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없는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콘텐츠업 리포트]2004년 웹툰 사업 담당으로 시작…생태계 조성·글로벌 진출 기여 '대체 불가'
김슬기 기자공개 2022-03-14 12:28:49
[편집자주]
최근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흥행 연타석을 치면서 국내 콘텐츠 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웹툰·웹소설 등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제작까지 영역을 넓히는 곳이 늘고 있다. 여러 제작사를 보유, 다작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곳도 있다. 주목받는 국내 콘텐츠 업체의 사업구조와 강점, 향후 사업전략 등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0일 14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란 머리의 최고경영자(CEO)."네이버 웹툰사업을 만든 1등 공신은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다. 그는 한동안 샛노란 머리색을 고수했다. 미국 등에서 해외 비즈니스를 할 때 상대방이 얼굴을 구분하지 못해서 생각해 낸 방법이 머리색을 바꾸는 일이었다. 샛노란 머리를 한 아시아인으로 포지셔닝을 한 것이다. 지금은 머리색을 노랗게 하지 않아도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네이버웹툰·웹툰엔터를 알게 되면서 머리색이 한결 차분해졌다.
네이버 웹툰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김 대표는 내부에서 경쟁자가 없는 '1인자'로 불린다. 통상 기업들은 경영성과에 따라 주기적으로 CEO가 바뀌지만 그는 웹툰 사업을 키우고 현재에 이르는 수준까지 만든 장본인이다. 카카오엔터만 해도 공동 대표를 유지, 투톱 체제를 가져가고 있지만 그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입사 10년만에 사업부 총괄이 됐고 여전히 40대다. 아시아의 디즈니를 만들겠다는 꿈을 차근차근 실현해나가고 있다.
◇ 덕업일치 아이콘, 입사 10년만에 웹툰 수장으로 '우뚝'
그는 덕업일치(좋아하는 것과 직업의 일치)의 좋은 예다. 1977년생인 그는 서울대학교 응용화학과를 졸업했다. 27살이 되던 2004년 NHN(현 네이버)의 개발자로 입사했다. 전공과는 상관없이 그는 8800권 이상의 만화책을 수집할 정도로 만화를 좋아하는 인물이었다. 현재는 1만권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네이버는 웹툰 형태가 아니라 만화책을 스캔해서 유통하는 방식의 '네이버만화' 서비스를 내놨다.

그는 만화를 계속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자발적으로 만화 서비스 기획의 담당자가 됐다. 온라인에 최적화된 만화 콘텐츠를 고민했고 2005년 본격적인 웹툰 서비스를 선보였다. 김진태 작가의 '바나나걸', 김규삼 작가의 '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 등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여러 웹툰 작가들이 그에 대한 에피소드를 다룰 정도로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도전 만화'를 통해 작가를 발굴했고, 업계 최초로 요일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2013년에 광고와 콘텐츠 판매를 결합해서 만든 웹툰 창작자 수익 모델인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김 대표는 PPS 프로그램 도입을 네이버웹툰의 변곡점으로 꼽을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단순히 조회수 뿐만 아니라 창작자의 다양한 수익을 보장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콘텐츠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또 웹소설, 영상화, 게임 등 지식재산권(IP) 확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 기대수익을 높였다. 실제 최근에 발표된 지표인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1년간 PPS 프로그램 규모는 약 1조700억원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번 작가의 수익 124억원, 전체 작가 평균 수익은 2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네이버 및 왓패드 등을 통해 활동하는 작가가 600만명을 넘는만큼 생태계가 점점 커지고 있다.
2014년에는 국내 시장에 머물던 웹툰을 해외에 선보였다. 한국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을 해외에도 적용하면서 빠르게 사세를 넓혔다. 이에 힘입어 2015년 사내독립기업(Company-In-Company)이 됐고, 2017년 CIC 중 첫번째 독립법인으로 출발했다. 현재 9개 언어로 100여국에 진출했다. 해외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사업 20여년의 성과에는 김 대표의 공을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 콘텐츠 핵심 계열사 사내이사·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
현재 그는 몸이 여러개여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삶을 보내고 있다. 국내 웹툰 사업의 중심인 네이버웹툰 뿐 아니라 사업 정점에 놓여져있는 웹툰엔터테인먼트도 대표로 올라가있다. 웹툰엔터는 미국 법인으로 현재 네이버 콘텐츠 사업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다. 그는 미국 내 카운터파트(Counterpart)들과 직접 만나 IP 밸류체인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있다.

웹툰 산하의 핵심 계열사에서도 직함을 겸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국내 웹소설 1위 플랫폼인 문피아에서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김환철·신동운 대표, 전동훈 프리미어파트너스 파트너 등과 함께 하고 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네이버웹툰과 함께 문피아 주식을 인수한 곳이다.
또 네이버웹툰의 IP를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공연 제작사와 연결하는 스튜디오N에도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2018년 8월 만들어졌고 네이버웹툰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스튜디오N의 수장인 권미경 대표는월트디즈니코리아 스튜디오 마케팅 이사, CJ ENM 한국영화사업본부장 출신으로 김 대표의 설득으로 회사에 합류했다. '천만영화가 아닌 좋은 영화를 만들자'는 말이 권 대표가 합류한 이유로 꼽기도 했다.
네이버 내 실험실로 불리는 '스노우'와 산하의 웹 콘텐츠 제작사인 플레이리스트, 세미콜론스튜디오 등에서도 등기임원으로 있다. 김 대표는 스노우와 세미콜론스튜디오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플레이리스트는 사내이사다. 스노우는 2016년 8월 캠프모바일(현재 네이버 흡수합병)의 카메라 앱 사업부문이 인적분할돼 설립된 곳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 운영사 네이버제트, 크림 등을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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