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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 포스트 오너십 진단]'강호준 체제 키맨' 김우승, 세대교체 성패 '변곡점'②70년대생 '디지털·비교육' 인재 등용 활발, 교육부문 '올드보이' 잇단 퇴장

이우찬 기자공개 2022-03-30 08:02:50

[편집자주]

강영중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은 대교그룹을 일군 원천이다. '눈높이' 브랜드를 키워낼 수 있었던 것도 오너십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상장 이후 십수년간 이어진 전문경영인 체제가 점차 막을 내리고 이제는 2세경영 체제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 다만 후계구도는 아직까지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 과도기에 있는 대교그룹의 오너십 전환 현주소를 짚어보고 승계 포인트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9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교그룹의 포스트 오너십은 어떤 인물이 주도할까. 그룹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회사 대교의 대표이사를 장남 강호준 상무가 맡고 있는 가운데 이를 보좌하는 인물과 조직의 변화는 곧 후계구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대교 이사회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우승 CDO(최고디지털책임자·사진) 전무는 과도기 오너십의 대교그룹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로 꼽힌다. 김 전무는 대교의 디지털 시프트를 이끌 책임자로 지난해 영입된 ICT 전문가다.

◇김우승 CDO, 강호준 체제 첫 등기임원 '세대교체 가속화'

김 전무는 대교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쏜 인물이다. 지난해 강 상무가 대교 대표에 선임될 당시 함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강 대표가 직접 김 전무 영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는 미등기임원이 아닌 권한과 책임이 따르는 등기임원으로 대교 이사회에 입성했다. 강영중 회장, 강호준 대표, 강호철 대교홀딩스 대표 등 오너가 일원을 제외한 유일한 사내이사다.

김 전무는 현재 대교에서 유일한 전무급 임원이기도 하다. 상무 직급으로 수장을 맡고 있는 강 대표보다 직급만 놓고보면 윗급인 셈이다. 김 전무가 전무급에 등기임원으로 영입된 만큼 그룹 안팎에서 거는 기대가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강호준 대표와 김 전무의 사내이사 진입이 대교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의미하는 것은 이 과정에 박수완 전 대표의 사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1986년 입사한 정통 대교맨인 박 전 대표는 2014년 12월 각자대표, 2016년 12월 단독대표로 취임하며 경영을 총괄해왔다. 그러나 2020년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 책임을 지고 임기 도중 물러났다.

정통 대교맨이 사임한 가운데 첫 발을 뗀 강호준 체제는 교육맨이 아닌 ICT 전문가를 영입하며 디지털 전환에 힘을 싣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의 사임과 김 전무의 사내이사 입성으로 대교 임원진은 더 젊어졌다.


대교는 김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과 맞물려 눈에 띄는 조직 개편이 이뤄졌다. 1970년대생과 비교육 전문가 영입을 특징으로 하는 인물 세대교체가 단행되고 있다. CDO 산하에는 DT전략실, DT지원실, 디지털사업본부 등이 꾸려졌다. 김 전무 영입과 함께 보강된 DT 관련 조직 규모는 150여명에 이른다. 대교 관계자는 "대교에서 규모가 큰 조직"이라고 말했다.

40여명의 DT전략실을 이끌고 있는 김영민 DT전략실장(상무)은 김 전무가 영입한 인물로 알려졌다. 1971년생인 김 상무는 홍익대 컴퓨터공학, 일로노이주립대 컴퓨터사이언스 석사를 전공한 공학 전문가다. 현대카드 디지털조직 리더를 지냈다. DT전략실은 디지털 서비스 연구 개발, 데이터 플랫폼 구축, 디지털 기술 역량 강화 등의 업무를 맡는다.

김 상무는 특히 지난해 10월 설립된 디피니션 CEO를 겸직할 만큼 중용되고 있다. 디피니션은 대교와 클라우드 1위 기업 메가존클라우드가 손잡고 만든 디지털 교육 플랫폼, 콘텐츠 개발을 위한 합작사다. 대교가 지분 50.9%를 보유하고 있다.

DT 인재 이외에 1970년대생 전문가는 지난해 강호준 대표 체제를 기점으로 활발하게 영입이 진행 중이다. 특징은 신규 영입된 인물이 비교육 전문가라는 데 있다. 콘텐츠서비스전략실장 강상우 상무, 브랜드전략실장 한상필 상무는 1975년생 40대로 대교에서 오너 2세를 제외하면 가장 젊은 임원이다.

김주현 글로벌사업본부장(상무)도 눈에 띄는 인물이다. 1972년생인 김 상무는 해외사업총괄 책임자로 김 전무와 같은 시기에 영입됐다. 글로벌사업본부장은 해외사업을 총괄하던 강 대표의 역할을 이어받는 조직으로 분석된다. 강 대표는 해외사업총괄본부장도 겸직했다.

반면 박 전 대표와 10년 가까이 손을 맞춘 교육사업 부문 인물은 퇴장하고 있다. 대부분이 1960년대생 임원들이다. 김연화 눈높이전략사업센터장(전무), 김정복 차이홍사업본부장(상무)이 최근 퇴사했다. 눈높이는 대교의 대표적인 방문 주간학습지이고 차이홍은 중국어 학습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김 전무, 김 상무 모두 박 전 대표를 보좌한 교육부문 전문가로 분류된다.

2018년 강 대표가 대교 사내이사에 선임될 때 함께 등기임원에 오른 박동수 미디어사업부문장(전무)은 앞서 2020년 물러났다. 중앙일보 중앙방송 방송본부장, KT 미디어사업본부 콘텐츠사업담당 상무를 지낸 박 전 부문장도 1961년생이었다.

◇세대교체 변곡점 대교, 디지털교육 재편 속도 주목해야

김 전무는 세대교체의 변곡점일 뿐만 아니라 사업재편의 의미도 더한다. 1967년생으로 고려대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기업에서 많은 경력을 쌓은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2003~2008년 삼성전자 디지털솔루션 수석연구원, 2008~2012년 SK텔레콤 미래기술원, 2012~2016년 줌인터넷 최고기술경영자(CTO)를 각각 지냈다. 이후 줌인터넷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경력이 말해주듯 김 전무는 교육맨이 아니다. 전략통과 기술통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대교가 강 대표 체제에서 처음 영입한 인물로 비교육 전문가라는 점에서 향후 나아갈 방향을 짐작하게 한다.

대면 교육에서 경쟁력을 쌓아왔던 대교는 코로나19 타격으로 2년 연속 적자에 놓여 있다. 에듀테크의 비대면 교육 강화는 그룹의 지속가능성과도 닿아 있는 당면 과제로 꼽힌다. 김 전무를 필두로 영입된 외부 인재 어깨 위에는 디지털 교육 시프트라는 막중한 책임이 놓여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교의 후계구도는 정해진 게 없으나 강호준 상무가 대표로 선임된 이후 새대교체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전무가 대교의 교육사업의 패러다임 전환 속도를 얼머나 빠르게 이끌 수 있을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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