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CB 잡는 코스닥]구영테크 콜옵션 40%, '경영권 양보' 장녀 몫 되나장남 이종명 중심 승계 이미 완성…'15년 근속' 이유현 전무 보상 활용 관측도
박창현 기자공개 2021-11-30 08:56:17
[편집자주]
코스닥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전환사채(CB) 판이 완전히 바뀐다. 지배력과 자산증식 지렛대로 활용됐던 콜옵션에 브레이크가 걸린 탓이다. 수혜자 면면 역시 다 밝혀야 한다. 전환가액 상향 조정도 의무화된다. 그만큼 안전판 두께가 얇아졌다. 바뀐 규정은 2021년 12월1일부터 적용된다. 마지막 과실을 따 먹을 기회는 남아있다. 최근 코스닥 CB 발행 공시가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막차를 타야만 하는 기업들의 속내와 노림수를 더벨이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6일 10: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 자동차 부품사 '구영테크'가 규제 강화 전에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지분율에 따라 콜옵션 행사 규모가 결정되는 개정안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물량 몰아주기가 가능하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적통 후계자인 장남 이종명 전무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장녀 이유현 전무가 동생에게 경영권을 양보했고 16년 넘게 아버지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다는 점에서 이번에 보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구영테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100억원 규모 7회차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자금조달 목적은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 확보이며, 납입일은 이달 26일이다. 구영테크는 추가 투자금 확보를 위해 자기주식 처분과 교환사채 발행도 추진 중이다.
자금 사용처와 별개로 콜옵션 향방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CB 발행 규정이 강화되기 전에 의사결정을 내린 덕분에 콜옵션 배분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특정인에게 콜옵션 몰아주기가 가능하다. 강화된 규정 안에서는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들이 CB 발행 당시 지분율 만큼만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구영테크 CB는 그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다.
구영테크는 권면 총액의 40%(40억원) 물량을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을 걸어뒀다. 콜옵션 수혜자도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자로 한정했다. 콜옵션 배정 근거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내세운 이유기도 하다.
가장 유력한 수혜자는 이희화 회장의 장남이자 적통 후계자인 '이종명 전무'다. 이종명 전무는 수년간의 승계 플랜을 통해 이미 구영테크의 실질적 소유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종명 전무가 최대주주(70.86%)로 있는 '미광정공'이 구영테크의 최대주주다. 미광정공이 보유한 지분율은 15.37%로 이 회장(13.62%)을 앞서고 있다. 이종명 전무는 지분 7.55%도 직접 소유하고 있다. 합산 지분율로 따지면 22%에 육박한다.
CB 콜옵션 행사로 확보 가능한 주식 수는 114만여주다. 지분율로 따지면 4.33%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가 하락으로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되면 최대 142만여주까지 취득할 수 있고, 단숨에 지분율을 5%포인트 넘게 높일 수 있다. 이종명 전무가 CB 콜옵션을 독식하면 사실상 완벽한 1인 지배체제 구축이 가능해진다. 사실상 승계 작업의 마침표가 찍히는 셈이다.
다른 예측도 나온다. 장남이 아닌 장녀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종명 전무의 누나인 이유현 전무가 그 주인공이다. 이유현 전무는 동국대학교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구영테크에 입사해 16년 넘게 아버지를 보필하고 있다.
이종명 전무는 2015년 구영테크 미국법인장을 시작으로 그룹에 합류했다. 구영테크 본사 경영진으로 들어온 건 올해 3월부터다. 단순 근속연수와 기여도를 따지면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다.
무엇보다 이유현 전무는 장남 중심의 후계 승계를 인정하고 궁극적으로 경영권까지 양보했다. 이에 콜옵션을 통해 그에 대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유현 전무 지분율은 1.34%에 불과하다.
콜옵션은 CB 발행 후 1년 뒤인 내년 11월부터 행사가 가능하다. 결국 그 시기에 맞춰 콜옵션 주인 역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구영테크 관계자는 "신규 투자 목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CB 콜옵션은 지배력 유지 차원에서 대주주 측이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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