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자회사 합병…덩치 키워 재무구조 개선 엔투, 앤파크 흡수합병… 상장 밑작업? 실적 회복이 먼저
황원지 기자공개 2022-04-28 14:17:18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6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마블 자회사들이 합병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았던 넷마블엔투와 넷마블앤파크가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다. 합병으로 넷마블앤파크는 쌓였던 결손금을 해소하고, 넷마블엔투는 캐시카우를 확보한다.◇엔투는 캐시카우 '마구마구' 확보, 앤파크는 쌓였던 결손금 해소
26일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마블 산하 개발 자회사 넷마블엔투가 넷마블앤파크를 흡수합병한다. 합병비율은 1대 0.1153458이고 합병 기일은 오는 7월 1일이다. 5월 30일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할 예정이다. 양사 대표를 맡고 있던 권민관 대표가 계속해서 합병 법인을 이끈다.
두 자회사 모두 합병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한다. 개발사 특성상 양사 모두 서비스하는 게임의 매출에 따라 재무상태도 출렁여 왔다. 이번 합병으로 덩치가 키워 불안정성을 낮춘다.
넷마블엔투는 쌓아둔 현금은 많지만 최근 2년간 적자를 냈다. 모두의마블, A3:스틸얼라이브 등 서비스 게임 대다수가 몇년 전에 히트한 게임들이라서다. 넷마블엔투의 현금성자산은 2013년 모두의마블 출시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7년 700억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후속작 부재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44억원, 191억원 순손실을 냈다.
반면 넷마블앤파크는 최근 실적이 좋은 편이다. 재작년 ‘마구마구 2020’을 낸 이후 꾸준히 이익을 내 왔다. 재작년과 지난해 넷마블앤파크는 각각 10억원과 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넷마블 프로야구, 마구마구 등 야구게임을 캐시카우로 삼았던 덕분이다.
다만 2010년대 중후반 계속된 적자로 쌓인 결손금이 크다. 넷마블앤파크는 2014~2016년 출시한 ‘이데아’, ‘차구차구’, ‘나이스샷 골프’ 등이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적자를 이어왔다. 2015년 이데아를 떼어내면서 잠시 흑자전환했지만, 얼마 버티지 못하고 각 게임의 서비스를 차례차례 종료했다. 이와 함께 차기작 마구마구2020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결손금 규모가 증가했다. 2021년 말 넷마블앤파크의 결손금은 67억원이다.
합병을 통해 넷마블앤파크는 결손금을 해소하고, 넷마블엔투는 캐시카우를 확보하게 된다. 지난해 말 넷마블엔투의 이익잉여금 규모는 878억원으로 넷마블앤파크의 결손금을 상쇄할 수준이다. 넷마블엔투도 캐시카우 확보로 순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구게임은 시즌에 맞춰 출시하면 꾸준히 이익을 내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자회사 합병 후 상장 추진해왔던 넷마블이지만... 실적 개선이 먼저
한편에서는 이번 합병이 자회사 상장 밑작업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넷마블이 자회사 상장 전에 주로 합병을 통해 몸집 키우기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장 심사를 진행했던 넷마블네오의 경우 2015년 개발자회사 턴온게임즈·리본게임즈·누리엔을 합병해 탄생했다. 마찬가지로 꾸준히 프리IPO 가능성이 제기되는 넷마블 에프앤씨도 2020년 퍼니파우·포블랫·넷마블체리의 합병으로 만들어졌다.
상장 전에 합병을 진행하는 건 2017년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제시한 기준 때문이다. 당시 방 의장은 “복수 이상의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고 미래 신작 라인업이 탄탄히 갖춰져 있는 경우 IPO가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원히트원더로 상장했다가 사라지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넷마블엔투의 경우에도 이미 2017년 이데아게임즈를 흡수합병한 바 있다. 이번에 넷마블앤파크를 흡수하면 더욱 덩치가 커진다.
업계에서는 실제로 상장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현재 넷마블엔투의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넷마블네오 등 상장 대기 타자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넷마블엔투의 모두의 마블과 A3 스틸얼라이브 모두 블록체인 게임으로 출시하는 만큼 올해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넷마블 관계자는 “경영 효율성을 증대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이번 흡수합병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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