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브레인홀딩스, 지주전환 후 시총 반토막…원인은? [테크기업 밸류 분석]2차전지 전해액 수익성 악화, '리레이팅' 관건은 반도체·배터리 재료사업
원충희 기자공개 2022-04-08 14:43:04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6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솔브레인그룹은 2020년 7월 투자부문(솔브레인홀딩스)과 제조부문(솔브레인)으로 분할한 뒤 주식교환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재료, 2차전지 전해액과 더불어 바이오헬스케어 등 요즘 핫한 사업을 모두 거느리게 됐다.그럼에도 주식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은 박한 편이다. 주가는 지주전환 당시 반짝 상승한 뒤 1년 넘게 전반적으로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시가총액은 재상장 직후 대비 반토막이다.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감안하더라도 심하게 빠졌다.
매출이나 수익성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는데 밸류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에서는 솔브레인홀딩스의 메리트를 '반도체 소재+2차전지 소재'로 보고 있는데 2차전지 전해액의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배터리 전해액 매출 2배 이상 증가, 캐파도 2만6000톤으로 확충
반도체는 회로를 새기고 세척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박막 증착용 화합물인 TEOS와 99.99%(포나인), 99.999%(파이브나인) 수준의 고순도 불화수소(불산), 집적도를 높이기 위한 평탄화 재료와 배선형성 과정에서 웨이퍼(반도체 기판)에 구리를 도금하는데 쓰이는 도금액 등이 필요하다.
솔브레인㈜은 이런 화학소재 기반으로 사업을 키웠다. 소재기술은 반도체를 넘어 디스플레이, 2차전지 전해액 등에도 응용이 가능했다.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과 후공정을 담당하는 솔브레인에스엘디, 솔브레인옵토스 등을 거느린 지주사로 거듭났으며 2차전지 전해액 사업(솔브레인MI, 미국·말레이시아법인)에 이어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에도 진출했다.
솔브레인홀딩스의 주력 사업은 디스플레이 재료와 2차전지 재료가 꼽힌다. 두 사업이 매출의 69%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2차전지 재료 부문의 매출 성장 폭이 가장 돋보인다. 디스플레이 재료부문 매출이 2020년 1126억원에서 지난해 1314억원으로 증가하는 동안 2차전지 재료 매출은 507억원에서 1298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핵심 자회사 솔브레인㈜의 대주주(지분 31%)인 점을 감안하면 솔브레인홀딩스의 밸류를 떠받치는 것은 결국 반도체 소재와 2차전지 소재다. 삼성SDI,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SK온)의 대표적인 전해액 벤더로 솔브레인홀딩스는 해외를, 솔브레인㈜은 국내를 담당하고 있다. 2차전지 매출 가운데 수출이 1109억원으로 85%를 차지하고 있다.
전해액 생산법인은 미국(Soulbrain MI, Inc.)과 말레이시아(Soulbrain E&I Malaysia SDN BHD), 헝가리(Soulbrain HU Kft.) 등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헝가리 공장이 완공되면서 생산능력(캐파)은 말레이시아 공장 6000톤, 헝가리 2만톤으로 총 2만6000톤에 이른다.
◇원재료값 상승 불구 제품가격 변동 없어, 2차전지 가동률도 23% 수준
문제는 아직 2차전지 재료 부문의 수익성이 좋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가동률은 23.16%로 상당히 낮다. 헝가리 공장 완공으로 캐파가 늘어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초반 수율(양품률) 문제 고려시 풀가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원재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2차전지 원재료 가격은 1kg당 2019년 12.58달러에서 2020년 10.73달러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29.83달러로 폭등했다. 같은 기간 디스플레이 원재료비가 7만7265원에서 6만4466원으로, 반도체는 1만1077원에서 7891원으로 하락했다.
반면 치솟은 원재료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 2차전지 제품(전해액) 가격은 1kg당 9.43~9.99달러로 큰 변동이 없다. 2차전지 재료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솔브레인MI의 적자 폭이 커지고 말레이시아 법인의 순익이 급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솔브레인홀딩스는 인적분할 후 시장 밸류가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다. 재상장 첫 날(2020년 8월 6일) 종가기준 1조2536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현재(2022년 4월 5일) 6195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핵심 자회사인 솔브레인㈜ 역시 2조380억원에서 1조8669억원으로 감소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솔브레인홀딩스의 밸류 재평가 조건은 LG에너지솔루션 생산법인이 있는 미국의 캐파 확대와 삼성SDI, SK온의 생산공장이 있는 헝가리 법인의 성과 확대로 보인다"며 "솔브레인㈜의 지분가치와 더불어 2차전지 벨류가 포함되면 리레이팅을 기대해 볼만한 업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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