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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다시 화학]'선택과 집중' 필요한 애경케미칼, 대규모 투자 이뤄질까②포트폴리오 재편 필요성 높아...무수프탈산·가소제 등 기존사업 정체에 일부 신사업 부진

조은아 기자공개 2021-08-18 09:50:49

[편집자주]

애경그룹이 애경유화·에이케이켐텍·애경화학 등 화학3사를 통합하기로 했다. 별다른 움직임 없이 그룹을 묵묵히 뒷받침해온 화학사업이 그룹 전면에 나선다. 왜 다시 화학을 선택했을까. 애경그룹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1일 16: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이 애경유화·에이케이켐텍·애경화학 등 기존 화학계열사 3곳을 통합한 ‘애경케미칼’을 설립한다. 시장의 관심은 애경케미칼의 사업구조에 쏠려 있다.

애경케미칼의 전신은 사실상 화학 3사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큰 애경유화인데 애경유화는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 사업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고 새 먹거리로 추진했던 사업 역시 일부는 재검토가 필요해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눈에 띄는 투자 없이 '고여 있던' 화학사업

애경유화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1970년 10월 설립 이후 50년 동안 무수프탈산(PA)과 가소제 공장의 준공과 증설을 제외하면 대규모 투자가 드물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사업구조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비교적 눈여겨볼 만한 변화는 2000년 이후 이뤄졌는데 전반적 수익구조에 영향을 미칠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2005년 발포우레탄을 제조하는 홍익산업을 인수했다. 지분 100% 가격은 82억원이다. 그 뒤 2007년 바이오디젤 공장을 준공해 해당 사업에 진출했고 2012년 정제 글리세린 공장과 음극재 공장도 각각 준공했다.

최근에도 큰 투자는 없었다. 애경유화의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51억원, 141억원, 360억원, 89억원, 545억원에 그친다. 연간 매출이 1조원을 오가는 회사치고는 매우 작은 수준이다.

매출도 10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2012년 AK홀딩스로 분할이 이뤄지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애경유화의 매출을 살펴보면 연결기준으로 8000억원대에서 1조원대를 오가고 있다. 오히려 2013년 매출이 1조1761억원으로 가장 많다.

영업이익의 경우 310억원대에서 750억원대로 편차가 큰 편인데 시황에 많이 좌우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출 비중이 높아 관세를 비롯한 무역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

애경유화는 가소제의 원료인 무수프탈산(PA)을 제조하고 이를 가공해 가소제를 만든다. 둘 모두 그동안 애경유화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했으나 몇 년 전부터 시장 상황에 변하면서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국의 PA 생산이 늘어나고 가소제의 환경호르몬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 필요한 신사업

현재 애경유화는 신사업으로 바이오디젤 등 바이오에너지 사업과 함께 폴리우레탄, 음극재, 태양광발전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애경유화는 2007년 바이오디젤 사업에 뛰어들었다. 바이오디젤이란 식물성 기름 등을 원료로 만든 연료로, 차세대 친환경 대체원료로 꼽힌다. 당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고 정부가 바이오디젤의 유류세를 면제하는 등 적극적인 보급정책을 펼치면서 대기업들이 앞다퉈 바이오디젤 사업에 진출했다.

애경유화는 2018년 바이오디젤 생산능력을 3만톤 더 늘려 현재 13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매출 비중은 13% 수준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디젤의 국내 시장은 5개 안팎의 회사들이 경쟁하고 있는데 애경유화의 점유율은 15% 안팎으로 낮지 않다.

전망도 밝은 편이다. 정부가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경유 연료에 바이오디젤을 의무적으로 혼합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점차 혼합비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의무 혼합비율이 2.5%에서 3%로 상향된 데 이어 올 7월부터도 3.5%로 상향됐다.

바이오디젤의 부산물인 글리세린을 가공한 정제 글리세린의 수익성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유화는 2013년부터 정제 글리세린 사업을 시작했는데 올 6월 연산 2만톤 규모의 설비를 증설했다. 현재 연산 4만톤 규모를 생산하고 있다.

애경유화는 2012년 음극재 시장에도 진출했다. 음극재는 2차전지의 핵심소재 가운데 하나로 최근 들어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애경유화가 생산하는 음극재는 하드카본계로 비주류에 속한다. 음극재는 크게 흑연계와 탄소계(카본)로 나뉜다. 카본 계열은 출력에 강점이 있다. 반면 흑연계는 저장 용량이 크고 구조적 안전성을 갖춰 더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간이 지나며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안전이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흑연계 음극재가 주류로 성장했다. 최근엔 실리콘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애경유화는 처음 연산 500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도입하고 생산을 시작했다. 당시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3000톤까지 증설한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아직까지 증설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출 규모는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으나 100억원 이하로 추정된다.

앞으로도 경쟁력을 갖추려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케미칼을 비롯해 이미 시장 강자가 뚜렷해졌고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이노베이션 등도 2차전지 소재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경그룹은 애경케미칼 출범 이후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분야로 투자가 이뤄질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계획은 통합 절차가 마무리된 뒤에야 나올 예정”이라며 “기존에 하고 있는 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은 물론 다양한 인수합병(M&A)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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