 담보로 지급보증을 제공해 자금을 투입해왔다.

지난해 9월 대한항공은 한진인터내셔널 지분을 담보로 9억5000만달러를 차입해 한진인터내셔널에 자금을 투입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한진인터내셔널은 LA그랜드센터를 담보로 스탠다드차타드 대주단으로부터 3978억원을 빌렸다.
차입금 상환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지는 않다. 지난해 마련한 차입금의 채무보증 만기는 2022년 12월4일이다. 한진인터내셔널은 1년7개월 안에 3978억원을 준비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한진인터내셔널의 재무 개선을 위해선 코로나19 상황의 안정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진인터내셔널의 기업가치가 떨어짐에 따라 매각 중단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올해 하반기 한진인터내셔널의 기업가치가 회복된 이후에 매각 작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의 재무 상태로 버티기 어렵더라도 제값을 받고 팔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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