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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지배구조 로드맵]현물출자·합병·지주사…모로 가도 승계 열쇠는 '한화에너지'한화에너지 최대주주 되는 김동관 사장, 기업가치 확대 속도 예상

박기수 기자공개 2021-08-13 10:33:5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가 에이치솔루션을 역합병하면서 한화그룹 승계의 열쇠를 쥐게 됐다. '한화그룹 후계자'로 지목 받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한화그룹을 온전히 지배하기 위해서는 언젠가 ㈜한화의 최대주주가 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되지만 시나리오들의 공통점은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 극대화다.

한화에너지가 에이치솔루션을 역합병하면 '한화 3세' 김동관·동원·동선 3형제는 한화에너지의 지분율을 각각 50%, 25%, 25%씩 쥐게 된다. 또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소속이기는 하지만 지분 구도상 아직까지 ㈜한화 산하에 포함돼있지 않다. 이 역시 한화그룹이 언젠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한화에너지는 현재 한화그룹 화학·에너지 종합 기업인 한화솔루션이 진출하고자 하는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이미 영위하고 있는 곳이다. 북미 지역을 비롯해 일본·인도·터키·동남아 등 에서 태양광 발전사업 개발·전력 리테일 사업 등을 맡고 있다.

그룹 핵심 회사인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제조업체를 넘어 에너지 솔루션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가 같은 계열에 묶여있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또 한화에너지 계열(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이 ㈜한화 산하로 편입될 경우 ㈜한화의 연결 자산총계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종합하면 김 사장이 ㈜한화의 최대 의결권을 쥠과 동시에 한화에너지 계열이 ㈜한화 산하로 편입돼야하는 다소 복잡한 방정식이다.


이를 위한 시나리오는 다양하게 제기된다. 우선 김동관·동원·동선 3형제가 보유한 한화에너지 지분을 ㈜한화에 현물출자하는 것이다. 그 대가로 ㈜한화의 신주를 받는다면 자연스럽게 승계가 이뤄진다.

한화에너지와 ㈜한화가 합병하는 방법도 있다. 상장사와 비상장사간 합병이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상 합병가액을 산정하고 공정성을 검증받는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 이 과정을 거쳐도 한화 3세 3형제는 ㈜한화의 지분율이 현재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기존 주주들이 이에 반발해 주식매수청구권을 청구하는 등의 리스크는 감내해야 한다.

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화와 한화에너지를 각각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한 뒤, 두 회사의 투자 회사를 합병해 통합 지주사를 세우는 방식이다. 다만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도 자회사 지분 의무 소유 비율 등 각종 규제망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금 소요가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화에너지가 추후 구주매출 방식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3형제가 승계 재원을 쥘 것이라는 예측도 보낸다. 김동관 사장이 한화에너지 지분을 IPO를 통해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한화의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에 오르거나, 김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수증받고 그에 따른 증여세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측되는 시나리오다. 다만 이렇게 될 경우 ㈜한화와 한화에너지 간의 연결고리가 끊어진다.

여러 방법이 제기되지만 이 시나리오들의 교집합은 한화에너지의 가치 상승이다. 3형제가 지분을 출자하든 한화에너지와 ㈜한화가 합병을 하든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가 최대한 높아져야 김동관 사장에게 유리한 상황이 나온다. IPO를 해도 마찬가지다.

이에 업계는 이번 역합병을 기점으로 김동관 사장이 본격적으로 한화에너지의 외형 확장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 김승연 회장이 건재하기 때문에 시간을 가지고 한화에너지의 밸류를 최대한 끌어올린 후 승계 시나리오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한화에너지는 자회사 '한화에너지USA홀딩스(Hanwha Energy USA Holdings)'와 '한화에너지싱가포르(Hanwha Energy Corporation Singapore)'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5조596억원으로 2017년 말(2조9273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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