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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각, 초록마을 인수전 승리 비결 '가격과 정성' 1200억대 가격 제시, 일관된 인수 의지도 높은 평가

감병근 기자공개 2022-03-04 08:07:18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온라인 축산물 유통 스타트업 정육각이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초록마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의 지원을 약속 받고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 인수전 승기를 잡았다. 강한 인수 의지를 시종일관 보여 정성적인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정육각은 이마트에브리데이, 컬리, 바로고 등과 접전을 펼친 끝에 초록마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낙점됐다. 정육각이 제안한 금액은 1200억원 대로 경쟁자들이 제시한 1000억원 안팎대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육각은 이번 인수대금을 조달하기 위해 기존 FI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누적 투자 유치 규모가 700억원 수준인 정육각이 초록마을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추가 투자금 확보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정육각의 FI로는 벤처캐피털(VC)인 미래에셋벤처투자, 스톤브릿지벤처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등이 있다. 이들은 정육각이 초록마을 인수에 성공하면 지방 유통망 확보, 신선식품 라인업 확대 등으로 시너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제시된 초록마을 인수가격을 고려하면 FI들의 향후 투자 규모는 지난해 약 440억원 규모로 이뤄진 시리즈C 투자금을 웃돌 전망이다.

정육각에 투자한 한 VC 관계자는 “문서 합의 등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기존 정육각 FI들 사이에서 초록마을 인수를 지원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라며 “정육각이 초록마을 인수 이후 상당한 시너지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육각은 가격 뿐만 아니라 인수 의지 등 정성적인 부분에서도 매각 측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하반기 초록마을이 매물로 나왔을 때부터 꾸준한 스터디에 나서 진정성이 담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는 후문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육각은 인수전 초기부터 가장 진지하게 인수 의지를 드러낸 원매자였다”며 “이름값에서는 다른 원매자들에 밀리는 감이 있었지만 매각 측은 일찌감치 정육각을 주요 인수후보로 평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초록마을은 전국에 400여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며 유기농 농산물 등을 유통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수도권 중심으로 축산물 유통에 주력하고 있는 정육각이 전국 유통망 확보 및 취급 품목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육각은 카이스트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한 김재연 대표가 2016년 설립했다. 유통단계 단축을 통해 도축 4일 이내의 돼지고기를 공급하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에는 해산물 등으로 신선식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한편 초록마을은 이번 매각으로 대상그룹 품을 떠나게 됐다. 대상그룹은 2009년 계열 벤처캐피털인 UTC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한겨레신문으로부터 초록마을을 인수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상홀딩스가 49.1%, 오너 3세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이 30.1%, 임상민 대상그룹 전무가 20.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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