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성수 부회장 사내이사 배치 배경은 [이사회 분석]CAC 신설 후 입지 강화…대기업 경험 유무 및 이미지 고려
김슬기 기자공개 2022-03-03 07:24:51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5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리더십 개편에 따라 새 이사회를 꾸리게 됐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있던 자리를 남궁훈 신임 대표와 김성수 부회장이 채운다. 김 부회장은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AC·Corporate Alignment Center)의 수장으로 계열사 내 전략방향을 세우는 역할을 한다.김 부회장은 지난해까지만해도 카카오 소속이 아니었지만 CAC 센터장이 되면서 올해 사내이사 자리에 오르게 됐다. 다만 CAC를 함께 맡고 있는 홍은택 부회장은 사내이사가 되진 못했다. CAC 신설 후 전면에 김 부회장이 부각됐던 점이나 대기업 경험, 그간의 행적 등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 '김범수의 선택' 남궁훈·김성수 투톱 체제 완성
카카오는 오는 3월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를 선임한다. 대상자는 남궁훈 신임 카카오 대표와 김성수 CAC 센터장이다. 이들은 각각 1972년생, 1962년생으로 10살 차이다. 임기는 2년이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카카오를 이끌던 여민수·조수용 대표는 물러난다. 카카오 사외이사 4명의 임기는 모두 내년 3월까지여서 교체대상이 없다.
남궁 대표의 사내이사 입성은 예정된 수순이다. 그는 김범수 의장의 최측근으로 과거 삼성SDS, 한게임, NHN(현 네이버) 등에 이르기까지 함께 손발을 맞춰왔다. 그는 잠시 회사를 떠났다가 카카오게임즈의 사업기반을 다지고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뒤 지난해말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이동, 공동체의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류영준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그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김 의장이 직접 그에게 대표직을 제의했고 고민 끝에 수락했다. 남궁 대표는 "어렵고 두렵지만 저를 적임자로 생각해 준데 대해 고맙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2014년 카카오가 다음과 합병한 이후의 이사회 현황을 보면 통상 사내이사는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로 구성돼왔다. 대표이사가 아닌 이들도 사내이사로 등재되는 경우도 있었다. 2016년에는 강성 당시 법무총괄 부사장, 2017~2018년 송지호 최고재무담당자(CFO)가 사내이사로 올라왔다. 2019년 이후부터는 김범수 의장과 공동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를 맡았다.
올해에는 남궁 대표 외에도 김 부회장이 함께 사내이사로 근무한다. 그는 올해 초 확대 개편된 CAC 센터장을 맡게 되면서 카카오 본사에 입성했다. 그는 2019년 카카오M(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 오면서 카카오와 인연을 맺었고 지난해 카카오엔터 각자 대표가 됐다. 올해에는 CAC 센터장까지 맡게 되면서 본사 등기임원이 됐다.
◇ 사내이사 된 김성수, 비등기임원 홍은택 차이는
카카오 CAC는 공동체 전체의 전략 방향을 수립하고 사회적 가치 등을 실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공동체 컨센서스센터에서 확장된 조직이지만 올 들어 역할이 대폭 강화됐다. 당초 CAC는 김성수 부회장 단독 체제였으나 최근 홍은택 부회장도 합류하면서 무게감이 더해졌다. 두 인물 모두 센터장이지만 홍 부회장은 사내이사에 오르진 못했다.
현실적으로 사내이사 1명을 추가적으로 늘리게 되면 사외이사도 늘려야 한다. 카카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이사는 3인 이상 11인 이하로 두고 전체 이사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는 규정이 있다. 만약 홍 부회장까지 사내이사가 되면 사외이사가 5명 이상이어야 과반이 된다. 실제 2018년 사내이사가 4명이었을 때 사외이사를 5명으로 가져갔다. 이번에는 이사회 구성을 크게 바꾸지 않는 쪽을 택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CAC 외부 공개 당시 김 의장이 직접 언급할 정도로 중량감이 있는 인물이다. 김 의장은 당시 "지금의 카카오는 규모도 커지고 공동체도 늘어나면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공동체경영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여러 차례 회사들을 상장시켰고 큰 기업의 경험이 있으면서 카카오의 문화를 좋아해서 합류한 스테판(김성수 부회장)이 CAC 센터장을 맡아주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력에서도 다소 차이가 난다. 김 부회장은 카카오 합류 전 온미디어, CJ ENM 등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한 경험이 있다. 반면 홍 부회장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판 편집국장, NHN 서비스운영총괄이사(NAO)·미디어서비스그룹장 등을 거쳐 2012년 12월 카카오에 합류했다. NHN이 네이버와 분할되기 전에 카카오로 이동, 대기업에서의 경험은 카카오가 처음이다.
CAC에서 김성수 부회장은 공동체 전략방향을 조율하고 지원, 윤리의식 강화와 리스크 방지에 중점을 두고 홍은택 센터장은 카카오 공동체의 ESG 총괄,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카카오 관계자는 "사내이사는 직책과 관계없이 이사회를 이끌어갈 3명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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