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두산인프라코어, 하이일드 떼고 'A-'로 상향 유상증자로 재무상태 개선…현대중공업그룹과 시너지 기대
이상원 기자공개 2021-12-27 07:37:1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2일 1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A등급을 회복했다. 2015년 하이일드 등급으로 강등된 이후 약 6년 만에 A등급을 되찾았다.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한 것이 등급 상향으로 이어졌다.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리스크를 떨쳐낸 것도 주효했다.◇두산그룹 떠나 현대중공업그룹 품으로
한국신용평가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기존 'BBB+,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2015년 10월 BBB로 등급을 내린지 약 6년만에 다시 A등급을 매겼다.
6년 전 등급 하락은 밥캣 인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미국 건설장비 업체 밥캣을 49억달러(약 5조원)에 인수했다. 인수 자금 중 약 39억달러를 외부에서 차입으로 조달했다. 이로 인해 매년 5000억~6000억원의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달갑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이듬해 발발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영업 현금흐름을 크게 경색시켰다. 과중한 금융비용에 영업 수익성 악화라는 악재가 더해지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하게 부실해졌다. 공작기계 사업을 분할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으나 효과는 크지 않았다.
부실화를 지켜본 한국신용평가는 2016년 말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등급과 아웃룩을 'BBB-,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로 인해 투기등급 강등 직전까지 몰렸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모면했지만 부실은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으로 전이됐다.
글로벌 발전, 플랜트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국내 탈원전 정책으로 실적이 악화한 결과 두산중공업 역시 부도 직전까지 몰렸다. 공적 자금이 투입된 덕분에 가까스로 살아났지만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과의 약정으로 계열사,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그룹 내 알짜로 꼽히던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에 매각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구조는 현대중공업그룹 편입 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6883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유동성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순차입금은 약 1조6000억원에서 9월 말 기준 1조2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부채비율 역시 382.1%에서 증자 후 253.5%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산된다.
한신평은 추가 신용등급 상향의 트리거로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14% 이상 지속을 제시했다.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지표도 2배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지난 9월말 기준 EBITDA/매출액은 10.6%, 순차입금/EBITDA는 3.1배를 각각 보이고 있다.
◇글로벌 건설경기 호황…현대건설기계와 시너지 기대
코로나19로 침체된 국내 건설 시장은 올해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인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527억원, 영업이익률은 7.1%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건설기계 시장인 중국이 헝다 이슈로 위축 우려가 있지만 광산 개발 수요는 여전하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주력 제품이 주로 광산 개발에 사용되는 대형 굴삭기인 만큼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미크론의 확산도 글로벌 건설경기가 꺾일 정도의 수준은 아닌 것으로 예상된다.
DICC를 놓고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소송 리스크가 해소된 점도 주목된다. 지분 인수 비용 3050억원이 소요됐지만 유상증자로 재무부담을 덜었다. 특히 BBB+와 A-가 한 등급 차이지만 금리 격차가 큰 만큼 향후 자금 조달에도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 편입으로 현대건설기계와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 양사의 영업망 공유를 비롯해, 연구개발, 구매, 물류 비용 절감 등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누계 기준 약 1조원 수준의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되며 현대건설기계와의 향후 영업망 공유를 통한 수익 구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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