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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전자통신, 아이티엠반도체 EB로 '유동성 갈증' 해소 현금 250억 확보, 제로금리 덕에 이자 부담 낮아…콜옵션 행사 가능성도

황선중 기자공개 2022-04-25 08:23:11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1일 10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통신 전문업체 서울전자통신이 같은 그룹 계열사 아이티엠(ITM)반도체 주식을 담보로 '제로금리' 교환사채(EB)를 찍어 250억원을 긴급 수혈했다. 계속된 적자로 인한 유동성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EB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발행회사가 가진 특정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코스닥 상장사 서울전자통신은 지난 20일 나이스그룹 계열사 아이티엠반도체 보통주를 기초로 9회차 사모 EB를 발행해 250억원을 확보했다. 2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50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쓴다. 서울전자통신 관계자는 "운영자금의 구체적인 용처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했다.

EB에 활용한 아이티엠반도체 주식수는 58만2099주(교환가액 4만2948원 기준)다. 서울전자통신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190만411주(지분 8.2%)를 가지고 있었다. 보유 주식의 30.6%를 내놓은 모습이다. EB에 대한 교환청구기간은 내달 20일부터 2027년 3월 20일까지다. EB 투자자는 한양증권 등 기관투자자다.


이번 EB 발행은 유동성 개선 차원으로 보인다. 서울전자통신은 연결 기준으로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유동성 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는 약 84억원이었다. 전체 유동자산의 20% 수준이다. 반면 단기차입금 규모는 340억원이었다. 현금성자산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단기차입금의 58.8%(200억원)는 아이티엠반도체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이었다. 서울전자통신은 지난해 8~11월 아이티엠반도체 보통주 86만2004주(보유 주식의 45.3%)를 활용해 4건의 주식담보대출을 일으켰다. 서울전자통신 입장에서 아이티엠반도체 지분은 효용가치가 남달랐을 것으로 짐작된다.

게다가 아이티엠반도체는 해마다 외형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068억원으로 5년 전에 비해 204.6% 증가했다. 흑자도 5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서울전자통신 내부에서는 아이티엠반도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보유 주식 일부를 EB 교환대상으로 내놓기까지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EB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다. EB는 발행사 입장에서 순기능이 많은 자금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우선 전환사채(CB)와 달리 교환청구권이 행사돼도 신주가 발행되지 않아 주가희석 우려가 없다. 차입에 비해 금리도 저조해 이자부담도 적다. 실제로 9회차 EB의 쿠폰금리와 만기이자율은 모두 0%였다.


9회차 EB에는 콜옵션(매도청구권) 조항까지 담겨 있다. 최대 62억5000만원(투자금액의 25%) 규모로 설정된 콜옵션을 전량 활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서울전자통신은 사채권자로부터 아이티엠반도체 보통주 14만5524주(최초 교환가액 기준)를 되사올 수 있다. 단순 블록딜(대량매매)에 비해 여러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는 셈이다.

만약 콜옵션을 일절 행사하지 않는다면 서울전자통신의 아이티엠반도체 지분은 기존 8.2%(190만411주)에서 5.8%(131만8312주)로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콜옵션을 전량 행사할 경우에는 14만5524주를 확보하면서 6.5%(146만3936주) 수준의 지분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전자통신 관계자는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아이티엠반도체 주식을 기초로 하는 EB를 선택했다"면서 "콜옵션 행사 여부는 자금 여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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