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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넥스트 오너십]삼진제약, 공동경영에도 불균등 지분…외부세력 양날의 검지분은 조규석 대표에 '무게', 지분승계 향방 촉각…하나제약·아리바이오 주목

이기욱 기자공개 2025-03-28 08:38:51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들은 창업세대를 넘어 2세, 3세로 전환되는 전환점에 진입했다. 공교롭게도 '제네릭'으로 몸집을 불린 업계가 공통적으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다. 새로운 오너십을 구심점으로 신약개발·투자·M&A·오픈이노베이션 등에 나서고 있다. 이들 후계자들이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제약사 더 나아가 국내 제약업계의 명운이 갈린다. 더벨은 제약사들의 오너십과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14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본격적인 오너 2세 경영을 시작한 삼진제약. 다음 과제는 지분 승계다.

공동 창업을 통해 설립된 회사인데다 또 다른 제약 및 바이오기업이 창업주들과 비슷한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우군 하나에 우군인지 적군인지 모를 또 다른 회사의 존재. 지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오너의 지배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2세로 승계되며 지분은 더욱 희석됐다. 특히 최승주 회장 측 지분은 10명이 넘는 특수관계인들에게 골고루 승계되면서 2세 경영인들의 개인 지분이 줄어들었다. 조규석·최지현 각자 대표이사 중 지분 무게는 '조규석 대표'에 더 실린다.

물론 현재로선 각자 대표간의 지분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 지분구조상 외부세력인 하나제약 측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긴밀한 협업 체계가 필수다.

◇조규석·조규형 형제 각 3.06%로 최 회장과 지분율 비슷

삼진제약은 단독 대표이사였던 전문경영인 최용주 대표가 사임하면서 오너 2세 체제로의 경영승계를 마무리 지었다. 다음 과제로 꼽히는 지분 승계는 2020년대 들어 시작됐지만 아직은 미완성이다.

공동 창업주인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이 현재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12.85%다. 최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가장 최근 공시일인 2월 21일 기준 9.9%다. 집단 구성으로 보면 조 회장 일가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최 회장 일가다.

외부세력으로 우군인지 적군인지 정체성이 모호한 하나제약 및 특수관계인은 8.33%로 뒤를 잇는다. 최 회장 일가와 돈독한 관계로 백기사 역할을 하는 치매 약 개발 바이오텍 아리바이오도 7.99%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삼진제약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도 11.81%로 적잖은 비중이다.


개인 지분율로 살펴보면 조 회장이 6.03%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으며 최 회장이 그 다음으로 많은 3.07%다. 조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조규석 대표와 조규형 부사장이 각각 3.06%로 최 회장과 비슷한 지분을 갖고 있다.

반면 최 회장의 장녀 최지현 대표는 2.45%, 차녀 최지선 부사장은 0.86%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오너 2세들의 개인 지분만 비교하면 조 대표 측이 6.13%로 최 대표 측의 3.31% 보다 두배 많다.

◇2020년 1차 지분 승계 완료, 잔여 지분도 조 회장이 많아

조 회장과 최 회장은 모두 2020년 증여를 통한 지분 승계 작업에 착수했지만 각각 증여대상 수가 달라 2세들의 지분율이 달라지게 됐다. 조 회장은 2020년 4월, 5월 그리고 이듬해 4월 장남과 차남에게 주식을 증여하며 1차 승계 작업을 완료했다.

최 회장은 조 회장보다 많은 10명에게 지분을 증여했다. 최지현 대표가 특수관계인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받았지만 증여 대상이 워낙 많았다보니 조 회장의 아들들보다 적은 지분을 소유할 수밖에 없었다.

조 회장과 최 회장이 남은 지분을 동일한 방식으로 승계한다고 가정할 경우 지분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조 회장의 잔여 지분은 83만9322주로 절반인 약 40만주를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장남인 조 대표의 지분율은 약 6%까지 높아지게 된다.

최 회장의 잔여 지분은 42만7033주로 조 회장보다 작다. 2020년 승계 방식대로 약 40%인 17만주를 최 대표에게 증여한다고 가정할 경우 최 대표의 지분율은 약 3.7%에 그친다.

◇외부세력 하나제약에 공동 대응 필요, 주기적 소통 자리 마련

공동경영의 핵심은 '갈등'의 유무다. 삼진제약의 현재 상황에서 오너 2세 두 대표 간의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외부세력인 하나제약의 존재 때문에 두 대표는 협업이 필수적이다.

하나제약은 2021년 삼진제약 지분 5% 이상 보유 사실을 공시하며 삼진제약 지배구조에 변수로 떠올랐다. 첫 공시 당시 하나제약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6.52%였다. 이후 하나제약과 하나제약의 오너일가는 꾸준히 삼진제약의 주식을 매입했고 현재까지도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는 중이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하나제약 측은 지분 12.56%를 보유한 삼진제약의 최대주주였다. 하나제약 측은 삼진제약 주식 매입 목적을 줄곧 '단순 투자'로 밝히고 있지만 그 의도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다만 최근 하나제약 오너일가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던 삼진제약 지분을 매도하면서 지분율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점은 주목할 지점이다.

삼진제약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지현 대표와 조규석 대표는 주기적으로 식사자리를 갖는 등 협업 및 소통을 위해 적극적인 상황"이라며 "공동경영의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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