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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한화]'지주사의 희생', 한화그룹식 자금 조달 '조명'솔루션 유증 대금 마련 위해 부채 조달, 핵심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 '주력'

박기수 기자공개 2021-05-20 11:31:52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7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이 약 1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후 모회사이자 한화그룹 최상위기업인 ㈜한화의 부채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의 초대형 유증에 4248억원을 수혈하는데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차입을 일으키면서다. 단일 계열사가 아닌 '그룹' 차원에서 짜여진 한화식 자금 조달 방식에도 업계의 눈이 쏠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는 1분기 말 별도 기준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4조5763억원, 자본총계는 3조4306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133.4%다. 작년 말에서 3개월 만에 부채비율이 23%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자본총량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부채총계가 약 7000억원 늘어났다.

늘어난 부채총계의 대부분은 외부 차입이었다. 작년 말에 별도 총차입금 9132억원이었다. 이 수치가 3개월 만에 1조4012억원으로 4880억원 늘어났다.

최근 ㈜한화는 회사채 발행 이력이 없다. 대부분 은행으로부터 장·단기 차입이 주 원인이었던 셈이다. 실제 별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한화의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은 각각 작년 말로부터 3개월 만에 3723억원, 895억원 늘어났다.

㈜한화 관계자는 "늘어난 차입금 규모의 주 요인은 자회사(한화솔루션) 유상증자"라면서 "부채 부담이 늘어나기는 했으나 일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을 비롯해 큐셀(태양광), 첨단소재, 리테일(갤러리아) 등 한화그룹의 핵심 사업을 총망라하고 있는 핵심 회사다. 사업 확장을 위해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지점도 한화솔루션이다. 여러 자금 조달 방안이 거론됐으나 결국 모회사인 ㈜한화가 대신 재무 부담을 지는 결과가 나왔다.

업계는 이러한 자금 조달 방식을 두고 한화그룹이 한화솔루션의 외형 확장은 물론 재무구조 개선에도 큰 의지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실제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로 자본확충이 완료한 후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재무 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AA-)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가 아닌 차입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섰다면 어땠을까. 금융권 관계자들은 추후에도 자금 조달 가능성이 높은 한화솔루션의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은 이미 부채부담이 높던 자회사들을 합병하면서 연결 차입 규모가 커지는 등 재무 부담을 일정 수준 안고 있던 회사였다"라면서 "만약 유증이 아닌 직접 차입 등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섰을 경우 추가적인 부채 부담이 늘어나 장기신용등급 평가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금융권 관계자는 "추후 외형 확장 등을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설 때 재무상태가 악화돼있는 경우 불리한 상황이 올 수 있다"라면서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보다 여유로운 지주사가 부채 부담을 지면서 핵심 사업회사는 자본확충을 통해 재무개선을 이뤄내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식 자금 조달의 비슷한 예로 같은 그룹의 방산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이 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약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최대주주이자 방산 계열의 중간지주사격 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2대 주주인 에이치솔루션이 각각 5744억원, 1570억원을 수혈하겠다고 밝혔다. 자회사의 자금 마련을 위해 모회사가 일정 부분 부담을 진다는 점에서 한화솔루션-㈜한화 케이스와 비슷하다.

늘어난 차입 부담에도 ㈜한화의 재무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한화는 순수지주 외 여러 자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다. 작년에도 별도 매출 4조원, 영업이익 1670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4.2%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도 2.8배를 기록했다.

최근 ㈜한화 글로벌 부문이 질산 생산시설 투자를 단행한 것도 자체 사업 역량 확대와 함께 재무 안정을 위한 현금창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는 1900억원을 투자해 여수에 질산 생산능력을 40만톤 증설(기존 12만톤)한다고 밝혔다. 질산은 국내에서도 공급하고 있는 업체가 드물어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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