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재고 감소' 강조한 현대위아 재고자산 회전기간 늘며 매출 전환 속도 '하락'···충당금 증가에 수익성도 '악화'
양도웅 기자공개 2021-07-28 07:27:0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6일 13: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호(好)실적을 기록한 현대위아가 악성 장기 재고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회사가 재고 관리에 얼마나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아왔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현대위아의 재고자산 효율성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재고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재고가 곧 현금(돈)이기 때문이다. 다량의 재고를 보며 많은 현금이 묶여 있다고 우려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적정 재고를 유지해야 하지만, 제품과 재공품 등이 오랜 기간 창고에 묵혀 있다가 판매된다는 건 현금 회수가 그만큼 늦어진다는 뜻이다.
현대위아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8350억원, 영업이익 730억원, 당기순이익 610억원을 올렸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34.0%, 57.9%, 116.4% 증가한 규모다. 양대 사업 부문인 자동차부품 사업과 기계 사업 모두 매출 신장을 이뤘다. 단 영업손익 부문에서 기계 사업은 적자(-290억원)를 보였다.
회사 측은 "완성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자동차부품 사업 전 부문에서 매출이 늘었다"며 "무엇보다 국내외 시장에서 SUV의 인기가 크게 늘면서 당사의 주력 품목인 4륜구동 부품의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계 사업에 대해선 "수주가 늘고 있지만 원자재 수급 문제와 장기 재고 처분 등으로 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먼저 재고자산 회전율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9.4회→9.0회→8.7회→9.0회→8.9회→8.8회로 2018년 소폭 오른 뒤 다시 떨어졌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말하는 것으로, 이 속도가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데까지 걸리는 일수는 2015년 38.9일에서 2020년 41.7일로 3일 가까이 늘었다.
제품과 반제품 등이 창고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치도 하락했다. 기업은 제때 제품 등을 판매하지 못해 가치가 떨어질 경우 그 하락한 만큼을 충당금으로 설정한다. 현대위아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충당금은 2015년 884억원으로 최근 5년래 최고치를 찍은 뒤 감소하는 듯했으나 2018년부터 3년 연속 증가했다. 2018년 270억원, 2019년 421억원, 2020년 519억원으로 매년 수백억원의 손실을 봤다.
2019년과 2020년 충당금이 크게 늘자 현대위아는 중량 저감과 사이즈 및 재료비 축소, 공정 변경 등을 추진하는 등 원가 절감이 가능한 부문에 최대한 집중하면서 매출원가율을 2017년 수준인 94%대로 소폭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2015년과 2016년 매출원가율인 89.3%, 92.4%엔 미치지 못했다.
다만 현대위아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점은 포스트 코로나19에 대비해 주요 선진국들이 설비투자를 포함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아픈 손가락'인 기계 사업 부문의 반등을 현대위아가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향후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한 점도 호재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제조업이 잘돼야 공작기계 등이 잘 팔린다"며 "올해 들어 제조업 업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오랜 재고를 줄이는 데 주력하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등의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반기와 내년이 되면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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