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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매출 감소세' 에스코넥, 외부 조달로 설비투자 재시동①200억 발행 예정, R&D 투입도…신규 사업부 적자 이어져

황선중 기자공개 2022-05-26 08:40:15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4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트폰 금속부품 제조업체 '에스코넥'이 전환사채(CB)를 활용해 200억원을 조달한다. 생산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경쟁 심화로 매출 감소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투자로 다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코스닥 상장사 에스코넥은 20일 이사회를 열고 200억원 규모 14회차 사모 CB를 발행하기로 했다. 전환가액은 1361원, 전환에 따라 발행하는 주식수는 1469만5077주다. 현재 발행주식총수의 18.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스코넥이 CB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2020년 4월 이후로 약 2년 1개월 만이다.

쿠폰금리는 0%, 만기이자율은 1.0%로 책정됐다. 이자부담이 작아 발행사인 에스코넥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만기일은 5년 뒤인 2027년 5월 27일이다. 한화투자증권, 신한캐피탈, 파로스자산운용 등 복수의 기관투자자가 자금을 댔다. 이들은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전환청구권 행사를 통한 시세 차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조달 자금 가운데 6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나머지 14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분류했다. 에스코넥은 생산설비와 R&D 투자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에스코넥이 올해를 기점으로 느슨했던 투자의 고삐를 다시 당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에스코넥의 설비 및 R&D 투자는 주춤한 편이었다. 설비투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유형자산 취득액(연결 기준)은 지난해 36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77.4%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유형자산 취득액 비중은 1년 만에 8.7%에서 2.0%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용 비중(연구개발비/매출액) 또한 3.6%에서 1.3%로 낮아졌다.


에스코넥은 현재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2018년 3670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813억원에 머물렀다. 본업인 스마트폰 금속부품 사업에서 경쟁업체와 단가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출 감소 영향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2019년부터 3년 넘게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도 1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자회사의 적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에스코넥은 네 곳의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스마트폰 금속부품 사업 관련해선 현지 생산공장인 동관삼영전자(중국)와 에스코넥 BG VINA(베트남) 두 곳이다. 모두 2019년부터 연속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심지어 동관삼영전자는 지난해부터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신규 사업 역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차리튬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종속회사 아리셀은 2020년 5월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8억원, 당기순손실은 87억원이었다. 아리셀 경영에는 박순관 에스코넥 회장의 아들 박중언 씨가 사내이사로서 참여하고 있다.

다른 신사업인 친환경 수소 사업을 영위하는 종속회사 에코하이테크는 지난해 5월 설립 이후로 아직 매출도 일으키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나 메탄을 고부가가치의 합성가스로 전환하는 기술력을 보유 중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는 돌입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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