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바이포, 메타버스·플랫폼 안고 상장한다" [thebell interview]윤준호 대표 "내연기관 전기차로 변하듯, 영상 시장도 풀 디지털로 전환한다"
남준우 기자공개 2022-04-07 07:51:06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5일 15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것 처럼 영상 콘텐츠 제작 방식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로 바뀌는 전환점에 있다. 포바이포만의 기술력으로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 가겠다."포바이포는 영상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 비즈니스 기반을 모두 갖춘 기업이다. 픽셀(PIXELL) 기술로 실감형 메타버스에 필수인 8K 이상 고화질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 키컷스톡(KEYCUT STOCK)으로는 영상 제작자와 구매자 간 거래의 장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을 영위한다.
윤준호(사진) 대표는 지금의 포바이포를 만든 장본인이다. 영상 제작 현장에서 겪었던 고충을 바탕으로 풀 디지털(Full Digital) 방식으로의 전환을 위해 힘쓰고 있다. 설립 단계부터 코스닥 IPO 도전까지 그가 밟아왔던 길을 더벨이 들어봤다.

◇픽셀 기술로 설립 후 꾸준히 흑자 기록
포바이포는 2017년 8월 설립된 실감형 콘텐츠 제작 전문 기업이다. 업계에서 오랜 기간 업력을 쌓아 온 윤 대표의 정신이 깃들었다. 서울예술대학교 시절 영화 연출을 공부한 그는 영상 제작의 아날로그 시기부터 디지털 시기까지 모두 겪었다.
현장에서 근무하던 시절 업계의 고충을 몸소 겪으며 포바이포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 전 현지 촬영을 위해 3개월 간 유럽에서 체류했다. 프랑스에서 라벤더 밭 배경을 촬영하기 위해 농장주에게 계약금을 선지급했다.
한국에서 클라이언트를 데리고 다시 촬영지로 향했으나 돌발 변수가 생겼다. 일주일 사이 날씨가 너무 더워져 농장주가 라벤더를 모두 수확했다. 대체재를 찾느라 프랑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등도 돌아다녔으나 클라이언트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윤 대표는 "촬영장에서의 돌발 변수 등 영상 제작 불편함을 없앨 수 있는 풀 디지털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창업 초창기부터 플랫폼 비즈니스를 꿈꾼 이유"라고 말했다.
시작은 수주 베이스 사업이었다. 픽셀이라는 확실한 기술력으로 설립 이후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픽셀은 노동 집약적이던 화질 개선 작업을 AI로 대체한 기술이다. 평범한 영상을 8K 화질로 개선하는 기술로 다양한 화상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다.
윤 대표는 "화질 개선 공정은 CG처럼 사람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손으로 만들어야 하는 작업인데 기술진과 함께 작업 과정 속 루틴을 발견해 학습 데이터화시켰다"며 "알고리즘을 통한 자동화 과정으로 작업을 훨씬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영상 플랫폼' 키컷스톡, 구매자 친화적 서비스 제공
여러 대기업과 협업하며 사업이 커졌다. 하지만 윤 대표는 풀 디지털 제작 방식으로의 전환이라는 목표를 잊지 않고 신사업 발굴에 힘썼다. 이 과정에서 2020년 10월 론칭한 것이 키컷스톡이다.
초고화질 스톡 영상(짧은 클립으로 제작된 영상 소스) 유통 플랫폼이다. 현재 약 100만건 이상의 고화질 스톡 영상 등이 공급되고 있다. 스톡 영상을 공급하는 글로벌 아티스트, 필름메이커 등에게는 판매 수익 창출 수단이 될 수 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윤 대표는 "이전에 LG전자에 공급한 화질 데모 콘텐츠 유통 과정이 키컷스톡 구조와 비슷했다"며 "해외 아티스트에게 제작을 맡긴 콘텐츠를 계약해 화질을 개선시켜 LG전자에 납품하는 형태라 사전 테스트를 이미 하고 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서비스도 구매자 친화적으로 개선했다. 영상 콘텐츠는 특성상 유출 문제 때문에 디지털 파일 다운로드 이후 환불이 불가능하다. 기대했던 것 만큼 화질이 좋지 못하면 비용을 회수할 수가 없다.
윤 대표는 "클라이언트도 한 클립을 구매하기까지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 셈"이라며 "이미 업계에서 픽셀 기술로 쌓은 신뢰도가 상당하고 구매자 친화적인 방식으로 전환하며 다른 업체와 차별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선스 관련 문제도 해결했다. 영상 클립 라이선스는 보통 방송용, 온라인용, 지상파용, CCTV용 등으로 나뉜다. 일례로 매장에 사용할 클립이라면 CCTV용 라이선스를 푼다. 그런데 이 매장이 광고 촬영 현장으로 사용됐는데 해당 클립이 지상파 광고에도 나간다면 지상파 라이선스를 추가로 풀어야 한다.
세분화하는 것이 플랫폼 입장에서는 수익 확대에 도움이 된다. 키컷스톡은 이보다 구매자 서비스 개선에 집중했다. 라이선스를 세분화하지 않고 하나로 통일시켜 구매가 편리하게 서비스를 개선했다.

◇국내서 유일하게 글로벌 진출 가능
국내에서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곳은 포바이포 밖에 없다. 영상 플랫폼 시장은 셔터스톡, 게티이미지 등 대부분 외국 업체다. 국내에서는 통로 이미지, 오지큐 등이 있지만 국내 라이선스만 가지고 있어 해외 진출이 힘들다.
반면 포바이포는 이미 해외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Technavio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스톡 콘텐츠 유통 시장은 2020년 44억8900만 달러(한화 약 5조원) 규모다. 2025년까지 약 60억 달러까지 커진다는 전망이다. 영상 콘텐츠의 경우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
높은 성장성을 지녔음에도 시장 친화적 자세로 IPO에 나선다. 업계 관행 상 PSR(주가매출비율)만 적용해 3000억~4000억원의 밸류를 받을 수도 있었다. 여기에 순이익을 반영할 수 있는 PER(주가수익비율)도 적용해 의도적으로 밸류를 절반 가량 낮췄다.
오버행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포바이포의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은 20.66%다. 지분 락업이 걸린 물량은 총 79.34%다. 여기에 SI(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한 JYP엔터테인먼트, 롯데홈쇼핑, 태진인터내셔날 등은 지속 동행을 약속했다.
윤 대표는 "과거 펀딩 때부터 높은 밸류를 고집하지 않고 이왕이면 오래 지속 동행할 수 있는 좋은 투자자를 찾는 것에 노력했다"며 "IPO가 시장에 인사를 드리는 것인데 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는 문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준호 대표 이력
△1983년 2월생
△서울예술대학교 디지털아트 학사('09)
△CJ파워캐스트 Art&Tech 슈퍼바이저('09~'14)
△포스트크리에이티브파티 미디어개발실장('14~'17)
△포바이포 대표이사('17~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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