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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조건 [thebell note]

이정완 기자공개 2021-06-08 10:17:3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4일 07: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투자자는 더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을 피하지 않는다. 미래 이익을 낙관하면서 긍정적 전망에만 귀를 기울인다.

저평가 받던 건설주도 주가 상승세가 뚜렷하다. 대우건설은 연초 대비 80% 넘게 올랐다. 토목·플랜트 사업 적자 해소에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더해져 이런 흐름에 불을 지폈다. 기업가치 상승 기대감이 커진 덕에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 작업을 공식화하기 전부터 대우건설 인수를 노리는 기업이 여럿 등장하고 있다. 2017년 당시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절차를 시작하기 전 원매자를 찾아 나섰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만 품고 대우건설 인수에 나서는 것은 다소 위험할 수 있다. 뜨거운 주택 분양 시장 분위기에서 시작된 실적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의 73%, 영업이익의 97%를 주택건축 부문에서 벌었다. 전세계적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국내 주택 시장 분위기도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만약 외풍에 취약한 기업이 대우건설을 인수한다면 실적 악화로 인한 타격이 클 수 있다. 특히 대우건설은 2006년 금호그룹에 안겼다가 2009년 산업은행에 되팔린 경험이 있다. 당시 금호그룹은 인수 자금의 절반 이상을 차입을 통해 조달했는데 그룹에 유동성 문제가 닥치자 대우건설을 재매각했다. 대우건설 자산도 팔아 빚을 갚았지만 결국 견디지 못했다. 탄탄한 재무 여력을 갖춘 기업이어야 내·외부적인 문제가 생겨도 장기적으로 기업을 이끌 수 있다.

재무건전성은 기본이고 건설업에 대한 이해도 빼놓을 수 없다. 건설업계에서는 국내 주택에 비해 해외 사업 난도가 월등히 높다고 말한다. 해외 사업은 발주처와 관계, 각기 다른 현지 환경과 문화 등 신경 쓸 점이 훨씬 많다. 진출한 나라에서 처음으로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첫 진출 국가의 사업은 적자를 감안하고도 진행한다.

해외 사업 적자가 걱정돼 이 분야에 소홀했다면 지난해 대우건설 순이익의 절반 가량을 책임진 베트남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는 존재할 수 없었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시절부터 베트남을 공략한 덕에 총사업비 3조원의 신도시 수출 사업이란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대우건설 인수를 노리고 있는 부동산 디벨로퍼와 중견 건설사, 해외 건설사, 사모펀드 모두에게 묻고 싶다. 실적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을 재무 여력과 해외 사업을 장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업(業)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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