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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리포트]SK에너지, 그린사업 강화 속 맏아들 역할 절실③부채비율 115%→255% 재무건전성 악화…그린 사업 본궤도까지 버팀목 기대

이우찬 기자공개 2021-06-01 10:10:59

[편집자주]

국내 정유사는 1년 새 극과 극을 오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는 합계 4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정유 4사의 합계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올라섰다. 손에 쥐고 있는 원유는 그대로인데 유가 및 정제마진 변화에 따라 평가손익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정유업 외에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정유 4사의 사업방향과 재무구조,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너지는 이를테면 맏아들 구실을 한다. 엄마 SK이노베이션을 도와 집안을 건사했다. 집안 전체가 일구는 사업 매출의 70%를 도맡았다. 때로는 막냇동생(배터리 사업부문)의 학비까지 지원했다. 그런데 갈수록 외부환경(국제유가, 글로벌 경기)이 안 좋아지자 SK에너지도 힘이 부치기 시작했다.

정유업계 1위 SK에너지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배당금을 수취하는 핵심 계열사다. 최근 5년을 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업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17년에는 1조4000억원 규모였다. 그해 벌어들인 영업이익 1조3500억원을 웃돌았다.

◇2015년 이후 4년 호황에 재무건전성 업그레이드...지난해 코로나19 발목

재무건전성 지표로 유용한 부채비율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 10년 가운데 2015년을 분기점으로 볼 수 있다. SK에너지는 2014년 말 유가 급락 탓에 7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5년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한다. 2011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했다.

2013~2014년 200%를 웃돌았던 부채비율도 2015년 말 기준 130%까지 떨어졌다. 영업현금창출력 회복과 2012~2014년 무배당에 힘입어 재무부담이 크게 낮아진 덕분이다.

SK에너지는 2015~2017년까지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호황을 누린다. 늘어난 영업이익으로 배당 재원도 확보했다. 2016년 4111억원을 시작으로 2017년 1조4000억원, 2018년 5200억원, 2019년 3000억원을 SK이노베이션에 지급했다.


2016년 115%까지 떨어졌던 부채비율은 2017년부터 영업이익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사이 배당금 지급과 1조원 가량 투입된 감압잔사유 탈황설비 투자도 재무부담을 높였다. 더군다나 지난해 코로나19로 정유업이 직격탄을 입으면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당연히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255%까지 올라갔다.

총차입금과 순차입금 모두 2015년을 기점으로 2016년 최저를 기록했다. 이후 영업이익 감소, 배당 확대, 탈황설비 투자 등으로 늘어났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으로 빚을 모두 갚고 남는 차입금을 의미하는 순차입금은 2016년 725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560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 3월 리포트에서 “탈황설비 투자 마무리로 당분간 투자 부담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약화된 현금창출력과 기존 재무부담을 감안하면 재무구조의 개선에는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맏아들 노릇 여전히 중요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2차 배터리 등 그린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SK에너지의 버팀목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1분기 원유 재고자산평가이익으로 정유사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도 흑자 전환했다. SK에너지를 포함한 석유사업은 올 1분기 전체 매출에서 64%, 영업이익은 83%의 비중을 차지한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문은 신규 투자 등으로 영업손실이 누적돼 왔다. 배터리 사업의 손익분기점을 내년으로 잡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석유화학을 강화하는 다른 정유사와 달리 배터리 중심 그린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손실을 SK에너지의 실적이 뒷받침해줄 수 있는 게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그린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에너지 전환 시대를 고려할 때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다만 배터리 사업이 이익이 나고 안정 궤도에 올라설 때까지 SK에너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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