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 포스트 오너십 진단]강호준 총대 '디지털교육·시니어' 재편 승계 가늠자③'대면교육' 해외중심 구조조정·에듀테크 확장 지휘, 중장년사업 안착 과제
이우찬 기자공개 2022-03-31 08:06:58
[편집자주]
강영중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은 대교그룹을 일군 원천이다. '눈높이' 브랜드를 키워낼 수 있었던 것도 오너십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상장 이후 십수년간 이어진 전문경영인 체제가 점차 막을 내리고 이제는 2세경영 체제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 다만 후계구도는 아직까지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 과도기에 있는 대교그룹의 오너십 전환 현주소를 짚어보고 승계 포인트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0일 0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은 교육기업 빅3 오너 중 유일한 교사 출신 기업인이다. 영업맨 출신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과 달리 교육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규모 과외방을 직접 운영하며 교육사업을 시작한 강 회장은 매출 1조원 안팎의 그룹을 일궜다.교육사업을 대하는 대교그룹 임직원의 자부심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에서는 웅진과 교원을 상대로 교육·기타 영역에서 경쟁을 벌이면서 뚝심있게 사업을 밀고나간 것으로 평가한다.
강 회장의 대교는 국내 사교육시장을 개척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글로벌 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이상 지속되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대교는 2020~2021년 2년 연속 적자에 부딪쳤다.

올해는 강 대표가 사업회사 대교 대표이사에 선임된 지 2년째가 되는 해다. 대교홀딩스, 대교 모두 지분율이 낮은 상황에서 사업 측면에서 성과를 낸다면 승계 과정에도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 대표 쪽에서는 자신이 키를 쥐고 있는 신사업 성과에 대교그룹의 반등뿐만 자신의 승계 운명이 달린 셈이다.
◇M&A 투자로 에듀테크 본격화…해외서 몸집 축소 '교육사업 재편'
강 대표는 지난해 3월 대교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에듀테크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김우승 CDO(최고디지털책임자·전무)를 직접 영입하며 150여명의 DT 조직을 꾸리며 힘을 실어줬다. 김 전무는 대교 등기임원에 올랐다. 그동안 대교에서 변방에 머물렀던 디지털 에듀테크사업은 강 대표 체제 아래에서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재 영입과 조직 구성을 마친 강 대표는 M&A 등으로 에듀테크 확장에 공을 들였다. 대교는 코로나19 이전에 웅진씽크빅과 교원에 비해 에듀테크에 힘을 쏟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학습지 교사가 가정에 방문하는 대면 중심 교육서비스와 전국 700여개 러닝센터의 오프라인 중심 사업모델은 디지털 시프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데 한계로 평가됐다.
강 대표는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고 빠르게 디지털 역량을 흡수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강 대표는 교육업체 에스티유니타스의 유아동 전집, 초등 온라인 교육 플랫폼 전문기업 ‘에스티키즈(ST Kids)’를 인수했다. 에스티키즈는 유아동 전집 브랜드 ‘키즈스콜레’로 유명한 기업이다.

디지털교육사업이 본격 확장 국면에 돌입한 것과 대조적으로 전통 교육은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일부 축소되며 조정을 거치는 모습이다.
교육사업 구조조정의 대표적인 사례는 한때 매출 200억원을 돌파한 대교에듀피아가 있다. 강 대표 체제 이후 대교에듀피아는 지난해 11월30일로 파산 절차를 마무리했다.
2006년 265억원을 들여 대교에듀피아 지분 51%를 인수한 대교는 이후 유상증자와 무상감자 등을 거쳐 지분율을 지분율을 98.6%까지 끌어올렸다. 학원사업, 이러닝교육사업, 평생교육사업, 보험사업 등을 하는 평생 종합교육 서비스기업을 표방했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학원 중심의 대교에듀피아는 회원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대교에듀피아를 청산했지만 대면교육의 전면적인 축소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대교가 쌓아온 경쟁력의 원천이 오프라인 교육사업에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에듀테크 사업을 크게 강화하는 가운데, 코로나19에서 완전히 벗어나면 오프라인 교육이 버티고 있는 만큼 교육기업 중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사업도 구조조정이 활발한 편이다. 특히 해외 쪽은 강 대표가 대교 입사 후 총대를 메고 지휘한 사업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다. 강 대표는 미국 MBA를 마치고 2009년 대교그룹 해외사업전략실장으로 입사했다.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해외사업총괄본부장을 겸직했다.
대교는 2019년 '대교베트남' 지분을 처분했다. 2020년에는 '대교영국' 청산을 결정했다. 강 대표가 대표이사 취임 전 사내이사로 관여한 의사결정이었다. 대표이사로 있던 지난해에는 장춘대교자순유한공사 청산이 마무리됐다. 강 대표는 해외사업 구조조정을 순차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교베트남은 2014~2019년 누적 3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적자 법인이었고, 대교영국, 장춘대교자순유한공사도 순손실 누적 법인이었다.

◇닻 올린 '신성장동력' 시니어사업 안착 과제
시니어사업도 강 대표의 대교 체제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시니어사업은 강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뒤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업화가 본격 추진됐다.
교육업, 학원업 등 교육사업에서 나아가 외연 확장에 본격 나서는 셈이다. 시니어사업으로 사업 타깃 연령을 기존 교육사업의 유아, 초중등에서 중장년 이상으로 확대하게 된다. 대교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신성장동력으로 시니어사업을 낙점했다.
대교는 '대교 뉴이프' 브랜드를 론칭하며 노인장기요양사업을 중심으로 시니어 종합 솔루션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사업 초기로 별도법인을 설립한 것은 아니고 성장사업본부 산하에 10여명 규모의 뉴이프사업팀을 전담 부서로 꾸려 시니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데이케어센터(주간보호시설) 사업의 경우 현재 광명1호점을 열었다. 올해 6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대교는 이를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연계할 방침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되면 그룹의 매출 다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장남 강호준 대표이사 취임 후 본격화된 에듀테크 사업과 시니어사업 진출에 승계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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