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오너십 점검]네이버, 이해진 3.7% 지분으로 94% 지배력 행사①평균 57% 대비 과하게 높아…9.3% 자사주 든든한 보호막, 외부투자 유치 소극적
원충희 기자공개 2021-09-13 07:20:09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가 '빅테크'로 불리는 IT 대기업에 대해서도 편법지배 감시의 눈길을 번뜩이고 있다. IT업계에선 네이버, 카카오, 넥슨, 넷마블이 규제감독 사정권에 들었다. 이들 역시 기존 재벌과 유사하게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막강한 장악력을 발휘하고 있다. 공정위가 산출한 내부지분율을 기준으로 IT그룹 오너의 지배력 현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의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사진)의 지분은 3.7%에 불과하다. 2017년 그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받을 때 자신이 총수가 아니라고 강변한 배경에도 낮은 지분율이 있었다. 하지만 네이버의 자사주와 계열사를 통한 지배력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공정위가 계산한 이 GIO의 내부지분율로 본 그룹 장악력은 94%를 넘어서고 있다.공정위가 대주주의 그룹 지배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쓰는 내부지분율은 계열사 전체 자본금(액면가 기준)에서 총수 및 특수관계자(친족, 임원, 계열사, 공익법인 등)와 자사주 등의 주식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내부지분율이 높을수록 외부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유리하다.

3.7%가 94%로 확대될 수 있는 이유는 자회사, 손자회사 등 계열구조로 엮여있어 일종의 '지렛대(leverage)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해진은 네이버를 통해 수많은 자회사와 해외계열사를 거느린다. 네이버가 계열사를 소유하고 그 계열사가 다른 회사를 보유하는 구조가 계속 이어진다. 이 GIO는 지분 한푼 늘리지 않아도 네이버란 그룹 자체가 커지면 그의 지배력도 확대되는 구조다.
네이버가 준대기업(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017년 당시 내부지분율은 77.44%였다. 총수의 지배력은 해마다 강해진 셈이다. 내부지분율로만 보면 이 GIO의 오너십은 외부공격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졌다.
네이버 총수가 3% 남짓한 지분으로 이 정도의 장악력을 발휘할 수 있는 첫 번째 비결은 자사주다. 6월 말 기준 네이버의 자사주는 9.3%에 이른다. 한때는 11%에 달한 적도 있으나 그간 M&A나 임직원 주식보상(스톡옵션)으로 소진하면서 9%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카카오(2.77%), 넷마블(4.67%) 등 다른 테크기업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
재계 관계자는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경영권 보호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공정위에서 총수 측 지분으로 분류한다"라며 "상법상 자사주를 제3자에게 지정해 매각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의결권이 되살아나 우호지분으로 바뀐다"라고 설명했다.

윤소정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원은 "2018~2021년 주주총회에 상정된 주주제안과 기업 대응을 살펴본 결과, 내부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주주 제안이 부결될 확률이 높고 주주관여활동으로 지배구조 개선이나 변화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 오너가의 부족한 지분을 자사주로 충당하고 있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SK는 총수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28.5%인데 자사주는 25.4%나 된다. 반대로 오너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45.89%나 되는 LG는 자사주가 0.04%에 불과하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50% 넘는 GS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역시 제휴 및 M&A에 지분교환 방식으로 자사주를 활용하면서 현금소요를 줄이고 CJ, 신세계·이마트, 미래에셋 등 우호주주들을 확보했다. 이는 그룹 간의 사업적 연계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총수의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는 구도다.
이 GIO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는 또 다른 비결은 외부투자 유치에 비교적 소극적인 태도다.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상장했거나 혹은 예비 중인 자회사가 거의 없다. 외부투자를 받은 사례도 직계 자회사 중에는 네이버파이낸셜 정도뿐이다. 크림, 케이크, 스노우 등이 외부투자 유치를 받긴 했지만 네이버 전체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M&A나 분사 등으로 그룹의 규모는 점점 커지는데 반해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자본은 별로 없다보니 총수가 행사할 수 있는 내부지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장이나 외부투자 유치가 적은 기업일수록 내부지분율이 높게 나온다"라며 "내부지분율은 외부주주의 비중이 클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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