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이종원 화성산업 회장 "주주가치 최우선, 확장 총력"주택영업팀 본부 격상 계획…올해부터 연매출 7000억대 예상
성상우 기자공개 2022-04-12 07:18:11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8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총회가 끝남과 동시에 화성산업도 '평화의 시대'로 다시 접어들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총수일가 사이의 경영권 분쟁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유례없는 일이어서 많은 우려를 샀다. 하지만 주주총회에서 예고됐던 진흙탕 표대결 직전 극적 합의를 이룬 덕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극적 화해를 이끌어 내고 회사를 안정화시킨 장본인은 이종원 화성산업 신임 회장이다. 타협 끝에 이홍중 전 회장 측이 주총 직전 백기를 들고 물러났다. 덕분에 주총은 유혈 없이 끝이 났고 화성산업은 본격적인 3세 시대에 들어서게 됐다. 이 회장에게 경영권 분쟁의 전후 사정과 향후 경영계획 등을 들어봤다.
◇순혈주의 타파, 전문경영인 체제·자사주 매입 지속
이 회장은 8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경영권 분쟁을 조기에 종결지을 수 있었던 비결로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의 압도적 지지로 의결권의 절대적 우위를 확보한 것"이라며 "그 덕에 상처를 최소화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체 지분 중 약 10%에 육박하는 화성산업 외국인 주주들은 일제히 이 회장이 주총에 올렸던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면에는 국제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의 '찬성' 권고가 있었다. ISS는 이 회장이 제시한 비전이 건설사로서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더 부합한다는 판단에 따라 찬성 권고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본인을 승리로 이끌었던 가치를 향후 제1의 경영원칙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바로 '주주가치 우선'과 '착한 거버넌스'다. 그 세부 방안으로 △전문경영인 체제 정착과 △ESG강화 △자사주 매입 지속 △포트폴리오 재구성 등을 꼽았다.
그 일환으로 순혈주의 깨기에 나섰다. 이 회장은 "화성산업은 그동안 오너십과 순혈주의에 입각한 조직체제를 고수해 온 탓에 보수적 기업문화가 고착된 상태였다"며 "현대건설 출신 대표이사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한 데엔 그 동안의 문화를 과감하게 변화하고 혁신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만큼 두 각자대표 사이의 역할 분담도 파격적이다. 이종원 대표이사 회장은 대내 업무에선 거의 손을 떼고 미래 먹거리 발굴과 신규 사업포트폴리오 구상에만 집중키로 했다. 기존 사업을 비롯해 현장관리, 품질관리, 안전, 재무 등 건설사 고유의 업무 영역에선 최진엽 신임 대표가 전권을 갖는다.
이 회장은 ESG 강화를 위해 마련한 추가 대안도 공개했다. 그는"최근 사외이사 비율을 62.5%까지 끌어올리며 대기업 수준을 넘어섰고 각 분야 전문가들로 채운 사외이사진과 여성 사외이사까지 갖춘 상황"이라며 "조만간 보상위원회을 신설할 예정이고 이사회 내 기구는 아니지만 ESG위원회도 별도 신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장 관심이 집중됐던 자사주 매입책 역시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화성산업은 최근 총 발행주식의 약 30% 물량인 370만여주를 매수해 소각하겠다는 공시를 냈다. 다만 자기주식 취득결정 공시는 반드시 이행해야 할 구속력이 따르는 공시가 아니라 주주들 사이에서도 그 이행 가능성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진 바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간과 했던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통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매일 12만4508주 매수 주문을 내고 있다. 처음 며칠은 주가 급등으로 2만원 후반대와 3만원 초반대에서 거래를 했고 최근엔 2만원 초중반대에서 거래를 진행 중이다. 향후에도 지속해서 주식을 매수할 예정"이라고 못 박았다.
이 회장은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책도 구상 중이다. 그는 "'TSR(Total Shareholders Return)' 입각한 주주가치 제고책을 구상 중"이라며 "구체적으로는 적극적인 주가관리를 통해 주가 보유에 따른 평가차익을 제공하면서 회사 잉여현금흐름의 20~30%를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해 주주들에게 환원한다는 기본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2030년부터 조단위 매출
본격 '3세 시대'를 연 화성산업의 다음 미션은 전국 단위로의 사세 확장이다. 대구에서 창업한 화성산업은 그동안 전국 단위의 사업을 꾸준히 수행해 왔다. 월드컵 평화의 공원과 북서울 꿈의 숲을 비롯해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등 전국 단위의 공사 실적이 이미 많지만 진정한 전국 단위 대형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의 주택 공급 확대도 필요하다.
이 회장은 "전국단위의 지속적인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주택 브랜드의 수도권 진출과 타지역 진출이 시급하고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 주택영업팀의 본부 격상과 인력 보강을 서둘러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까진 전국 톱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내실경영에 주력했지만 앞으론 과감한 투자를 위한 적정 수준 레버리지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중장기 목표는 2030년까지 조 단위 매출을 달성하고 기업가치는 지난해 말 대비 3배 수준인 5000억원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당장 건설사업만으로도 올해부터 3년 간 7000억~8000억원 수준의 연매출 달성을 자체적 예상 중이다. 2025년 이후엔 수소연료전지발전, 폐배터리재활용 등 친환경 신사업도 궤도 위에 올린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 목표에 대해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들"이라며 "2025년 이후부턴 건설사업 못지 않은 새로운 미래성장동략을 반드시 발굴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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