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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엔에스엔 FI, 안전장치 발동…전환가 하향 조정 행렬'즉각적 시가 반영' 조건 수혜, 오버행 리스크 현실화 조짐

박창현 기자공개 2021-08-23 08:08:42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8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엔에스엔' 전환사채(CB)에 투자했던 재무적투자자(FI)가 든든한 안전판 덕분에 한숨을 돌리고 있다. 발행 후 1개월마다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는 조건을 달아두면서 주가가 떨어진 만큼 투자 차익 마지노선을 낮추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과 주식, 현금 등 담보물까지 확보하고 있다. 만성 적자 사업 구조 속에 운영 자금 확보가 절실했던 엔에스엔이 FI를 유치하기 위해 사실상 가용 가능한 모든 당근책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에스엔은 올해 들어 발행한 23~25회차 CB의 전환가액을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주가가 떨어진 만큼 CB 전환가액을 조정해 투자자의 차익 마지노선을 낮추고 있는 셈이다. CB 투자자들에게 전적으로 유리하게 세팅된 전환가액 조정 트리거가 발동된 결과들이다.

엔에스엔은 올해 3월 대주주가 'JK파트너스1호 투자조합'으로 바뀌었다. 새 주인측은 곧바로 사업다각화 청사진을 내놨다. △토목 건축 공사업 △소방시설 공사업 △철도 궤도 공사업 △조경 공사업 △신재생사업 △2차전지용 자원 트레이딩 등 무려 30개에 달하는 아이템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CB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엔에스엔은 대주주 변경 직후 세 차례에 걸쳐 CB를 찍어 총 210억원을 조달했다. 메리츠증권이 가장 많은 140억원을 책임졌고, 바로저축은행과 엑스큐어가 각각 45억원, 25억원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보다 유리한 발행 조건들이 삽입됐다. 만성 적자 사업 구조로 인해 투자 리스크가 부각되자 확실한 이점 제공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엔에스엔은 자전거 제조 판매와 컴퓨터 유통 사업을 하고 있다. 두 사업 모두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엔에스엔은 연결 기준으로 2015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누적 손실액만 430억원에 달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위험을 상쇄할 안전판이 필요했다. 이에 23회차와 24회차 CB에 발행일 이후 1개월마다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는 조건을 넣었다. 사실상 주가 하락 시 즉각적으로 전환가액을 떨어뜨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CB 투자자는 주가 하락 구간에 전환가액을 낮췄다가 이후 주가가 회복되면 차액만큼을 그대로 이익으로 가져갈 수 있다.

실제 CB 발행 이후 엔에스엔 주가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연초까지 1600원을 넘나들던 주가가 현재는 1200원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곧바로 트리거가 발동했고 23회차는 1480원에서 1388원으로, 24회차는 1682원에서 1399원으로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됐다. 또 그만큼 전환가능 주식수도 늘었다.

안전판은 또 있다. CB 투자자는 담보까지 제공받고 있다. 23회차 CB는 담보물로 엔에스엔 소유 장안동 부동산과 코스닥 상장사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보통주 596만주가 설정돼 있다. 24회차 CB 담보물은 더 확실하다. 엔에스엔은 원리금 상당액의 현금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사실상 원금 회수 리스크를 최소화시켰다.

25회차 CB 역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 3개월마다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는 조건을 넣었고, 그 결과 이달 초 전환가액이 1406원에서 1324원으로 낮아졌다. 자연스럽게 전환가능 주식수도 177만여주에서 188만여주로 증가했다.

전환가능 주식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오버행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환가액 조정으로 23~25회차 CB 전환 가능 주식 수는 1440만주여주에서 1583만여주로 늘었다. 이는 현재 엔에스엔 발행주식 총수(5580만여주)의 28.3%에 달한다. 전환가액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열려있는데다 다른 회차 잔여 CB 물량도 900만주 넘게 남아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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