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 이커머스로 가는길 '포켓CU' 편의점 벽 허문다 모바일앱서 면세점 제품 할인 판매, '온라인비즈니스랩' 셀단위 디지털 접근
방글아 기자공개 2022-01-11 08:15:33
[편집자주]
유통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거세게 불어 닥친 디지털 바람은 업계 지형도를 바꿀만큼 파장이 컸다.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선택이 아닌 숙명으로 인식되면서 접근 전략도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실무자들의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 2022년 임인년 새해를 맞아 국내 유통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현주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0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GF리테일이 모바일앱 '포켓CU'를 통해 편의점 MD의 한계를 허물고 온라인 상권을 넓혀 나가고 있다. 편의점에서 볼 수 없었던 상품들을 포켓CU에 입점시켜 오프라인 점포의 판매 장벽을 없애고 있다.고부가가치 라인업 확대로 매출 증대도 동반되고 있다. 멤버십 기반 앱에서 추진한 면세점 기획전 등에 힘입어 2021년 관련 매출이 전년대비 4배 가까이로 성장했다.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올해 판매품목수 확대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송지택 전무 주축, 온라인 올인 '애자일' 조직구성
BGF리테일은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상품본부에 속해 있던 e커머스팀을 혁신부문으로 이동시키고 아래 온라인비즈랩을 신설했다. 신설 랩 밑으로 프로세스 정의 등 온라인 서비스를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UX 디자인 랩을 설치했다.
송지택 혁신부문장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e-커머스팀과 시너지를 고려한 조직을 신설했다"며 "전국 최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객과 온라인 접점을 확대할 킬러 콘텐츠를 육성해 가맹점주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송 부문장은 BGF리테일 온라인 사업의 키맨이다. 30년 넘게 기업의 IT 전략과 마스터 플랜 수립 및 구현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코리아(현 메타넷글로벌)에서 ERP 사업총괄 파트너(부대표)를 끝으로 사임해 2014년 10월 BGF리테일에 합류했다.
당시 신설 정보시스템본부의 초대 본부장(이사)으로 입사해 이듬해 상무로 승진했다. 2020년부터는 전무를 달면서 상위 조직인 혁신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혁신부문은 e커머스팀 외에 정보시스템본부와 마케팅실로 구성돼 있다. 통상 실과 본부 단위에 속한 일반팀들과 달리 각 구성 조직을 부문 직속으로 배치한 게 특징이다.
온라인을 키워드로 소규모 단위 3개 기능(상품 기획·서비스 구현·마케팅)을 한데 모아 (Agile) 조직문화를 구축한 셈이다. 애자일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조직을 필요에 맞게 셀(Cell) 단위로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최신 경영 트렌드다. 급변하고 있는 대외 상황을 반영해 디지털 전환 과정에 발 빠른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신설 조직인 온라인비즈랩은 통합 옴니채널 구축과 채널 확장을 통해 이커머스 사업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업태 간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 편의를 높이고 가맹점의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면세점 상품 기획전 '흥행몰이', 올해 라인업 확대 정조준
온라인 신사업의 주된 수단은 포켓CU다. 2012년 CU멤버십으로 출시해 2016년과 2018년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춘 BGF리테일의 간판앱이다. 2019년 9월 업계 최초로 VIP 혜택관을 오픈하면서 투자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경쟁사 GS25가 2011년 선보인 나만의냉장고에 비해 1년가량 늦었지만 현재는 국내 주요 편의점 4사 모바일앱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확인한 상태다. 작년 11월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손잡고 추진한 기획전이 선풍을 일으킨데 따른 것이다.
면세점 기획전에서 선보인 50여종의 상품 중 절반가량이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판매 일주일 만에 알렉산더맥퀸 사첼백 등 주요 상품이 모두 매진됐다. 포켓CU에 명품관을 마련해 지방시, 멀버리, 모스키노 등 명품들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보복 소비심리를 자극한 게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이에 작년 12월 22일 마크제이콥스 의류, 가방, 지갑 50여종 등을 새롭게 구성해 2차 판매에도 나섰다. 아울러 다양한 고가 상품을 할인가에 내놓으면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VIP 고객으로 유입을 유도할 멤버십 기획전도 강화했다. VIP 대상으로 100만원대 삼성 그랑데 세탁기와 건조기, 코지마 안마의자를 온라인 최저가 수준에 판매해 1달여 동안 각 50여대, 60여대 판매를 이끌어냈다. 이에 힘입어 관련 매출은 전년대비 388.6%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판매품목의 한계를 깬 이같은 파격 기획전을 올해 더 강화할 방침이다. 작년 포켓CU 판매품목수가 480여개에 달한 가운데 올해는 대폭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포켓CU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들이 고객이 선택한 점포의 매출로 집계되도록 해 가맹점에 추가 수익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있는 만큼 상생 차원에서 이를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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