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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커머셜, 현대카드 지분 매입 효과는 IPO 잠정 중단 후속 조치, 소액주주 이익 실현 기회 보장

이기욱 기자공개 2022-06-07 08:07:24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3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커머셜이 현대카드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선다. 올해 초 현대카드 지분 4%를 인수했던 현대커머셜은 추가로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을 매입할 방침이다. 현대커머셜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은 전일(2일) ‘특수관계인에 대한 출자’ 공시를 통해 현대카드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매입 대상은 현대카드 소액주주 1946명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주식 485만1112주(3.02%)다. 현대커머셜은 주주들이 현대카드에 주식매수 청약을 한 주식을 주당 1만3757원에 사들일 예정이다. 매도를 원하는 주주들은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을 통해 오는 20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접수하면 된다.

모든 주주들이 청약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필요한 총 출자금액은 667억원이다. 현대커머셜의 지분율은 기존 28.56%에서 최대 31.56%로 높아지게 된다. 최대 주주 현대자동차(36.96%)와의 지분율 차이는 5.4%포인트로 줄어든다. 지난달 새롭게 주요 주주가 된 대만 푸본그룹(19.98%)과의 차이는 11.58%포인트 늘어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대커머셜은 현대카드의 지분율을 늘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이사회를 통해 어피니티(Affinity) 컨소시엄의 지분 4%를 매입하기로 결정했고 올해 2월 거래를 완료했다. 재무적투자자(FI) 어피니티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이뤄진 거래다.

정태영 부회장의 독자 노선 강화 행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커머셜의 경영을 분리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18년동안 현대캐피탈을 이끌었던 정 부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의 경영만 맡게 됐다. 현대캐피탈의 경영 주체는 현대차그룹으로 변경됐다.

현대커머셜은 정태영 부회장과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이 각각 12.50%,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37.5%)와 동일한 지분을 갖고 있어 금융 3사 중 정 부회장 부부의 지배력이 가장 강한 회사다. 현대카드 내 현대커머셜의 지분이 늘어나면 현대카드에 대한 정 부회장의 지배력도 간접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

현대커머셜은 소액주주들에게 자산 유동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주식 매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기업공개(IPO) 잠정 중단 결정으로 사라진 소액주주들의 이익 실현 기회를 보장해주기 위한 조치다. 지난달 어피니티는 푸본그룹에 현대카드 지분을 매각하며 엑시트를 완료했고 현대카드는 어피니티의 요청으로 추진했던 IPO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커머셜에 따르면 이번 매입 가격 1만3757원은 푸본그룹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책정한 가격과 동일한 수준이다. 지난 2월 현대커머셜이 지분 4%를 인수했을 당시 가격(약 1만3532원) 보다도 높은 가격이다. 소액주주들의 이익 실현을 위해 시장 평균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정한 것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3월말 기준 현대카드의 자기자본은 3조7390억원으로 주당순자산은 2만3301원 수준이다. 1만3757원으로 거래할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58배다. 현재 카드업계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PBR(0.52배)과 비슷하다. 과거 2019년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했을 당시 적용했던 PBR(약 0.8배)보다는 낮다.

추가로 현대카드는 소액주주들의 이익 실현을 돕기 위해 내달 1일 1주당 561원의 현금배당도 실시하기로 했다. 배당 총액은 900억원, 배당률은 11.22%다.

현대카드의 배당은 현대커머셜의 자금 부담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커머셜은 이번 배당을 통해 257억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모두 매입할시 실질적으로는 약 4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말 기준 현대커머셜의 레버리지배율은 8.67배로 규제 기준(9배)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의 지분 매입이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며 “청약 여부도 주주들의 선택에 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레버리지배율을 높아지기는 했는데 금융당국이 요청하는 수준에서 잘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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