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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프라삭 완전편입…글로벌 '파이프라인' 확보 잔여지분 30% 인수, PBR 2.13배→1.7배 하향…해외익 견인 전망

김현정 기자공개 2021-08-24 07:26:15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3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 현지법인 프라삭(Prasac)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글로벌 수익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프라삭은 현 시점에서도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부코핀의 적자를 상쇄해 국민은행의 순이익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더불어 국민은행의 의지에 따라 ‘주주 간 약정’보다 잔여지분 인수시기를 앞당겼음에도 좋은 조건으로 인수를 마무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과거 계약 당시 2.13배였던 PBR이 1.7배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예상보다 싼 값에 알짜 회사를 품게 된 셈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프라삭 잔여지분 30%를 조기 취득함에 따라 하반기부터 프라삭의 순이익 전부를 지배지분 순이익으로 끌어올 수 있게 됐다. 프라삭은 6월 말 기준 지점 182개를 보유한 캄보디아 최대 소액대출금융기관(MDI)으로 대출점유율 3위사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4월 프라삭 지분 70%를 7370억원에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프라삭은 현재 국민은행 글로벌 이익을 견인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프라삭의 순이익은 906억원 정도다. 타 글로벌 법인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다른 캄보디아 법인(Kookmin Bank Cambodia PLC.)과 중국 법인(Kookmin Bank China Ltd.)이 각각 50억원, 95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냈다.

나머지 해외법인들은 모두 적자 행진이다. 미얀마의 마이크로파이낸스법인과 은행법인이 각각 38억원, 16억원 순손실을 냈고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이 66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기존 해외법인들의 순이익이 미미할뿐 아니라 지난해 새롭게 자회사로 편입한 부코핀은행은 아직 경영정상화 작업 중이다. 지난해 ‘잘’ 인수한 프라삭이 부코핀의 적자를 상쇄하며 글로벌 이익 전체를 책임지고 있다는 평이다.

작년 캄보디아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주요 산업이 흔들리고 고객들의 상환 능력도 취약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라삭은 1995년부터 이어진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시중은행 부럽지 않은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순이익 증가율이 5%에 그쳤지만 올 상반기 성장률이 158.3% 급증하며 완전히 회복세로 돌아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프라삭이 기존 연평균 30%대 성장률로 곧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워낙에 좋은 회사이기 때문에 빨리 온전한 국민은행 것으로 만들기 위해 올 초부터 물밑 작업을 진행해왔다”며 “실적 뿐 아니라 글로벌 기반이 탄탄해진다는 점에서 프라삭의 완전자회사화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잔여지분 인수시기를 앞당겼지만 기존 주주로부터 좋은 조건으로 추가 매입을 이끌어 재무적 이득을 극대화했다는 평이다. 국민은행은 과거 계약 당시 지분 70%를 먼저 인수하고 30%는 2021년 말 추가 취득하기로 했었다.

당시 스리랑카 기업 란카오릭스(LOLC)와 뱅크오브이스트아시아(BEA) 등 프라삭 기존 주주는 2021년 말 잔여지분 30%를 국민은행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을 보유하기로 했다. 다만 만일 기존 주주가 행사시간에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국민은행은 풋옵션 행사기간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기존주주 지분을 불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갖기로 했다.

결국 옵션 설계 상 지분 30%는 국민은행의 몫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기존 주주가 끌었다면 내년으로 완전자회사가 밀릴 수도 있었던 셈이다. 어차피 프라삭은 국민은행의 완전자회사가 될 회사인데다 최근 실적 상승 폭도 가파른 만큼 국민은행이 강력하게 옵션 조기 행사를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조기인수는 국민은행의 의지였지만 30% 지분 인수가격도 당초 금액대로 합의됐다. 국민은행 추가 지분인수가액으로 4112억원을 '미지급금'으로 계상해왔다. 4112억원은 옵션 행사가액과 기존 주주에게 지급하기로 한 배당금을 현재가치(지난해 말 기준)로 계상한 금액이다. 환율 및 이자율 등을 감안해 올해 말 더욱 불어날 수도 있었다.

국민은행이 최종 합의한 지분 30%의 인수가액은 3784억원이다. 환율 차이가 있을 뿐 동일 가격이다. 기존 주주가 조기인수에 대한 프리미엄을 요구했지만 국민은행이 원래 가격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과거 계약 당시 2.13배였던 PBR이 1.7배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년 4개월 동안 프라삭이 지속 성장해 순자산가액이 27% 증가했고 잔여지분을 적정가격에 인수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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