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 석탄 지고 '친환경' 신소재 트레이딩 뜬다 SKC·대상과 PBAT 합작사 설립, '360억' 출차...ESG 경영강화 이후 첫 지분투자
김서영 기자공개 2021-11-26 07:30:56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4일 09: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종합상사에 석탄, 석유 등 자원개발 사업은 저마진 사업구조로부터의 탈출구였다. 상사업은 제품을 팔려는 기업과 사려는 기업 사이에서 무역을 중개해 수수료를 수익원으로 삼는다. 거래 대금이 큰 만큼 매출 규모도 크지만, 마진이 남지 않아 영업이익률은 0~1% 수준에 그친다. 이에 종합상사는 2000년대 들어 자원을 직접 개발해 기업에 파는 능동적인 전략을 취하기 시작했다.LX인터내셔널(옛 LG상사)이 점 찍은 자원개발 사업은 바로 석탄이다. 2007년 LG상사 시절 인도네시아의 MPP 광산을 인수해 석탄 개발 및 생산에 성공했다. 이렇게 확보한 석탄을 고유의 트레이딩 역량을 통해 전 세계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인도네시아 GAM 석탄 광산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1000만톤 규모의 생산체제가 구축됐다. 2017년 자원개발 사업으로만 784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2000억원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LX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 사업은 올들어 ESG 바람이 불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친환경(E) 측면에서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들이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지적받게 됐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석탄 채굴 및 발전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나서면서 ESG가 재무적 리스크로 번지게 됐다.
LX인터내셔널도 이내 ESG 트렌드에 올라탔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친환경 사업을 포함한 7개 분야를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 에너지 사업 내 석탄 개발 비중을 줄이는 대신 니켈과 같은 2차전지의 핵심 광물 사업으로 자원개발 영역을 확장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수력,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투자와 탄소배출권 거래, 폐기물 처리 등 친환경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가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24일 LX인터내셔널은 SKC, 대상과 함께 친환경 생분해 신소재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LX인터내셔널과 SKC, 대상은 각각 360억원, 1040억, 4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LX인터내셔널은 합작사에 대해 지분 20%를 보유하게 된다. 이는 친환경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뒤 처음으로 나서는 지분 투자다.
이들 3사가 설립한 합작사는 친환경 신소재인 고강도 'PBAT(Polybutylene Adipate Terephthalate)'를 제조하게 된다. PBAT란 쉽게 말해 6개월 안에 자연 생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을 말한다. 비닐봉지, 위생장갑, 빨대, 농업용 필름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고강도 PBAT는 목재에서 추출한 나노셀룰로스를 보강재로 사용해 플라스틱 수준으로 강도를 높였다.
LX인터내셔널은 합작사 운영에 있어 종합상사로서의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0여년간 쌓아온 해외 마케팅 역량과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합작사에서 생산한 제품의 글로벌 판매를 책임질 계획이다. 한편 SK그룹의 소재기업인 SKC는 고강도 PBAT 양산기술과 연구개발을 맡는다. 종합식품기업인 대상은 바이오매스 기반의 PBAT 원료를 공급해 친환경성을 높인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상사인 LX인터내셔널이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협력사를 찾아다녔다는 후문이다"라며 "이들 3사는 친환경 신소재 사업과 관련해 공감대를 이루면서 합작사 설립을 이뤘다"고 말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석탄 개발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지양하되 기존 개발자산의 효율성을 높여서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번 친환경 신소재 합작사 설립을 시작으로 석탄 자원개발에서 친환경 신소재 트레이딩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재무개선' AJ네트웍스, 조달비용 '확' 낮췄다
-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한다
- [수술대 오른 커넥트웨이브]2대주주 지분매입 나선 MBK, 주식교환 카드 꺼냈다
- [이사회 모니터]이재용 에이비프로바이오 대표, 바이오·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 와이투솔루션, 주인 바뀌어도 '신약' 중심엔 美 합작사 '룩사'
- 아이티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본격 출범
- 아이에스시, AI·데이터센터 수주 증가에 '날개'
- [이사회 모니터]서정학 IBK증권 대표, ESG위원회도 참여 '영향력 확대'
- SW클라우드 '10주년' 폴라리스오피스, “초격차 밸류업”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한화저축, 경영 승계 이슈 속 유동성 '양호'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OSB저축, 유동성 200% 유지…M&A 적기 '기다린다'
- KB저축, 서혜자 대표 첫 실적…'흑자 전환' 성공
- 신한저축, 여신 외형 축소에 순이익 '주춤'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BNK저축, 대출 영업·유동성비율 '다 잡았다'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IBK저축, 유동성비율 가파르게 하락한 배경은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NH저축, '안전자산' 투자가 이끈 유동성 개선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우리금융저축 '영업 확대'로 끌어올린 유동성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하나저축, 대출 영업 축소 대신 '예치금 확대'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한투저축, 유동성 '우수'…자산부채 구조 개편 덕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