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2월 03일 07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 내부에서 미묘하지만 위기감이 감지된다. 정책형 뉴딜펀드를 주관할 추가 민간 운용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성장금융은 지난 1년간 산업은행과 뉴딜펀드의 주관업무를 담당해왔다. 지난해 닻을 올린 뉴딜펀드는 5년간 7조원의 재정과 정책자금을 투입해 20조원의 자펀드 결성을 목표로 한다.
첫 해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해 재정 5100억원과 8000억원의 정책자금을 더해 1조3000억원을 마중물로 5조6000억원의 자펀드를 결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당초 목표액 4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전사적으로 뉴딜펀드 운용에 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은 성장금융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성장금융과 민간 운용사가 경쟁체제를 이뤄야 한다. 성장금융이 긴장하는 이유다. 파이는 동일한데 플레이어가 증가하면 필연적으로 수익은 감소한다. 성장금융의 수익과 직결되는 모펀드 규모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남은 3년간의 체제 역시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공동 사무국 형태로 출발한 성장금융은 2016년 법인으로 전환해 독립한 이후 몸집을 불려왔다. 지난해 6월 기준 운용 모펀드 규모만 해도 6조4000억원에 이른다. 뉴딜펀드 주관업무를 홀로 맡을 경우 3조원의 모펀드가 더해진다는 점에서 성장금융의 외형 성장은 자명했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성장금융이 이 같은 위기를 어떻게 도약의 전환점으로 만들지로 모아진다.
그간 뉴딜펀드 등 정책자금 운용의 높은 의존도는 오히려 성장금융의 정체성에 혼란을 가중시켰다. 민간운용기관으로 독립했지만 정책자금 운용이 대부분이다 보니 반쪽짜리 홀로서기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뉴딜펀드 운용을 맡은 이후 거듭된 조직개편 역시 이를 방증한다.
그런 의미에서 뉴딜펀드의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오히려 성장금융 본연의 DNA를 깨울수 있지 않을까. 성장금융은 대기업을 모펀드 출자자로 참여시킨 데 이어 혁신적인 펀드 구조를 설계하는 등 국내 대표 모펀드 운용기관으로서 저력을 보여왔다.
뉴딜펀드의 주관 경쟁 상황은 분명 녹록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성장금융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자양분으로 활용한다면 가시적인 수익보다 더욱 큰 가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변화가 위기가 아닌 연착륙을 위한 성장통으로 더 큰 도약의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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