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승부수]'고객경험'에 꽂힌 삼성과 LGCXM 적극 수용, 조직명에도 붙여…차별화된 경험 제공해 '찐팬' 만들기
원충희 기자공개 2022-01-07 14:07:4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6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신임 대표들의 신년사를 살펴보면 '경험(Experience)'이란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고객경험관리(CXM)란 경영개념을 국내 대기업들이 적극 수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애플이 갖가지 논란을 겪으면서도 탄탄한 팬층 덕분에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이 된 것처럼 일명 '찐팬'을 만드는 전략이다.◇한종희·조주완 모두 신년사 통해 '고객경험' 강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2022년 신년사를 통해 "최고의 고객경험(CX)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가치 있는 고객경험으로 사업품격 높이자"고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역시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하자"고 전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의 신년사에도 고객경험이란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국내 대표 기업인 이들의 올해 공통적인 경영키워드는 고객경험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아예 조직명에 붙였다. 생활가전(CE)과 IT·모바일(IM) 사업을 통합한 세트(완성품)부문의 명칭을 DX(Digital Experience)로, 무선사업부를 MX(Mobile Experience)로 바꿨다. 가치 있는 고객경험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철학을 조직명에 붙여 전반적으로 투영하겠다는 의지다.
삼성과 LG가 경험에 꽂힌 이유는 글로벌 경영 트렌드와 연관이 깊다. 미국 콜롬비아대의 번트 슈미트 교수의 책 '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2003)'에서 제시된 CXM은 제품 서비스에 대한 정보 탐색, 구매, 사용, 사용 후 평가 단계(후기)에 이르기까지 고객과 브랜드가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의 종류는 다양해지고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지면서 그만큼 개별 제품에 대한 고객 인지도는 떨어지는 추세다. 이는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약화시키고 시장 차별화에 실패하는 요인이 되고는 한다. 제품의 특징과 기능보다 기업이 제공하는 경험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구별하게 됐기 때문이다.
◇경험을 공유·비교하는 시대, CXM이 대세
과거와 달리 요즘 소비자들은 모든 경험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모바일 환경이 발달하면서 후기, 리뷰처럼 SNS 등을 통해 기존 고객의 구매 경험이 타 고객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로 작용한다. 이렇다보니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접하는 전 과정에서 체험을 관리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요 제품인 TV, 가전, 스마트폰 등은 B2C에 가까운 시장 성향을 갖고 있어 CXM에 더욱 예민하다. B2B 업종인 삼성SDI, 삼성전기의 신년사에 경험이란 단어를 찾아볼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CXM은 고객경험이 감정을 중시한다는 점에 주목해 나온 개념이다. 소비자와 모든 접점에서 기업은 고객이 브랜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호전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애플이 여러 논란을 겪으면서도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이 된 것은 고객경험관리를 통해 구축한 탄탄한 팬층 덕분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는 제품 그 자체(물질재)가 아닌 경험재를 최종 구매하는 시대"라며 "아이돌 팬들이 자신의 스타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홍보하는 것처럼 고객이 직접 체험하고 적극 알리는 쌍방향형, 참여형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삼성, LG 등 대기업들도 이런 추세에 적극 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슈 & 보드]박막사업 매각 결정한 넥실리스 이사회, SKC와 한 몸
- [피플 & 보드]SKB 매각이익 주주환원 요청한 김우진 태광산업 이사
- [2024 이사회 평가]삼성SDS가 품은 엠로, 지배구조 개선은 아직
- [2024 이사회 평가]코스모화학, 구성 지표 아쉽지만 감사위 설치 등 노력
- [2024 이사회 평가]대주주 입김 강한 한전KPS…준시장형 공기업 한계
- [Board change]LS머트, 이사회에 케이스톤 인사 모두 빠졌다
- [Board change]자산 2조 넘은 제주항공, 이사회 개편 불가피
- [그룹 & 보드]KT, 스카이라이프 사추위 독립성 발목
- KT 문제는 '주주' 아닌 '외풍'
- [이슈 & 보드]KT, 내부 참호 구축 vs 정치적 외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