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스팩 소멸합병' 신호탄, 단주 처리 해법 '액면가 조정'비상장법인 액면가 낮춰 합병비율 '1대1' 조정…거래소, 스팩 공모가 1만원 높이기 '권고'
남준우 기자공개 2022-04-12 07:15:18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8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5호스팩이 국내에서 최초로 '스팩 소멸 방식'을 활용한다. 합병 대상은 생체신호 진단·치료 전문의료기기 비상장 법인 비스토스다.이전과 달리 스팩이 소멸하기 때문에 기존에는 피합병법인으로 분류됐던 비상장 법인이 합병법인이 된다. 시가총액 계산 방법이 기존과 달라진다. 기존대로 합병 비율을 높게 잡으면 단주 처리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합병 비율을 1대 1에 가깝게 선정했다. 비스토스 주식 액면가를 스팩과 동일하게 설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낮췄다. 한국거래소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단주 문제 해결을 위해 스팩 공모가를 높이는 방안도 권고할 예정이다.
◇예상 시총 약 500억…비상장 법인 주식 수 합산
SK5호스팩은 최근 비스토스와 합병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합병에 성공한다면 관련 절차에 따라 오는 9월 6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이번 합병은 국내 최초로 '스팩 소멸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월 1일을 기점으로 '스팩 소멸합병 시 적격합병 과세이연'을 허용했다. SK5호스팩은 지난달 4일 정관 변경을 통해 기존 '스팩 존속 방식'에 선택지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계산 방법이 달라진다.
통상적으로 스팩 합병 기업 예상 시가총액을 계산할 때는 합병법인의 발행주식 총수와 합병 후 발행 신주 주식수를 합한 뒤 합병법인의 1주당 합병가액을 곱해 산출한다. 이전까지는 스팩의 기발행주식 수에 발행 신주를 곱한 후 1주당 합병가액(2000원)을 곱했다.
비스토스는 다른 방식으로 예상 시가총액이 산출된다. 기존에 피합병법인으로 분류되던 비상장 법인이 이번에는 합병법인으로 분류된다. 비상장 법인 기발행 주식수, 스팩 기발행 주식수, 발행할 신주수를 모두 더해 1주당 합병가액을 곱해야 한다.
이를 감안했을 때 약 500억원 내외의 시가총액이 예상된다. 비스토스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기발행 주식수는 1654만900주다. SK5호스팩 기발행 주식수는 600만주며 합병 이후 발행할 신주는 463만4409주다.
◇단주 발생 시 현금으로 SK5호스팩 주주 지급 의무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합병 비율이다. 비스토스는 SK증권과 논의 끝에 비스토스와 SK5호스팩의 합병 비율을 1대 1.0752688로 책정했다. 기존 스팩 존속 방식에서는 보기 힘든 비율이다. 통상적으로 비상장 법인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1대 100이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소멸 방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단주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상법에 따라 소멸회사 주식 1주당 존속회사 주식 몇주를 배정할 것인가를 특정한다. 소멸 방식의 경우 기존과는 반대로 비상장 법인이 스팩 주주에게 지분을 나눠줘야 한다.
다만 기존처럼 합병 비율을 설정하면 1주 미만의 단주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스팩 주식은 액면가 100원밖에 안된다. 합병 이후 스팩 주식을 많이 보유하지 못한 개인 주주의 경우 합병 비율 때문에 한 주도 못가질 수가 있다
예컨대 합병 비율이 1대 0.5라고 가정해보자. 소멸 법인인 스팩 주주가 825주를 보유하면 합병 신주 배정은 412.5주가 된다. 여기서 0.5주의 단주가 발생한다. 단주는 그대로 배정해야 한다. 단주까지 합산한 주식을 상법 제 443조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단주를 없애는 것으로 합병 계약서에 기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합병 계약서에 따르면 비스토스는 1주 미만 단주에 대해서는 합병 신주의 상장일 종가로 계산된 금액을 현금으로 SK5호스팩 주주에게 지급해야 한다.
◇거래소, "공모가 설정 규정까지 바꾸지는 않는다"
단주 발생을 최대화 하기 위해서는 결국 비상장 법인 주식의 주당 가치를 낮추거나 스팩 법인 주식의 주당 가치를 올리는 방법 뿐이다. SK5호스팩의 경우 이미 상장한 상태라 주당 가치를 인위적으로 변경할 수가 없다. 비스토스 주식 액면가를 SK5호스팩과 동일한 100원으로 설정한 이유다.
국내 최초 스팩 소멸 방식 합병인 만큼 향후 있을 합병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스팩 공모가를 높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거래소는 최근 증권가 등과 해당 방법을 논의 중이다. 100원인 액면가를 500원으로 높여 공모가를 최종적으로 2000원에서 1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이다. 규정을 바꾸는 수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거래소 상장제도팀 관계자는 "스팩이 상장할 때 비상장법인과의 단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공모가를 1만원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권고 차원에서 얘기하고 있다"며 "스팩 공모가가 높아지면 시가총액도 높아지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이 생길 수 있어 강요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비스토스는 2001년 8월 설립된 생체신호 진단·치료 전문의료기기 제조사다. 태아관련 의료장비기업으로 시작해 태아심음측정기, 태아감시장치, 황달치료기, 환자감시장치, 가정용 유축기 등을 제조·판매한다.
최대주주는 작년말 기준 지분율 27.35%를 보유한 이후정 대표다. 합병 이후 이 대표를 비롯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예상 지분율은 47.73%다. 2021년 매출 205억원, 영업이익 15억원, 순이익 18억원을 기록했으며 자산 규모는 9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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