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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 '리딩금융' 경쟁, 손보업계로 퍼지나 '은행·증권 vs 카드·캐피탈' 전선, 금리인상기 인오가닉 성장 변수

이장준 기자공개 2021-11-03 07:52:3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2일 10: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리딩금융' 지위 쟁탈전이 손해보험업계로 확장할지 주목된다. 신한금융은 이번에 소형 보험사를 인수했지만 당장 업계 '빅4'인 KB손해보험과 견주기는 무리가 있다. 우선 라이선스 확보를 통해 업계 전반을 스크린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리 인상기를 맞아 보험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신한금융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당장은 판도를 흔들 만한 매물이 없었으나 추후 손보사 인오가닉(inorganic) 성장을 적극적으로 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10월 29일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카디프손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카디프손보 지분 94.54%를 인수하며 지주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손해보험업을 직접 하게 됐다. 이로써 신한금융은 △은행(신한은행·제주은행) △여신전문업(신한카드·신한캐피탈) △생명보험(신한라이프) △증권(신한금융투자)을 △저축은행(신한저축은행) 등을 비롯한 전통 금융업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신한금융과 경쟁 구도를 이루는 KB금융은 일찍이 M&A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틀을 구축했다. 2014년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과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전통 금융업의 모든 포트폴리오를 채웠다.

이후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약한 부문을 보강해왔다. KB금융은 2016년 현대증권을 인수해 KB증권에 흡수합병했다. 지난해에는 기존 KB생명 외에 푸르덴셜생명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공룡'으로 거듭났다.

신한금융 역시 2019년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옛 신한생명을 존속법인으로 흡수합병해 신한라이프생명을 만들었다. 지난해 VC 네오플럭스도 인수했으나 KB금융과의 체급 차이를 좁히긴 어려웠다. 올 9월 말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총자산은 각각 650조5000억원, 638조7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리딩금융그룹을 가르는 기준인 순이익으로 살펴봐도 KB금융이 앞선다. 올 3분기까지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3조7722억원과 3조5594억원의 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기준)을 기록했다. 2128억원 차이로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석권했다.

다만 주요 자회사별로 비교하면 두 금융그룹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우선 은행 부문에서는 KB금융이 우세하다. KB국민은행은 올 3분기까지 2조20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은행(2조1301억원)을 앞섰다. 제주은행(216억원) 순이익까지 합쳐도 격차가 여전하다. 원화대출금 자체가 KB국민은행(311조8000억원)이 신한은행(263조7200억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영향이 컸다.

증권 역시 마찬가지다. KB증권은 올 3분기까지 그룹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543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신한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367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 분기만 놓고 보면 유사한 실적을 냈지만 신한금투가 사모펀드 손실 관련 영업외비용을 많이 인식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반대로 여신전문업(카드·캐피탈)에서는 신한금융이 우위에 섰다. 신한카드는 3분기까지 538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신한금융 내 비은행 '톱' 자회사로 선제적인 사업 다각화에 성공해 업계 1위 지위를 지키고 있다. KB국민카드는 같은 기간 374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신한캐피탈이 올 3분기까지 2089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동안 KB캐피탈은 170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과거에는 자동차금융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KB캐피탈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했지만 최근 들어 기업·투자금융에서 신한캐피탈이 좋은 실적을 내며 역전했다.

*출처=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생명보험은 최근 수년간 두 금융그룹의 M&A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 부문이다. 장기계약이 중요한 보험업 특성상 순이익만으로 경쟁력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신한금융이 한발 앞선 양상이다.

옛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해 탄생한 신한라이프는 3분기까지 401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은 25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KB생명은 181억원 적자를 냈다.

다만 손해보험 부문은 KB금융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KB손보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와 더불어 업계 빅4로 군림해왔다. 올 3분기에도 269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에 반해 신한금융은 지주 설립 2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손해보험업 포트폴리오가 공백이었다.

이번에 카디프손보를 인수해도 KB손보와 비교하는 건 무리다. 지난해 한 해 실적만 보더라도 카디프손보는 1년 동안 119억원의 영업손실과 11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신한금융은 카디프손보를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B2B2C 중심의 파트너십 사업모델과 안정적인 자산운용 전략 등 기존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디지털 스타트업과 협업 추진 등 그룹 차원에서 지원사격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디지털손보사의 한계를 지적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은 금융업 중 디지털화가 가장 까다로워 캐롯손보와 출범 예정인 카카오손보 역시 장기보험이 아닌 일부 영역에 집중하려 한다"며 "무엇보다 설계사의 적극적인 푸시(push) 없이는 성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추후 손보사 추가 인수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디프손보를 통해 손해보험업을 영위하면서 추가 M&A를 위한 기반을 미리 닦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경우 리딩금융그룹 경쟁이 손보업계로 본격적으로 확장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여기 한몫한다. 한국은행이 8월에 이어 이달 중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금리가 상승하면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하는 은행과 더불어 자산운용 여건이 개선돼 운용수익률이 높아지는 보험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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