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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리포트]에쓰오일, 마이너스 사업 정유...살림꾼은 석유화학⑧10년 간 매출비중 13.5% 불구 영업이익 62.5% 기여…아로마틱·올레핀 투자 지속

이우찬 기자공개 2021-06-08 10:20:04

[편집자주]

국내 정유사는 1년 새 극과 극을 오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는 합계 4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정유 4사의 합계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올라섰다. 손에 쥐고 있는 원유는 그대로인데 유가 및 정제마진 변화에 따라 평가손익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정유업 외에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정유 4사의 사업방향과 재무구조,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4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0년 정유사 에쓰오일을 먹여 살린 건 정유사업이 아닌 석유화학이었다. 정유는 외부 변수에 따라 변동성도 컸고 수익성도 좋지 않았다. 석유화학은 10% 이상의 영업이익률로 회사를 이끌었다.

다른 정유사와 마차가지로 에쓰오일도 국제 유가 등락에 따라 전체 사업실적이 출렁였다. 2011~2013년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상일 때 전체 매출은 30조원을 웃돌았으나 2015년 이후 10조원대 후반 20조원대 중반을 오르락내리락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사업 매출은 약 16조원을 기록했다.

◇2011~2020년 정유사업 마이너스...석유화학이 핵심

정유부문은 2011~2020년 총 197조416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1조1529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정유업 호황기 2015~2017년을 제외하면 2012~2014년 3년 연속 누적 영업손실 1조456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정유에서 1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석유화학부문은 같은 기간 매출이 33조5355억원에 불과했으나 3조9150억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영업이익률은 11.7%에 이른다. 석유화학부문은 지난 10년 전체 매출에서 13.5%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전체 영업이익 중 62.5%를 책임졌다.


에쓰오일은 정유사 중 비교적 일찌감치 고수익의 석유화학사업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5조원이 투입된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올레핀 하류시설(ODC)에 앞서 2011년 제2 아로마틱 컴플렉스(파라자일렌 신규생산설비)를 상업 가동하기 시작했다. 제2 아로마틱 컴플렉스에는 1조3000억원이 투입됐다.

2011년 파라자일렌 신규설비는 아로마틱(방향족) 사업 확대를 의미한다면, 2018년 RUC, ODC는 올레핀(프로필렌, 에틸렌 등) 시장 진출을 뜻한다. 지난해 6월 기준 에쓰오일의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은 연간 190만톤으로 한화토탈(200만톤)에 이어 2위다.

◇정유사 중 코로나19서 가장 빨리 회복…"RUC·ODC 효과"

지난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업계에서 에쓰오일의 회복 속도는 가장 빨랐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 직전 분기(3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국내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4분기 영업이익 흑자였다.

올 1분기에는 영업이익 6292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2016년 2분기 6408억원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GS칼텍스가 632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오일뱅크는 4128억원, SK에너지는 2810억원이었다.

이 같은 실적의 배경에는 그동안 공들여 키워온 석유화학사업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정유사업에서 손실(897억원)을 냈으나 석유화학(727억원), 윤활유(1101억원) 사업이 선방했다.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에쓰오일의 호실적은 원유정제 가동률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정유사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고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내려간 상황에서 지난해 원유정제 가동률을 낮게 유지했다. 업계 1위 SK에너지의 원유정제 가동률은 지난해 78.4%, 올 1분기에는 63.6%였다. 업계 2위 GS칼텍스는 지난해 90%를 기록했으나 올 1분기에는 83.0%로 낮아졌다.


반면 에쓰오일의 원유정제 가동률은 지난해 전체 96.1%, 올 1분기 93.3%에 이른다. 회사 측은 "지난해 4분기 RUC를 포함한 고도화시설을 풀가동하면서 원유정제 시설을 최대로 가동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상업가동을 시작한 RUC와 ODC가 원동력이다.

에쓰오일의 RUC는 원유보다 싼 중질의 잔사유를 원료로 해 다시 휘발유, 고급 휘발유용 첨가제(MTBE),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다. 에쓰오일은 RUC에서 생산된 프로필렌을 ODC에 투입하고 수익성이 좋은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을 만들어 국내외 석유화학 업체에 공급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신규 설비를 통해 주력으로 생산한 산화프로필렌(PO)의 높은 스프레드도 도움이 됐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스프레드(PO 가격에서 원료인 프로필렌 가격을 뺀 수치)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직전 3분기 톤당 595달러에서 85% 이상 상승한 톤당 1098달러를 기록해 2014년 12월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출처=LG화학

◇'매' 프로젝트, 석유화학사업 확대 화룡정점되나

에쓰오일은 RUC, ODC를 잇는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인 '샤힌(Shaheen·매)'을 준비하고 있다.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까지 확대하는 게 골자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말 '석유에서 화학으로'의 혁신을 언급하며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7조원가량이 투입될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는 납사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80만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게 핵심이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불릴 만큼 플라스틱, 합성섬유, 합성고무 등 다양한 제품의 소재로 쓰인다.

국내 에틸린 생산능력 1, 2위는 양대 화학기업으로 꼽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로 석유화학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최근 정유사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가 나란히 올해 에틸렌 생산 설비를 가동한다. 에쓰오일이 목표로 밝힌 연간 180만톤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4위에 해당한다.

에쓰오일은 올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샤힌 프로젝트는 2022년 하반기 이사회에서 최종투자 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울산에 들어서게 될 샤힌 프로젝트의 신규 올레핀 공장은 2022년 착공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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